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분양가상한제 파장, 전문가도 ‘오판’ 위험

사실충실성으로 살펴본 대한민국 부동산 3

  • 하우스노미스트 johns15@hanmail.net

    입력2019-11-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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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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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동산에서 일반화본능 억제하기

    ‘히든싱어’라는 TV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원통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진짜 가수’를 찾는 것이 미션이었다. ‘히든싱어’ 이수영 편은 대단한 반전이 있었다. ‘남성’ 모창자가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한 것이었다. ‘남자는 목소리가 굵다’는 고정관념, 즉 목소리를 ‘성(性)’이라는 기준에 맞춰 일반화하려는 일반화본능이 ‘진짜 가수’를 찾는 데 치명적인 걸림돌이 됐다. 이렇듯 일반화본능은 하나의 기준 혹은 여러 의견에 따라 어떤 대상들을 ‘동일하다’고 간주하는 것을 뜻한다. 

    부동산에서 일반화본능은 행정구역이 같은 도시는 비슷한 시세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오판하는 데서 나타난다. 1980~90년 도시개발이 한창일 때 일반화본능은 대체적으로 맞았다(1995년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86%였다). 주택이 공급 또는 개발되는 대로 가격이 함께 상승했다. ‘도시개발 과도기’라 경기가 나빠지면 너나없이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주택보급률이 103%(2017년 기준)인 시대에는 같은 행정구역이라도 인프라, 일자리, 학군에 따라 시세 차이가 극심하고 그 흐름도 천차만별이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생겨난 입지 요인들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경기 충격이 와도 도시별 충격파가 다르다. 


    인구 120만 명의 대도시인 경기 수원시에는 4곳의 자치구가 있다. 같은 수원시라도 대기업이 있고 신분당선과 광교신도시가 자리한 영통구의 시세는 3.3㎡당 평균 1500만 원에 육박한다(그래프1 참조). 2017년 이후에는 흥미로운 흐름이 관찰되는데, 팔달구가 장안구의 시세를 역전한 것이다. 노후화한 팔달생활권이 본격적인 재정비사업으로 개발에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팔달구 고등동의 주거환경사업(수원역푸르지오자이)은 올해 37 대 1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향후 팔달구는 재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가시화되고, 수원역 KTX 개발 호재와 맞물려 이전과는 다른 시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구역상 경기도지만 오히려 서울과 유사한 시세 패턴을 보이는 곳도 있다. 바로 과천시와 광명시다(그래프2 참조). 과천시는 최근 3년간 강남구와 흡사한 시세 패턴을 보였다. 두 지역 간 가격변동률의 상관계수는 0.86으로 ‘매우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 쉽게 말해 강남이 오르면 과천도 동시에 오르고, 강남이 하락하면 과천도 하락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바로 ‘강남 3구’다. 결국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과천시 역시 강남 3구와 동일한 수준의 정부 규제가 꾸준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명시는 인접한 금천구와 비슷한 시세 패턴을 보인다. 광명시와 금천구는 과천시와 강남을 뒤따라가며 지난해 말 가격 상승폭이 정점을 기록했다. 광명시 리딩 단지인 ‘철산래미안자이아파트’ 전용면적 85㎡는 8억5000만 원, 금천구 리딩 단지인 ‘롯데캐슬골드파크’ 동일 면적은 9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 ‘철산래미안자이아파트’가 입주 10년 차임을 감안하면 광명시와 금천구의 시세 수준 역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향후 10곳의 재개발이 예정된 광명시는 금천구보다 개발 가속도가 우수하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여파가 강남 4구를 넘어 광명시까지 미칠지가 관건이다. 


    인구 120만 명인 수원시(121km2)보다 더 넓은 도시로 남양주(458km2)와 화성시(785km2)를 꼽을 수 있다(지도 참조). 면적이 광활한 만큼 일반화본능에 더욱 주의해야 하는 지역이다. 같은 남양주라도 다산신도시의 시세는 그 외 지역 대비 2배에 달한다. 3기 신도시로 왕숙신도시가 지정됐지만 넓은 대지를 자랑하는 남양주 전반의 집값을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최대 신도시를 자랑하는 동탄2신도시(35km2)는 워낙 넓다 보니 신도시 내에서도 ‘시범단지, 남동탄, 북동탄’ 등 생활권 간 시세 격차가 크다. 현재 시범단지 시세는 평균 6억 원으로 남동탄 대비 1.5배 높다. 




