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1

..

“2025년에도 빅테크 주가 상승 이어져… ‘휴머노이드 로봇’ 주목”

이주택 교수 “테슬라 옵티머스 대량생산 기대감… 양자컴퓨터 과열된 듯”

  • reporterImage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5-01-02 09: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경기 확장 국면은 보통 36개월가량 이어진다. 2022년 떨어졌던 시장이 이듬해 회복됐고, 2024년 피크를 쳤다고 생각한다. 2025년에도 조금은 상승하지 않을까. 지수가 10% 정도 상승한 후 2026년 약간은 경기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본다.”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교수가 2024년 12월 30일 인터뷰에서 2025년 증시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미국 주식 전문가인 그는 “2025년에도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이 완성기에 접어들었고, 중국과 격차도 상당히 벌어진 만큼 이 흐름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엔비디아를 능가하는 반도체 기업은 없을 것 같고 브로드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테슬라도 계속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교수. [이주택 교수 제공]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교수. [이주택 교수 제공]

    “2~5월 큰 변동성 예상”

    2025년 1월 20일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리스크의 한 요소다. 이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시장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다고 주식을 보유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전략적 자산배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트럼프 취임 직후인 2~5월 시장에 큰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현금과 단기채권 등을 미리 확보해놓으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025년을 상징할 문구를 꼽는다면.

    “‘전략적 자산배분’이다. 트럼프 취임 등 정치적 문제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경기가 확장 국면 막바지에 들어서는 만큼, 전략적으로 자산배분만 잘해놓으면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기라고 본다.”

    전략적 자산배분을 어떻게 해야 하나.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숫자만큼 주식,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면 좋다. 40세라면 현금이나 단기채권 비중을 40%가량 확보하는 식이다. 시장이 하락하면 자연스레 주식 비중이 줄어들 테고, 이때 하락분만큼 안전자산을 위험자산으로 옮기면 된다. 분기별로 리밸런싱만 잘해도 2025년에는 수익이 날 것이라고 본다.”

    최근 “2025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인하를 최대 2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출렁였는데.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025년에 미국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연준은 데이터를 보고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4.25~4.50%인데 중립금리가 3% 정도라 여전히 높은 편이다. 현 금리 수준이 유지돼도 충분히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 다만 긍정적 요인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등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우려가 있었는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있는 한 물가 등은 잘 잡히지 않을까 싶다.”

    “테슬라 2조 달러 간다는 말 나와”

    2024년 10월 5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지원 행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오른쪽)가 무대에서 점프하고 있다. [뉴시스]

    2024년 10월 5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지원 행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오른쪽)가 무대에서 점프하고 있다. [뉴시스]

    2024년 증시의 중심에는 AI가 있었다. 2025년은 무엇이 관심을 받을까.

    “현재 가장 주목하는 테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관련 시장이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야외에서 걸어다니는 것은 물론, 비탈길에서 미끄러져도 멀쩡히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는 2025년 옵티머스를 1000대 배치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차가 투자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 스타트업 ‘피겨’의 휴머노이드 로봇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미 산업용 로봇 시장은 큰 규모로 발전했다. 일상생활과 맞닿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기대할 만하다. 가령 지금까지는 자율주행차를 사용해 배달하더라도 집 앞까지는 (사람이) 직접 옮겨야 했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테슬라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2024년 11월 5일까지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이후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박스권을 돌파했다. 물론 최근 주가가 다소 하락하긴 했다. 정치적 영향을 강하게 받아 주가가 상승했다지만 실적 역시 좋았다. 테슬라의 마진율은 2024년 3분기 좋아졌다. 이외에도 로보택시 ‘사이버캡’ 공개와 완전자율주행(FSD)의 성능 향상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테슬라 시가총액이 2조 달러(약 2941조8000억 원)까지 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애널리스트 역시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등 분위기가 좋다.”

    2025년 테슬라에 호재로 작용할 소식이 있다면.

    “호재는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웃음). 기대대로 된다면 현 주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2025년 저가형 모델 Q가 출시돼 테슬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중국 상하이 현지 메가팩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면 에너지 부문 매출이 2배가량 상승할 여지가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규제 완화로 자율주행이 활성화될 수도 있다. 즉 여러 호재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더 중요한 것은 2026년이다. 이 시기 옵티머스가 대량생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관련 모멘텀이 주가를 유지하게 하거나 끌어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악재 요인은 없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7500달러(약 1100만 원) 상당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지원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테슬라 차량이 1대 팔리면 1만 달러(약 1470만 원) 가까이 수익이 난다고 한다. 이 가운데 7500달러가 사라지게 되는 만큼 테슬라의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옵티머스가 전기차 생산 공장에 배치되면 생산비용이 줄어들면서 수익 구조가 좋아질 수 있다. 사실 전기차 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다. 테슬라 역시 2008년 이래 여러 번 위기가 있었는데, 정부 보조금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보조금이 사라지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테슬라의 경쟁 기업들이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독점체제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양자컴퓨터 여유 두고 지켜보자”

    최근 양자컴퓨터 테마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달 사이 500~600% 오른 주식도 있더라. 현재 수익을 내는 양자컴퓨터 관련 기업은 없다. 추측성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년 전 아이온큐 등 양자컴퓨터 기업에 대해 소개했다. 당시 아이온큐의 적정주가를 7달러(약 1만 원) 정도로 분석했다. 최근 아이온큐가 관심을 받더니 주가가 (적정주가 대비) 6~7배 상승했다. ‘밈주식 열풍’도 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과열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목표주가가 상승했다지만, (밸류에이션에 기반한) 적정주가가 상승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 관련 기업들이 2027~2028년쯤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유를 갖고 지켜봐도 될 듯하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비상계엄 수사·탄핵 ‘창과 방패’ 변호인들

    ‘북풍 기획’ 의혹까지 불거진 노상원… 동네 주민들 “점잖은 사람으로 보여”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