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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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대권도전 여부 결정”

‘주간동아’ 단독 인터뷰…기성 정당 입당보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 커

  • 입력2006-04-04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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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후 대권도전 여부 결정”
    이번 4·13총선의 최대 특징 중 하나는 선거전이 진행되면 될수록 차기 대권 예비주자 혹은 차세대 리더들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진다는 것에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번 총선 결과에 의해 차기 대선의 경쟁 구도가 상당 부분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를 제외하고는 아직 안정적인 ‘대선 후보’가 결정되지 못한 이유도 이런 ‘차기 논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월6일 인터넷 정치주식사이트인 ‘포스닥’의 ‘정치인 주총’ 자리에서 정몽준의원이 “2002년에 있을 대선과 국제축구연맹(FIFA) 선거에 둘 다 출마할지, 어느 하나만 출마할지, 아니면 둘 다 출마하지 않을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은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대학생 등 참석자들이 ‘FIFA 회장 출마가 나은 것 같다’고 말하자 정의원은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으나, 나이 드신 분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고 대선 출마에 더 무게를 둔 뉘앙스를 풍겼다.

    과연 정몽준의원은 2002년 대선에 도전할 것인가. 현재로선 ‘그렇다’는 전망이 우세한 듯하다. 정의원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상자기사 참조)에서 “총선 뒤에 대선 도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 방식도 독자 창당이나 기성 정당 입당보다는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뜻을 피력했다.

    사실 정의원의 대권 도전은 차기 지도자에 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가 항상 상위에 꼽혔다는 사실로 볼 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이 지난 1월3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차기 대통령 모의 투표에서 그는 한나라당 이회창총재(21.02%)에 이어 2위(19.34%)를 했고, 한 월간지 1월호의 ‘21세기 한국을 이끌 정치지도자’ 조사에서도 이총재(19.6%)에 이어 2위(11.5%)를 했다. 세계일보의 2000년 신년 특집 ‘차기지도자 능력 평가’의 6개 부문 종합 평점에서는 이총재(2.70)를 제치고 1위(2.94점)를 기록했다. 정의원은 이 조사에서 외교력과 경제해결 능력에서 수위를 차지했고, 도덕성과 포용력 등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의 이같은 지지는 그가 현대중공업을 경영함으로써 실물경제에 대한 남다른 식견을 갖춘 데다 축구협회를 이끌면서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성사시킨 추진력, 국회 외교통일통상위 소속으로 세계의 수많은 지도자들을 자유롭게 만나는 사실 등이 인정받은 결과로 보인다. 또한 말 많은 군필 여부도 ROTC 중위 전역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대중적 지지도를 높이는 한 요인이 되는 듯하다. 각종 여론조사를 정밀 분석하면 특정 지역이나 연령층에 편중되지 않고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사실도 그의 장점으로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이런 정의원이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부적격 리스트에 오른 것에 대해 정의원 본인은 물론 그 주변 인사들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정의원의 한 측근은 “나중에 알아보니 부적격 명단 포함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100인 위원회에서 정의원을 결정할 때에는 절반도 안되는 49명만이 투표했고, 그 결과도 찬성 27표 대 반대 22표였다”면서 “원칙적으로 정의원은 무효인데도 명단에 포함시킨 것을 보면 정의원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일부 세력의 입김이 시민연대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참여연대의 박원순사무처장이 K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의원이 부패방지법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는데, 사실은 초기에 서명한 것으로 밝혀져 나중에 프로그램 진행자가 대신 사과한 일도 있었다는 것.

    총선 부적격자리스트에 오른 것은 오해?

    여하튼 총선이 끝나고 나면 정의원에 대한 ‘정치적 관심’도 상당히 커지고 대선 출마에 따른 논란도 많아질 전망. 그를 잘 아는 학계의 한 주요 인사는 “그가 대선에 도전하려면 먼저 현대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고, ‘너무 인색하다’거나 ‘본인이 너무 똑똑하기 때문에 주변의 충고를 잘 듣지 않는다’ 는 항간의 평가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정의원에게 접근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그의 ‘돈’을 염두에 둔 사람이어서 정의원은 언제부터인가 ‘짠돌이’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의원 스스로도 “쓰면 쓰는 대로 잘난 체한다는 평가를 듣고, 쓰지 않으면 쓰지 않는 대로 짜다는 말을 들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충을 털어놓는다.