    우리는 흔히 ‘부동산도 경제다, 어차피 같이 움직인다’며 부동산을 경제 카테고리에 쉽게 담으려 한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과 집값의 장기 흐름뿐 아니라, 최근 코스피와 강남 집값을 보더라도 경제는 부동산과 여전히 다른 흐름을 보인다(그래프3 참조). 경제흐름과 상관없이 부자는 오래전부터 부동산자산 비중을 꾸준히 5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그래프4 참조). 경제라는 틀에 부동산을 가둬놓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일반화본능은 소형 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소형가구를 정의할 때 1, 2인 가구를 묶어서 생각한다. 그러나 삶의 형태에서 1인 가구와 2인 가구, 즉 ‘혼자 사는 것’과 ‘함께 사는 것’은 차이가 크다. 삶의 형태가 다르기에 주거형태도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달리 봐야 한다. 흔히 오피스텔 하면 1룸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분류해보면 투자지역에 1룸 수요뿐 아니라 1.5룸 같은 틈새 수요도 있는지, 혹은 2룸도 우량임차 수요가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서울시의 1, 2인 가구 전망을 보면 2025년에는 2인 가구 비중이 1인 가구와 비슷해지고, 2030년에는 2인 가구가 1인 가구를 초과한다(그래프5 참조). 반면, 현재 서울 오피스텔의 2룸 비중은 1룸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함께 사는 가구’가 증가한다지만 현재로선 2룸 비율이 낮다. 서울 2인 가구 밀집지역의 2룸 오피스텔에 관심을 가질 때다.

    #2 토박이의 예측도 빗나간다

    ‘아프리카가 발전할 가능성은 글쎄요,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기보다 어렵습니다. 제가 나이지리아에 근무해봐서 알아요, 절대로, 절대로요!’ 한스 로슬링이 ‘운명본능’을 설명하면서 든 예시다. 운명본능은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등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앞의 말을 부동산에 적용하면 ‘지방의 집값이 오를 가능성은 글쎄요, 인구고령화로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기보다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그곳은 제 고향이라 누구보다 잘 알아요!’ 정도가 되겠다. 

    필자 역시 데이터로 시장을 바라보지만 운명본능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4년 전 경기 포천시에 브랜드 단지가 분양됐는데, 그곳은 필자의 고향인 데다 개발 상황도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분양이 어려울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해당 사업은 2차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부동산에서 ‘토박이의 예측’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토박이는 과거의 추억을 현재의 사실로 투영한다. 과거 ‘내가 살아본 경험’이 ‘업데이트’의 필요성을 망각하게 하는 것이다. 


    운명본능은 ‘어촌마을’에도 적용되는데, 어촌과 아파트는 잘 어울리지 않는 단어 같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양식어가의 소득은 약 8000만 원으로 도시근로자를 넘어섰다(그래프7 참조). 이는 집값에 반영돼 양식어가 도시의 리딩 단지는 3.3㎡당 평균 1000만 원으로 오래전 이미 경기 외곽지역 시세를 역전했다(그래프8 참조). 한스 로슬링은 운명본능을 극복하기 위해 ‘지식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라’고 조언한다. 이전에 묵혀놨던 데이터를 먼지 털기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세 사이트를 꼼꼼히 뒤져보자.

    #3 매트릭스 분석

    ‘어디가 오를까. 어떤 상품의 투자가치가 좋을까.’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의 궁극적인 질문이다. 문제는 결정적 답변에 유명세를 탄 ‘하나의 변수’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만능키’가 돼 모든 문을 열어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동산에는 만능키가 없다. 여러 변수와 도구를 알아놔야 남들보다 더 많은 성공의 문을 열 수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수익형 상품, 특히 상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단순히 어느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한다고 해서 그 지역이 뜨는 상권은 아니다. 임대가가 높아지면 공실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가와 공실률을 동시에 봐야 ‘뜨는 상권’과 ‘지는 상권’을 제대로 짚을 수 있다. ‘그림’의 ‘임대가×공실률’ 상권분석 매트릭스는 상권의 4가지 사이클을 보여줌으로써 상권 투자의 맥을 짚는 데 도움을 준다. 


    미분양은 분양시장의 온도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온도계다. 그러나 주식에 대형주와 소형주가 있듯이, 미분양도 다 같은 미분양이 아니다. 수도권 집값이 지방보다 1.5배 비싸기 때문에 같은 미분양 수치라도 수도권 비중이 높으면 ‘질적’으로 위험하다. 경기도 미분양 비중은 2016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전국 미분양의 14%를 차지하고 있다(그래프9 참조). 장기 평균 수준(30%)의 절반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분양가상한제로 ‘값싼 새 아파트 찾기’가 수도권으로 번지면서 미분양의 안정세는 꾸준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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