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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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만 봐도 올해가 무슨 띠 해인지 알 수 있다

[김상하의 이게 뭐Z?] Z세대의 토끼 활용법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02-0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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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 는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딱잘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Z세대의 새해 인사 뒤에 붙는 이모티콘과 각종 기업이 컬래버레이션하는 캐릭터만 봐도 올해가 무슨 띠의 해인지 알 수 있다. [GETTYIMAGES]

    Z세대의 새해 인사 뒤에 붙는 이모티콘과 각종 기업이 컬래버레이션하는 캐릭터만 봐도 올해가 무슨 띠의 해인지 알 수 있다. [GETTYIMAGES]

    새해가 시작되면 너도나도 새해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올해는 새해 인사 뒤에 토끼 이모티콘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도 Z세대의 문자 키보드 이모티콘에는 토끼 모양 아이폰 이모지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올해가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인 줄은 알지만 사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라는 십이지신은 Z세대에게 익숙지 않다. Z세대에게 12마리 동물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귀여운 게 최고라는 신념을 가진 Z세대를 잡고자 동물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이 새해 첫날부터 한창이다.

    #이모티콘 토끼 전쟁

    지난해 무직타이거를 안 본 사람은 없을 테다. Z세대가 호랑이 하면 바로 떠올리는 캐릭터가 무직타이거라서 지난해 수많은 기업이 무직타이거와 컬래버레이션하며 새해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카카오톡에 글만 써도 이모티콘 플러스를 구독한 사람은 수많은 토끼 이모티콘을 만날 수 있다. 올해를 나타내는 이모티콘 자리다툼은 생각보다 치열하다.

    가장 먼저 베니 토끼가 있다. 베니 토끼를 이모티콘으로 만난 사람도 많겠지만 베니는 싸이월드 시절부터 유행한 토끼 이모티콘이다. 새해가 되자 베니와 컬래버한 프라다가 이모티콘을 무료로 배포했고, 글래드 호텔은 베니 팝업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냥 그런 토끼도 인기인데, 되게 유연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사람을 열받게 하는 이모티콘을 한 번쯤 받아봤을 것이다. 그냥 그런 토끼는 코카콜라와 협업해 이모티콘을 만들었다. Z세대에게 이모티콘은 없으면 대화가 불가능한 존재라서 기업들이 이런 마케팅을 많이 선택한다.



    #눈을 의심, 크리스피크림도넛

    크리스피크림도넛의 미피 도넛(아래)과 실제 모습. [크리스피크림도넛 제공, 트위터 드룻소 제공]

    크리스피크림도넛의 미피 도넛(아래)과 실제 모습. [크리스피크림도넛 제공, 트위터 드룻소 제공]

    지난해부터 새해 마케팅으로 이목을 집중케 한 브랜드는 크리스피크림도넛일 것이다. 지난해에는 호랑이 모양 도넛을 판매했는데 지점 알바생들이 직접 그리다 보니 호랑이 얼굴이 다 달라 사람들이 지점별 인증샷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려 반응이 뜨거웠다. 당시에도 ‘포로리가 호랑이 분장을 한 것 같다’ ‘호랑이가 하찮게 생겼다’ 등 웃음 포인트가 확실했다.

    올해는 토끼해라 뭐가 나올지 궁금했는데, 대표적 토끼 캐릭터인 미피와 컬래버를 진행했다. 미피라서 다 똑같은 모양일 거라고 예상했지만, 얼굴이 점점 길어지는 미피들이 등장했다. 누군가는 어떤 지점에서 만든 미피 도넛을 보고 “미피가 아닌데 미피인 척하려고 숨 참고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사진을 보자마자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빵 터졌다.

    성의가 없는 것과 재미있는 것은 Z세대에게 전혀 다른 문제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2차, 3차 밈을 제작하는 게 익숙한 이들에게는 놀 수 있는 포인트를 던져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도넛 하나에서도 재미 포인트를 찾아 가지고 놀 수 있게 해주면 자연스럽게 홍보를 넘어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내년에 크리스피크림도넛이 어떤 도넛을 내놓을까 궁금해졌다면 이미 성공한 마케팅이다.

    #트렌드를 만들어버리는 누데이크

    누데이크가 신년을 맞아 내놓은 토끼 모양 케이크. [누데이크 제공]

    누데이크가 신년을 맞아 내놓은 토끼 모양 케이크. [누데이크 제공]

    누데이크 하면 ‘힙’이라는 단어가 먼저 생각난다. 서울 강남구 도산 누데이크 매장만 가도 온 동네 힙쟁이가 다 찾아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누데이크가 계묘년을 맞이해 걸그룹 뉴진스와 컬래버를 진행했다.

    뉴진스와 컬래버한 이번 시즌은 ‘OMG! NU+JEANS’라는 콘셉트인데 뉴진스가 싱글 앨범을 발매하기 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뉴진스와 누데이크가 토끼 모양 케이크를 컬래버했고 가격대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구매하기 힘들다는 평이다. 토끼 케이크를 세로로 자르면 하트 모양이 나오고, 총 5가지 색과 맛으로 구성돼 있다. 비주얼만 봐도 딱 인스타그램 업로드 각인데, 뉴진스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해 더 큰 이슈가 됐다. 가장 트렌디한 둘이 만났으니 이슈가 되지 않으면 더 이상할 일이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계묘년 에디션.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계묘년 에디션. [아모레퍼시픽 제공]

    최근 트렌드를 잘 읽는다며 담당자가 바뀐 게 아니냐는 평을 받는 브랜드 설화수도 이번에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작했다. 엄마가 쓰는 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MZ세대의 사랑을 받기 위해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를 모델로 쓰면서 ‘설화, 다시 피어나다’ 캠페인으로 주목받은 설화수. 이번에는 주목도를 이어가고자 토끼 모양 굿즈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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