    정의원은 선거 운동이 한창인 3월20일 스위스 취리히로 떠났다. 월드컵 입장권 배분문제를 결정할 FIFA 집행위원회에 참석해야 하고, 의전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각종 의전 문제도 결정해야 하기 때문. 정의원은 “일정을 조정하려 애썼지만 도저히 불가능해서 지역구민에게 오해를 살까 걱정”이라면서 “후보 등록 마감일에는 돌아올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2002년 월드컵이 정의원의 대권 가도에 과연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궁금하다.

    대통령은 경제식견 많아야 한다

    ‘현대’와의 관계 정리할 방안 연구 중


    총선을 치르고 있는데 대선 정국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대권 논의가 많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기본적으로 대통령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니냐. 그리고 권력의 70%는 대통령 사무실에서 나오니까…. 제도적으로 보면 국회의원은 임기가 4년이고 대통령은 5년이라는 엇박자에, 지자제 선거까지 겹쳐 결국 매년 정치적인 해가 된다. 우리 사회에는 권력투쟁의 완충 역할을 하는 곳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2002년 대선에 출마하라는 여론이 많은 듯한데, 본인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일전에 어떤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나같은 경우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무슨 말이냐 하면 출마하지 않는데 따른 준비를 해야만 오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출마하려면 더 큰 계획과 준비가 있어야 하겠지만…. 일단 선거를 치른 다음에나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겠다.”

    선거후 계속 무소속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 입당 제의가 많을텐데….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의 모델은 1982년 스페인 월드컵대회다. 스페인은 월드컵을 통해 지난 40여년간에 걸친 프랑코 총통의 독재국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고자 했고, 민족간 지역간 감정도 완화시키고자 노력했다. 실제로 대회를 치르고 난 다음부터 민주화가 진전됐고 심각한 지역감정도 가라앉기 시작했다. 나는 2002년 월드컵도 이런 의미에서의 커다란 ‘푸닥거리’가 되길 희망한다. 내가 특정 정당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그들이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아직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에 대한 해답이 주어져야만 들어갈 수 있다.”

    만약 대선에 출마한다면 독자 정당을 창당할 것인지 혹은 기성 정당에 들어가 경선을 거칠 것인지, 아니면 무소속 후보로 나설 것인지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정치문화가 바뀌려면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어야 가능하다는 말들을 한다. 대만 총통선거를 보니까 무소속 후보가 근소한 2위를 했던데, 아마 국민당에서 탈당해 나오지 않고 처음부터 무소속으로 나왔더라면 이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대만 총통 선거에서 보듯 이제 무소속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닐까.”

    대권 후보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텔레비전 드라마 ‘왕과 비’를 보면 연산군과 인수대비의 싸움에 결국 사람들만 죽어나간다. 우리 정치에서 경쟁자들은 라이벌이 아니라 ‘에니미’(적)다.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 또 매년 경제 성장률이 6% 정도만 되면 2010년에는 국민총생산 1만8000달러의 선진국 수준이 된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도 없어야 한다.”

    현대중공업 이사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되고 있는데, 현대와의 관계가 앞으로의 정치 활동에 있어 계속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겠는가.

    “미국의 경우를 보면 ‘블라인드 트러스트’(blind trust)라고 해서 기업인이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직자가 되면 주식이나 유가증권 등을 수탁인에게 맡기도록 돼 있다. 위탁인은 수탁인과의 대화도 금지돼 있고 반드시 서면으로만 해야 하는 등 그 법칙이 매우 까다롭다. 위탁인은 자신의 주식 등에 대해 아무런 상관도 하지 못한다. 우리도 하루 빨리 이런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입법을 하려고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보다 큰 정치를 위해 ‘안전한’ 울산 동구보다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듯하다.

    “틀린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에서 나와도 당선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다만 지역구를 옮기려면 선거를 일년 정도 앞두고 있다거나, 지역구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서 납득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 갑작스럽게 옮기는 것은 지역구민들에게 옳은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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