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 홍태식
올해 들어 10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코스피가 6월 8일 8000 선이 붕괴되며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발(發) 반도체주 쇼크가 한국 증시를 덮친 여파였다. 코스피는 이후 9일 8096.63으로 반등했다 10일 7730.82로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끝에 11일 7763.95로 장을 마쳤다.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이번 조정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면서 “하락장은 펀더멘털이 무너지지 않는 한 시작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염 이사에게 코스피 전망과 함께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는 방법에 관해 물었다.
이번 코스피 하락은 어떻게 봐야 하나.
“그 배경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종합하면 금리 같다. 미국-이란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국 고용지표마저 잘 나오자 사람들이 금리인상 우려로 공포를 느낀 것이다. 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금리 때문에 ‘인공지능(AI) 투자를 줄이면 어떡하지’라는 공포도 더해졌다. 더욱이 올해 미국 S&P500이 7%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100% 넘게 상승했다. 빠질 때 더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추종 자금이 너무 커진 것도 코스피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급락장은 리밸런싱 기회로
하락장 공포도 큰 것 같다.“하락장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가거나 경기침체가 왔을 때 시작된다. 하지만 지금 미국 경제는 소비만 봐도 나쁘지 않다. 요즘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인다는 얘기도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 정부 지원을 받은 데다, 주식도 크게 올라 미국 가계에 순자산이 되게 많다. 또 미국 경제는 AI 투자로 계속 성장 중인데, 장기 평균 성장률 3.2% 가운데 AI가 0.5%p 플러스 효과를 줬다. 그만큼 AI 때문에 미국 경제가 하방이 단단하고 견조한 성장을 했다는 의미다. 물론 AI 투자 사이클이 끝나면 이 시장도 끝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장은 계속 아마존이 투자를 중단하면, 오라클이 파산하면 어떡하지 하고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당장은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것인가.
“지난해 봄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갑자기 데이터센터를 조정한다고 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다. 하지만 결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금도 구글과 메타가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하니 우려하는데, 답은 그 안에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데이터센터 수요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서 본다면 빅테크 기업이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것은 호재다. 그런 점에서 스페이스X 상장도 단기적으로 수급을 흔들겠지만 우리에게는 호재다. 그들이 상장하려는 이유가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하는데 합병하는 xAI에 자금이 없어 조달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는 전제가 달려 있기는 하다. 전쟁이 계속되면 물가가 치솟아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어서다.”
급락장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주도주를 갖고 있다면 버티되,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종목이 빠졌다면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네이버 대표 출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국무총리로 지명한 것은 국가가 AI에 올인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한국을 방문해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AI 사업과 관련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엉뚱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면 폭락장이 왔을 때 과감히 갈아타야 한다. 폭락장에서는 모든 주식이 다 빠지기 때문에 갈아타기도 쉽고 주가도 훨씬 빨리 올라간다.”

6월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 대비 33.13포인트(0.43%) 오른 7763.95에 장을 마쳤다. 뉴스1
“D램 업사이클 아직 허벅지 수준”
어떤 주식으로 갈아타야 할까.“최우선 순위는 앞으로 성장성이 명확하고 실적도 좋으며 주가가 상대적으로 싼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그다음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다. 그동안 소부장 주가가 비쌌는데, 이번에 조정받으면서 일부 기업은 고점 대비 30~40% 빠졌다. 또 젠슨 황과 관련해서는 데이터센터 사업 파트너인 네이버, LG그룹, SK그룹도 보면 좋을 것 같다. 피지컬AI는 무조건 현대차그룹이다. 로봇은 아직 돈을 벌지 못하면서 주가가 비싸지만, 반도체와 함께 담으면 포트폴리오가 단단해질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오를 때 쫓아가지 말고 60만 원 이하로 내려갈 때 분할매수한다.”
한동안 삼전닉스 추격 매수를 반대했는데.
“PER(주가수익비율) 10배로 계산하면 SK하이닉스 주가는 290만 원, 삼성전자 주가는 40만 원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36만 원대, SK하이닉스가 230만 원대까지 갔을 때는 더는 권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처럼 증시가 급락한 날은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펀더멘털이 망가지면 안 된다.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메모리 모듈 용량이 축소된다는 소식에 반도체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지만,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현재 D램 업사이클은 아직 허리에도 미치지 못한 허벅지 수준’이며 ‘시장의 몰이해에 기반한 이번 주가 조정은 훌륭한 매수 기회’라고 얘기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이제부터는 급등할 때 추격 매수하지 말고, 폭락할 때 손절하지 말고, 중간중간 조정받을 때 사서 잘 들고 갈 것을 권한다.”
코스피는 어디까지 갈까.
“골드만삭스는 1만2000도 얘기하는데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지금 시장이 과거처럼 기대감이 아니라 영업이익 추정치가 계속 상향되면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매주 추정치가 오르는데, 이번 주 발표된 추정치에 30년 평균 PER을 곱하면 지수가 1만이 넘는다. 나는 시장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본다. 하락장은 주도주가 무너져야 시작된다. 하지만 구글과 메타의 유상증자, 젠슨 황이 한국에 와서 세일즈하는 모습을 보면 AI 수요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I 버블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AI 사이클 초입 국면을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 않나.”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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