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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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투 줄게 금배지 달고와”

여야, 부총재 최고위원 대변인 등 홍수…후보서 평당원까지 ‘全정당인의 간부화’

  • 입력2006-04-04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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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투 줄게 금배지 달고와”
    한국의 선거와 인플레이션은 피차 모르는 사이가 아니다. 총선이나 대선과 같은 전국 규모의 선거 때면 엄청난 돈이 풀려 인플레이션의 요인이 된다. 그래서 선거 후엔 통화를 거둬들이느라 난리다.

    선거로 인한 인플레이션 현상은 비단 경제분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감투 잔치’ ‘직함 인플레이션’이 등장한다.

    이번 ‘4·13총선’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여야 정당이 앞다투어 ‘감투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 위로는 당의 부총재급에서, 가운데로는 중간당직자, 그리고 아래로는 일선 당원에 이르기까지 중앙당이 ‘하사’하는 감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돈이 들지 않으면서 표에 도움이 되는 ‘기막힌 장점’ 때문.

    제3당인 자민련은 평소에도 당 수뇌부에 해당하는 부총재가 너무 많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러나 자민련은 총선이 가까워오자 그 수를 더욱 불렸다. 지난 2월29일 무려 6명의 부총재를 새로 임명, 부총재단을 15명으로 만들었다.

    조부영 선거대책본부장, 김동주 백남치의원, 배명국 이민섭당무위원, 노인환 중앙당후원회장이 새 부총재들이다. 이중 김의원은 “자민련후보로는 지역구(부산 해운대-기장을)에서 당선 가능성이 없다”며 민주국민당으로 적을 옮겼다. 그러자 자민련은 3월11일 박봉식당무위원을 부총재로 추가 임명했다.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 체제로 당지도부를 꾸리고 있는 민국당도 최고위원 ‘풍년’이다. 조순대표최고위원을 간판으로 김광일 김상현 김윤환 김현규 박찬종 신상우 이기택 장기표 허화평최고위원 등 모두 10명의 최고위원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다 뒤늦게 합류한 김동주의원도 이 대열에 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웬만한 지명도를 가진 인물이면 창당을 모의했거나 뒤에 합류했거나 구분치 않고 모두 최고위원 자리를 배려한 셈이다.

    이런 에피소드도 들린다. 민국당은 지난 2월말 창당발기인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최고위원 수를 최대 10명 정도로 설정했다. 당시 민국당은 최고위원에 조순대표를 비롯, 이기택 신상우 김윤환 장기표씨와 한국신당의 김용환대표 등 모두 6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4명은 창당과 총선 전후, 여성계와 재계의 거물급 인사로 채우겠다는 언급도 뒤따랐다.

    그러나 김용환대표가 합류하지 않았음에도 금새 최고위원 자리가 꽉 차는 ‘사태’가 벌어졌다. 새로 합류하는 인사들에게 하나씩 배당하다 보니 당초의 인선 원칙이 무너진 것. ‘정원초과’에 놀란 당 사무처는 창당 직전 당규상 최고위원 정수를 15명 내외로 넓혀 놓았다.

    민주당은 중앙선거대책위를 띄우면서 이만섭상임고문과 권노갑고문, 김영배 조세형의원, 이종찬고문 등 무려 26명을 중앙선대위 고문으로 위촉했다.

    총선 때마다 선대위 대변인단이 ‘홍수’처럼 불어나는 것도 한국 정당의 꽤 오랜 관행이다. 이번에도 각 정당은 모두 대규모 대변인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물량공세’가 단연 압권이었다.

    한나라당은 우선 ‘당의 입’인 선대위 대변인부터 2명이다. 이원창총재특보와 장광근수석부대변인이 그들. 원래는 당대변인인 이사철의원이 선대위 대변인에 임명됐으나 지역구선거를 이유로 10일만에 물러나자 공동대변인으로 대체했다.

    한나라당의 부대변인수는 무려 27명. 기존의 당부대변인 11명에다 16명의 새 인물을 보태 선대위 부대변인단을 꾸렸다. 사람이 많으니 이력이 다채로운 것은 당연한 일. 연령별로는 ‘386세대’로부터 50대까지 망라돼 있으며 직업도 변호사 언론인 대학강사 한의사 등 다양하다.

