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 적립액이 100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월 말 기준 약 85조 원에 달해 조만간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규모의 성장에 비해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과 활용 방법 등은 여전히 초보 단계다.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의 내용을 모르는 근로자가 의외로 많고, 퇴직연금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자도 적은 편이다.
퇴직연금은 은퇴 자금의 핵심 자원이다. 더욱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계 부채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실질임금 상승률로 가계의 노후 대비 저축 여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 저축 기능을 가진 퇴직연금의 중요성은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임금상승률을 점검하라
◆임금상승률이 높으면 DB형 유리 = 먼저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 종류를 알아야 한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으로 나뉜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대부분 DB형과 DC형을 같이 도입했다. 문제는 어떤 유형이 자신에게 더 유리한가 하는 것이다. 이때 살펴봐야 할 지표는 ‘임금상승률’이다. DB형은 퇴직 시점의 평균 임금에 근무 연수를 곱해 퇴직급여를 계산하므로 임금상승률이 높은 기업은 DB형이 유리하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DC형으로! =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DC형은 회사가 근로자 계좌에 발생한 퇴직급여를 넣어주면, 근로자가 알아서 운용한다. 그러나 DB형은 퇴직 시점의 평균 임금에 근무 연수를 곱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급여가 줄어들면 평균 임금의 감소로 퇴직금도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불이익을 줄이려면 임금이 피크에 달했을 때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 DC형으로 옮기면 이미 적립된 퇴직급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DC형은 포트폴리오 투자해라 = DC형 가입자는 계좌에 들어온 돈을 본인 책임하에 금융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한다. 퇴직연금도 일반 금융 상품처럼 원리금보장 상품과 실적배당 상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원리금 보장상품은 정기예금 등으로, 실적배당 상품은 펀드로 운용한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잘라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하지만 사상 최저금리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주식 비중을 어느 정도는 가져가야 한다. 퇴직연금 펀드는 주식에 최대 40%까지만 투자할 수 있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수익률이 부진하거나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품 변경도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개인투자자가 시장 상황에 맞게 상품을 변경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품 변경보다 아예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하는 게 좋다.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 그리고 글로벌 채권 등에 나눠 투자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은 상품이 아닌 계좌 개념을 가지므로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직자는 IRP와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하라 = 평생직장 개념이 약화하면서 이직하는 직장인이 많다. 문제는 이들이 퇴직금을 부채 상환이나 자녀교육 등의 용도로 써버린다는 점이다.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미래의 돈을 쓰는 것이다.
이직하는 직장인이 퇴직금을 노후 생활비로 쓰려면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직하기 전 그동안 쌓인 퇴직연금을 이들 계좌로 이체하면, 퇴직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설령 현금으로 수령했다 해도 60일 이내에 입금하면 이미 납부한 퇴직소득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 IRP나 연금저축계좌로 이체된 퇴직연금은 금융 상품을 선택해 투자하면 된다. 이렇게 계좌를 만들어두면 회사를 여러 번 옮기더라도 한 계좌로 퇴직금을 운용할 수 있다.
세금도 꼼꼼히 따져야
◆10년 이상 연금으로 받아라 =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을 때는 연금소득세(3.3%)를 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연금소득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당국은 퇴직연금을 10년 이상 연금으로 수령토록 하려고 ‘연금 수령한도’를 두고 있다(Tip 참조). 만일 이 연금 수령한도를 넘는 금액을 인출하면 연금 외 소득으로 간주해 퇴직금 원금에는 퇴직소득세를, 운용 수익에는 기타소득세(16.5%)를 부과한다. 산식은 조금 복잡하지만 10년 이상 나눠 받는 게 유리하다는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
일반 봉급생활자는 퇴직연금과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계좌 둘 다를 가진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로 받은 연금액이 연간 1200만 원이 넘으면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다른 소득과 합해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자칫하면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연간 1200만 원 이하로 연금액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 수령 시기를 분산하라 =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의 세율 적용 방법을 고려해 인출 시기를 조정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은 연금 수령 시기와 상관없이 3.3% 세율을 적용하지만 연금저축계좌는 나이에 따라 세율이 달라진다. 55~69세에 수령하면 5.5%, 70~79세는 4.4%, 80세 이상은 3.3%를 내야 한다(표 참조). 따라서 먼저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받고 연금저축계좌는 나중에 받는 것도 절세하는 방법이다.
