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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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폐차 부품으로 친환경 옷을 만든다고?

자동차 폐자재 활용 자연 선순환기여… 올해 제러미 스콧이 만든 드레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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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3-04-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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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러미 스콧이 아이오닉 6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와 자동차 폐자재 등을 활용해 완성한 오트쿠튀르 드레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제러미 스콧이 아이오닉 6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와 자동차 폐자재 등을 활용해 완성한 오트쿠튀르 드레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아디다스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유명한 제러미 스콧이 최근 현대자동차(현대차)와 만나 업사이클링 드레스를 선보였다. 아이오닉 6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 ‘바이오 플라스틱 스킨’과 전동화 차량에 사용된 안전띠, 후미등, 와이퍼 등을 활용해 오트쿠튀르(특별 제작하는 고급 맞춤형 의상) 컬렉션을 완성한 것이다. 자동차 열쇠와 휠캡, 엠블럼 등 폐차 부품을 추가해 재치 넘치면서도 색다른 친환경 의상을 제작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업사이클링 드레스를 만나볼 수 있는 ‘현대 리스타일 전시’(리스타일 전시)는 서울 성수동 AP어게인에서 4월 9일까지 열린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패션디자이너나 패션브랜드 등과 손잡고 자동차 폐자재를 업사이클링한 패션을 선보이는 협업을 이어오면서 ‘다시 사용하고, 다시 생각하는, 새로운 스타일’이라는 의미를 담아 리스타일(Re:Style)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패션과 큰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현대차가 친환경 패션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기업들은 지속가능성과 사회적책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친환경차 개발에서부터 폐기물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친환경 자연 선순환에 앞장서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패션 분야와 컬래버레이션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패션의 공통 이슈인 폐기물 문제를 다룸으로써 환경 문제와 윤리적 소비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의 이목도 자연스레 끌고 있다.

    뉴욕과 베이징에서 리스타일 컬렉션 열어

    현대차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착한 협업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5월부터 자동차 부품 그룹사 ‘현대트랜시스’, 미국 뉴욕 기반의 친환경 패션 브랜드 ‘제로+마리아 코르네호’와 함께 폐기되는 시트 가죽을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의상을 제작한 것이 시작이다. 당시 ‘버려지는 소재에 새로운 삶을 부여하자’는 철학을 담아 ‘자연과 조화’라는 콘셉트로 4개월에 걸쳐 점프 슈트, 데님과 가죽을 믹스매치한 재킷, 원피스 등 의상 15벌을 제작했다. 특히 자동차 시트에 주로 쓰이는 블랙, 화이트, 다크 베이지를 핵심 컬러로 사용했는데 자갈과 눈, 모래 등 지구 본연의 색에 가까워 친환경적인 느낌이 한껏 강조됐다는 평을 받았다. 이 의상들은 전 세계 패션 피플의 이목이 집중되는 ‘2020 S/S 뉴욕패션위크’ 첫날인 2019년 9월 6일 뉴욕 맨해튼 퍼블릭호텔에서 공개됐다. 당시 현대차는 ‘리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컬렉션을 열었고, 미국 유명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세라 제시카 파커와 비욘세의 전 스타일리스트 타이 헌터 등 유명인들이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재활용 페트병에서 뽑아낸 재생섬유로 만든 업사이클링 티셔츠, 자동차 에어백으로 제작한 토트백도 함께 공개했다.

    뉴욕에 이어 2019년 11월에는 ‘2020 봄·여름 중국 패션위크’ 기간에 맞춰 중국 베이징에서 ‘리스타일 베이징’을 개최했다. 중국 친환경 패션 브랜드 ‘리클로딩 뱅크’와 손잡고 폐기되는 가죽 시트를 업사이클링해 디자인한 의상 7벌을 선보였다. 자동차 시트 가죽과 더불어 오래돼 입지 않은 옷이나 버려지는 원단을 재활용해 친환경 의미를 더 강조했다.

    2020년에는 가죽 시트에 한정됐던 업사이클링 소재를 차량 유리와 카펫, 에어백으로 확대한 ‘리스타일 2020’을 선보였다. 협업 브랜드도 확장해 알리기에리, 이엘브이 데님, 퍼블릭 스쿨, 푸시버튼, 리처드 퀸, 로지 애슐린 등 6개 글로벌 브랜드가 참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현대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과 협업에 참여한 브랜드의 공식 SNS 등 온라인에서 공개됐다. 자동차 안전띠와 유리 등을 이용한 목걸이와 팔찌, 에어백 소재에 안전띠를 어깨 끈으로 덧댄 유틸리티 조끼, 자동차 카펫 원단을 활용한 토트백 등의 아이템은 영국 유명 백화점 ‘셀프리지스’ 런던 매장과 홈페이지를 통해 한정판으로 전 세계에 판매됐다. 판매 수익금은 런던패션위크 주관사이자 친환경 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영국패션협회에 기부됐다. 그다음 해에는 글로벌 패션 편집숍 ‘분더샵’ ‘레클레어’와 함께 ‘리스타일 2021’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자동차 폐기물과 더불어 아이오닉 5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인 리사이클 원사(투명 페트병을 분쇄 및 가공해 만든 원사)와 바이오 PET 원사(사탕수수,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성분으로 만든 원사)를 활용해 만든 재킷, 후드, 바지 등 12종의 의상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리스타일 프로젝트의 업사이클링 의상을 입은 모델 로렌 바서.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리스타일 프로젝트의 업사이클링 의상을 입은 모델 로렌 바서. [현대자동차 제공]

    올해 리스타일 전시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 개최되는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4년간 이어졌던 리스타일 프로젝트의 철학과 지난 여정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제러미 스콧과 협업해 제작한 ‘2023 리스타일 컬렉션’(2023 컬렉션)과 지난 컬렉션을 한데 모은 ‘아카이브 전시’로 구성된다. 특히 스콧 특유의 재치가 담긴 오트쿠튀르 드레스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이 많다. 아카이브 전시에는 리스타일 앰버서더이자 글로벌 모델인 로렌 바서가 함께했다. 양쪽 다리를 잃은 뒤 황금빛 의족을 달고 모델로 활동하는 로렌 바서는 ‘황금빛 다리를 가진 소녀’로 불리는 화제의 인물이다. 2019~2021 리스타일 컬렉션이 전시된 공간에는 로렌 바서가 직접 리스타일 의상을 입고 연출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처음이자 최초로 시도되는 리스타일 전시가 현대차의 지속가능성과 혁신성을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초로 개최되는 리스타일 전시

    리스타일 전시는 친환경 의상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전동화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전동화 라인업을 상징하는 ‘파라메트릭 픽셀’(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기하학적 형태로 형상화해 디자인한 요소)을 모티프로 한 소품과 시각 콘텐츠를 곳곳에 배치했다. 파라메트릭 픽셀이 들어간 마이크로 미니백, 노트, 키링 등 리스타일 굿즈도 판매한다. 카페 공간에서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관련 영상도 관람할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 지지를 받으려면 보여주기나 일회성이 아닌 꾸준히 이어가면서 명확한 성과 등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대차의 업사이클링 패션 프로젝트는 몇 년째 이어지면서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어 다른 기업들에도 바람직한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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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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