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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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패배 후 결집한 한동훈 지지자… 韓 때린 홍준표, 尹과 만찬

한동훈 팬클럽 회원 6000명 급증… “홍준표가 칩거 중인 한동훈 더 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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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4-04-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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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님이 총선 때 죽을힘을 다해 싸웠는데, 같은 당 사람들조차 선거 책임을 모조리 뒤집어씌우고 비난한다. 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팬으로서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데 말이다. 이렇게 화환이라도 보내 응원하려고 나왔다.”

    4월 17일 오후 3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 담벼락 앞에서 만난 50대 이 모 씨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긴 화환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부부가 함께 한 전 비대위원장 팬클럽 ‘위드후니’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이 씨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선거 유세 현장에 동행해보니 너무 고생해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현장에는 이 씨 말고도 ‘한동훈의 동료시민’이라고 적힌 붉은색 야구점퍼를 입은 이들을 비롯해 지지자 50여 명이 있었다.

    4월 17일 오후 3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 담벼락 앞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세워져 있다(왼쪽). 그중 한 화환의 리본에 “질투 나서 그랬다. 내 좀 봐도! 홍준표”라고 적혀 있다. [박해윤 기자]

    4월 17일 오후 3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 담벼락 앞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세워져 있다(왼쪽). 그중 한 화환의 리본에 “질투 나서 그랬다. 내 좀 봐도! 홍준표”라고 적혀 있다. [박해윤 기자]

    “한동훈 님, 죽을힘 다해 싸웠는데…”

    이날 기자가 찾은 국회대로변 헌정회 담벼락 앞 100m 구간에는 전국 각지에서 위드후니 회원을 비롯해 지지자들이 보내온 응원 화환이 빼곡히 세워져 있었다. 4월 15~16일 국회 헌정회 앞 같은 자리에 있던 화환들이 철거되자 한 전 비대위원장 지지자들이 17일 같은 장소에 집회 신고를 하고 새 화환들을 가져다놓은 것이다. 기자가 직접 세어보니 설치된 화환만 약 350개에 달했다. 지지자들이 철거된 화환의 응원 메시지 리본만 따로 보관해둔 것도 다수 눈에 띄었다. “4월 12일부터 사흘간 배송 트럭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바로 철수된 화환만 250여 개, 17일 오전 배송된 화환은 약 600개로 파악된다”는 게 위드후니 측 설명이다.

    화환에는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 등 국내는 물론,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 ‘동료시민’ 명의와 함께 “돌아와서 국민을 지켜달라” “얼른 돌아오라” “희망을 봤다. 기다리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 와중에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화환이 있어 확인해보니 리본에 “질투 나서 그랬다. 내 좀 봐도! 홍준표”라고 적혀 있었다. 한 전 비대위원장 지지자가 홍준표 대구시장 명의를 도용해 비꼰 화환으로 보였다. 한 전 비대위원장 지지자라는 한 70대는 “홍준표는 선거 때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나와서 한동훈을 비난하는데 이해할 수가 없다”며 “(한 전 비대위원장이) 선거 치르느라 힘들 때 당에서 제대로 해준 게 뭐가 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응원 화환 보내기에 나선 한 전 비대위원장 팬들의 생각을 자세히 듣고자 위드후니 운영자를 같은 날 서면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응원 화환 보내기에 나선 배경은.

    “(총선 결과에 대해) 한 전 비대위원장은 모두 본인 책임이라며 누구도 탓하지 않고 깨끗이 물러났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한 전 비대위원장을 탓하기 바쁘고 독설을 쏟아냈다. 이에 분개한 회원 몇 명이 수고에 감사하는 뜻으로 국민의힘 당사로 화환을 보냈다는 글을 올렸다. 그걸 보고 하나 둘 보낸 화환 수십 개가 4월 12일 국민의힘 당사에 도착했다. 당시 화환 전시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자 가까운 국회 앞으로 보낸 걸로 안다. 화환 보내기는 회원들의 자발적 움직임에서 시작됐다. 이를 일부 언론이 보도하자 회원이 아닌 일반 지지자도 폭발적으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총선 후 회원 수에 변화가 있나.

    “한 전 비대위원장 사퇴 후 닷새 동안 회원 약 6000명이 증가해 2만4000명을 돌파했다. 과거 법무부 장관으로 돌아왔을 때보다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총선 패배 후 정치인이 사퇴하면 지지자들이 등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회원이 급증해 나 역시 놀랐다.”

    향후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바라는 정치 행보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정치 행보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지지자들 생각은 제각각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잠시 바람을 일으키는 정치가 아닌 반드시 변화와 개혁을 이루는 정치,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는 점이다. 정치 복귀 무대도 한 전 비대위원장 스스로 결정할 과제라 생각하고, 언제 복귀하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다.”

    “홍준표, 尹·韓 갈라치기로 지지 끌려는 듯”

    한 전 비대위원장은 총선 책임을 지고 4월 11일 사퇴했지만, 향후 정치 행보를 두고 차기 당권 도전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4월 13~14일 전국 성인 남녀 1017명에게 “국민의힘을 누가 이끌어가는 게 좋다고 보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44.7%가 한 전 비대위원장을 차기 당대표로 꼽아 1위를 차지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으로 조사. 응답률은 6.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을 필두로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총선 책임을 묻는 움직임도 있다. 홍 시장은 총선 직후부터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초짜 당대표”(4월 11일 기자간담회), “감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 놀이를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 먹었다”(4월 12일 페이스북), “자기 주군에게 대들다가 폐세자가 됐다” “총선을 사상 유례없이 말아 먹은 그를 당이 다시 받아들일 공간이 있을까”(4월 18일 페이스북)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 시장이 4월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사실이 알려져 그 배경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시장은 만찬 후 언론에 “윤 대통령과 4시간 동안 인사와 내각 쇄신, 야당 대처 방안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차기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후보로 각각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홍 시장 행보에 대해 유승찬 정치컨설턴트는 4월 18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을 차기 대권 경쟁 후보로 인식해 경계심을 표현하는 것 같다”며 “총선 책임을 놓고 윤 대통령과 한 전 비대위원장을 ‘갈라치기’ 하면서 전통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홍 시장이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총선 책임을 과도하게 지우는 데다 표현도 지나치게 거칠다”면서 “오히려 조용히 칩거하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더 주목받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우정 기자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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