    대변인단 숫자로만 보면 한나라당이 여야 4당 중 최강임에 틀림없으나 뚜렷한 스타가 없는 약점을 가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민주당의 정동영, 자민련 변웅전, 민국당 김철 선대위대변인과 같은 스타가 없어 고민”이라고 말해왔다. ‘물량작전’의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진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스타급 선대위 대변인이 없으면 물량작전으로 나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도 최근 선대위 대변인을 두 명으로 만들었다. 정동영의원에다 김한길총선기획단장을 추가한 것. 또 민주당의 부대변인 수는 모두 17명에 이른다(상임부대변인 6명, 비상임부대변인 11명).

    자민련은 이규양수석부대변인과 이미영 김윤수 이창섭부대변인 등 8명으로 선대위 부대변인단을 운영중이다. 민주국민당의 선대위 부대변인은 강철은 고영대 권기균 신동철씨 등 7명.

    여야의 선대위 부대변인 자리가 지명도 열세로 고전중인 수도권의 ‘386세대 후보’를 돕기 위한 수단 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도 한 특징. “얼굴 알릴 자리와 기회를 줄 테니 제발 금배지 달고 돌아오라”는 취지인 셈이다.

    민주당의 경우 ‘386후보’를 대거 선대위 부대변인단에 배치했다. 임종석(서울 성동) 허인회(동대문을) 장성민(금천) 우상호(서대문갑) 김윤태(마포갑) 이인영(구로갑) 김성호(강서을) 노관규(강동갑) 윤호중(경기 구리) 후보가 이에 해당한다.

    한나라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대변인단에 젊은 공천자들인 한승민(서울 동대문갑) 정태근(성북갑) 원희룡(양천갑) 오경훈(양천을) 고진화(영등포갑) 오세훈(강남을) 박종운(경기 부천오정) 후보를 포함시킨 것.

    ‘선거 때 여야 당사에 가보면 부딪치는 게 특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특보도 ‘선거철 명물’에 속한다. 물론 총선에서는 대선 때만큼 ‘특보홍수’가 일진 않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특보들이 생겨났다. 예컨대 민주당은 이인제선대위원장에게 한 명의 비서실장과 다섯 명의 특보를 붙여줬다. 비서실장에 황소웅씨, 특보엔 최홍건 전산자부차관(경제), 김화중 대한간호사협회회장(여성), 김창석 21세기국가경쟁력 연구회사무총장(홍보), 최용석 전세계JC회장(청년), 최인호변호사(법률), 김부곤 전이인제후보기획담당특보(정무)를 임명한 것.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중앙당이 평당원에게 나눠주는 직함도 수두룩하다. 이들에게 소속감과 동기를 부여, ‘홍보첨병’으로 활용하려는 취지다.

    민주당의 경우 연일 이런 ‘감투잔치’를 벌였다. 3월13일에는 각 사업체 노조위원장 77명을 ‘노동특별위원’에 임명했다. 노조위원장들을 당원으로 입당시키면서 ‘감투’를 하나씩 씌워준 것. 이에 앞서 3월12일에는 수도-전기-가스 검침원 350명을 ‘통상분과위원’에, 3월11일에는 건설노무자와 택시운전사 350명을 ‘건설교통분과위원’에 각각 임명했다.

    또 민주당 여성위원회는 여성위원들은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3월 들어서만 7개 분야에 걸쳐 1700여명의 여성당원을 위원에 임명했다. 자모회원들을 ‘청소년교육위원’에, 상점주인들을 ‘소상공인위원’에, 주부교실회원을 ‘지역문화위원’에 임명하는 식이다. 각 당에 있는 각급위원회의 경우 위원장은 한 명이지만 부위원장은 몇 십명씩이다.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투가 탄생하기도 했다. ‘사이버선거대책본부장’과 같은 자리가 그것. 민주당의 경우 인터넷 인구 1000만 시대의 도래로 사이버선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판단 아래 얼마 전 영입한 허운나 한양대교수를 ‘사이버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했다. 인터넷과 PC통신을 통한 선거방법 개발을 맡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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