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이후 뉴욕증시 주도하는 ‘트럼프 마피아 삼총사’

페이팔 창업 멤버 틸, 머스크, 색스 영향력 확대로 관련주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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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12-2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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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증시에서 페이팔 창업 멤버인 피터 틸 팰런티어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왼쪽부터)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GettyImages]

    미국 증시에서 페이팔 창업 멤버인 피터 틸 팰런티어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왼쪽부터)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GettyImages]

    미국 대선 이후 뉴욕증시에서 ‘트럼프 마피아 삼총사’가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페이팔 창업 멤버인 피터 틸 팰런티어테크놀로지(팰런티어)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색스 크래프트 벤처스 창업자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하며 영향력이 확대되자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올라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대선 전날인 11월 4일부터 12월 17일까지 틸이 이끄는 팰런티어 주가는 78% 상승했으며(그래프 참조), 머스크의 테슬라 주가는 94% 넘게 오르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56% 상승해 11만 달러(약 1억6000만 원) 터치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마피아’ 막강한 영향력

    틸, 머스크, 색스는 1990년대 후반 핀테크 기업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주역이다. 이들은 페이팔을 떠난 후에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페이팔 마피아’로 일컬어진다. 맥스 레브친 슬라이드 창업자,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창업자, 채드 헐리 유튜브 설립자 등도 페이팔 마피아에 속한다. 특히 틸, 머스크, 색스는 자신들이 지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정치적 영향력까지 막강해지면서 이른바 ‘트럼프 마피아’로 불리고 있다.

    ‘마피아 대부’로 일컬어지는 틸은 실리콘밸리에서 보기 드문 공화당 지지자로,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를 후원했다. 당시 틸은 트럼프 캠프에 100만 달러(약 14억5000만 원) 이상을 기부하고 공화당 전국대회에서 연설하는 등 트럼프와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요직에 틸 인맥들이 속속 지명되고 있어 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틸은 트럼프에게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추천했으며, 보건복지장관으로 지명된 짐 오닐 또한 틸의 최측근이다.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틸의 펀드인 미스릴캐피털에서 일하다가 이후 틸이 지원한 벤처 펀드를 출범한 틸의 최측근이다. 보건복지장관에 지명된 오닐은 틸 개인 재단의 전 CEO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틸이 이끄는 팰런티어가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업계 주도주로 부상했다. 틸이 2003년 설립한 팰런티어는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업으로 주로 미국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정부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민간영역으로 시장을 넓히며 실적까지 개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팰런티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한 7억26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 순이익은 100%가량 늘어난 1억4400만 달러(약 2087억7120만 원)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인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발탁돼 트럼프 최측근으로 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전망이다. DOGE 장관은 미국 연방정부 내 뿌리 깊은 관료주의를 총체적으로 개혁하는 역할을 맡는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정부효율부가 기존 연방정부의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와 낭비성 지출을 줄이며, 연방 기관 구조조정의 기틀을 닦는 역할을 할 계획”이라면서 “전에 없던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트럼프의 충성스러운 정치적 동맹이 되면서 머스크 기업 제국은 트럼프가 약속한 규제 완화 같은 정책으로 직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자신의 사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색스, AI 및 암호화폐 총괄책임 맡아

    색스는 미국 AI와 암호화폐 정책을 이끌 AI·암호화폐 차르로 발탁됐다. 머스크의 절친인 색스가 AI·암호화폐 차르에 발탁된 데는 머스크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12월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색스는 미국의 미래 경쟁력에 중요한 두 분야인 AI와 가상통화를 총괄하는 행정부 직책을 이끌게 될 것”이라며 “그는 이 분야에서 미국이 확실한 글로벌 리더가 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가상통화 산업이 요구해온 명확성을 확보하고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법적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이팔을 기업공개한 뒤 이베이에 매각해 돈방석에 앉은 색스는 2017년 크래프트 벤처스라는 벤처캐피털을 설립해 투자자로 변신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우버, 스페이스X, 팰런티어, 에어비앤비에 대한 에인절투자로 유명하다. 또한 색스는 2018년 알트코인 솔라나 초기 투자자였던 카일 사마니의 멀티코인캐피털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2020년 1달러 미만으로 출시된 솔라나 가격은 올해 11월 23일 263달러(약 38만 원)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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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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