퇴직연금제도는 도입 이후 조금씩 계속 손질돼왔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해 실제 은퇴 생활비로 쓰게 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급적 연금으로 받겠다는 마인드로 퇴직연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적은 노력으로 확실한 노후 생활의 재원을 마련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떤 유형인지, 어떻게 운용되는지, 수익률이 어떠한지 등을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아직은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퇴직연금을 잘 관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노후 생활 질이 달라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퇴직연금은 은퇴 자금의 핵심 자원이다. 더욱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계 부채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실질임금 상승률로 가계의 노후 대비 저축 여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 저축 기능을 가진 퇴직연금의 중요성은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임금상승률을 점검하라
◆임금상승률이 높으면 DB형 유리 = 먼저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 종류를 알아야 한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으로 나뉜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대부분 DB형과 DC형을 같이 도입했다. 문제는 어떤 유형이 자신에게 더 유리한가 하는 것이다. 이때 살펴봐야 할 지표는 ‘임금상승률’이다. DB형은 퇴직 시점의 평균 임금에 근무 연수를 곱해 퇴직급여를 계산하므로 임금상승률이 높은 기업은 DB형이 유리하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DC형으로! =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DC형은 회사가 근로자 계좌에 발생한 퇴직급여를 넣어주면, 근로자가 알아서 운용한다. 그러나 DB형은 퇴직 시점의 평균 임금에 근무 연수를 곱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급여가 줄어들면 평균 임금의 감소로 퇴직금도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불이익을 줄이려면 임금이 피크에 달했을 때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 DC형으로 옮기면 이미 적립된 퇴직급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설명회 모습.
수익률이 부진하거나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품 변경도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개인투자자가 시장 상황에 맞게 상품을 변경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품 변경보다 아예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하는 게 좋다.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 그리고 글로벌 채권 등에 나눠 투자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은 상품이 아닌 계좌 개념을 가지므로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직자는 IRP와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하라 = 평생직장 개념이 약화하면서 이직하는 직장인이 많다. 문제는 이들이 퇴직금을 부채 상환이나 자녀교육 등의 용도로 써버린다는 점이다.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미래의 돈을 쓰는 것이다.
이직하는 직장인이 퇴직금을 노후 생활비로 쓰려면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직하기 전 그동안 쌓인 퇴직연금을 이들 계좌로 이체하면, 퇴직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설령 현금으로 수령했다 해도 60일 이내에 입금하면 이미 납부한 퇴직소득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 IRP나 연금저축계좌로 이체된 퇴직연금은 금융 상품을 선택해 투자하면 된다. 이렇게 계좌를 만들어두면 회사를 여러 번 옮기더라도 한 계좌로 퇴직금을 운용할 수 있다.
세금도 꼼꼼히 따져야
◆10년 이상 연금으로 받아라 =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을 때는 연금소득세(3.3%)를 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연금소득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당국은 퇴직연금을 10년 이상 연금으로 수령토록 하려고 ‘연금 수령한도’를 두고 있다(Tip 참조). 만일 이 연금 수령한도를 넘는 금액을 인출하면 연금 외 소득으로 간주해 퇴직금 원금에는 퇴직소득세를, 운용 수익에는 기타소득세(16.5%)를 부과한다. 산식은 조금 복잡하지만 10년 이상 나눠 받는 게 유리하다는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
일반 봉급생활자는 퇴직연금과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계좌 둘 다를 가진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로 받은 연금액이 연간 1200만 원이 넘으면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다른 소득과 합해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자칫하면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연간 1200만 원 이하로 연금액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 수령 시기를 분산하라 =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의 세율 적용 방법을 고려해 인출 시기를 조정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은 연금 수령 시기와 상관없이 3.3% 세율을 적용하지만 연금저축계좌는 나이에 따라 세율이 달라진다. 55~69세에 수령하면 5.5%, 70~79세는 4.4%, 80세 이상은 3.3%를 내야 한다(표 참조). 따라서 먼저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받고 연금저축계좌는 나중에 받는 것도 절세하는 방법이다.
퇴직연금제도는 도입 이후 조금씩 계속 손질돼왔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해 실제 은퇴 생활비로 쓰게 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급적 연금으로 받겠다는 마인드로 퇴직연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적은 노력으로 확실한 노후 생활의 재원을 마련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떤 유형인지, 어떻게 운용되는지, 수익률이 어떠한지 등을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아직은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퇴직연금을 잘 관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노후 생활 질이 달라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