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9호 커버스토리는 ‘공기업 개혁’이었다.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 ‘철밥통’ 이미지로 사람들의 질시 어린 시선을 받는다. 국민은 언론을 통해 신분 안정, 후한 보상, 책임지지 않는 방만한 경영, 전문성 없는 사람들의 보은성 인사 등의 현실을 듣고 보면서 공기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그러면서도 거기에 속한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마치 학창시절 ‘부잣집 아들에 공부도 잘하고 성격까지 괜찮은 친구’를 보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친구 아버지가 부도났다는 소문이 돌면 안타깝기보다 고소해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요즘 공기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이런 이중성이 있는 듯하다.

<b>하지현</b><br>건국대 의대 교수·신경정신과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대기업이 앞 다퉈 럭셔리 브랜드를 수입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기자가 말미에 썼듯,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유통될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만들려고 노력하기보다 드라마, 영화로 뜨거나 외국 물 먹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외국 브랜드를 자본력으로 들여와 파는 데만 열 올리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 대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서도 빛을 발할 것이고, 특히 패션에서 브랜드의 가치는 무엇보다 비중이 클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