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토렌트(torrent)를 불법저작물 유통 통로로 지목하고 전쟁을 선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온라인상에서 토렌트 프로그램을 이용해 영화나 드라마 등 각종 불법저작물을 대량 유통해온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 12명과 불법파일을 1000건 이상 업로드한 41명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적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문체부가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포렌식팀,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 등과 협조해 대표적인 토렌트 사이트 10개의 서버 소재지 11곳과 호스팅 및 도메인 등록업체 15개사를 압수 수색한 결과다. 문체부는 운영 중인 토렌트 사이트 60개 가운데 사이트 활성도와 시드파일 게시 건수 등을 고려해 사이트 10개를 우선 수사대상으로 했다.
이번에 입건된 이들이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이 확정되면 5000만 원 이하 벌금이나 5년 이하 징역을 받는다. 문체부가 적발한 토렌트 사이트 10개에는 모두 회원 378만여 명이 가입돼 있고, 불법공유파일 238만 건이 업로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파일의 다운로드 횟수는 7억1100만 건이다.
1000개 사이트 폭발적 증가
이번 수사에서 방송(65.9%)과 영화(15.4%) 토렌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물 하나를 700원으로 가정하면 피해액은 3300억 원에 달한다. 영화 한 편을 1050원으로 추정하면 피해액은 1159억 원이다. 소프트웨어(SW)는 그 피해액이 2473억 원으로 추산된다.
토렌트는 파일을 여러 곳에서 찾아 다운로드할 수 있게 만든 첨단 파일전송 기술이다. 파일을 불법공유하는 데 주로 사용돼온 웹하드와 달리 특정 서버에 공유파일을 올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파일을 시드파일로 만들고 토렌트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끝이다. 누군가 영화나 드라마를 시드파일로 만들어놓으면 토렌트 이용자가 이를 찾아 공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운로드 방식이 일대일 방식이 아니라 시드파일을 보유한 여러 사람으로부터 동시에 받는 구조라서 시드파일이 많으면 내려 받는 시간도 그만큼 단축된다. 웹하드에서 음악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데 30분 걸렸던 이용자가 토렌트로는 3분밖에 안 걸리는 것은 이러한 방식 때문에 가능하다. 물론 이 기술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 발전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토렌트 사이트에서 공유하는 파일 대부분이 불법유통 콘텐츠란 점이다.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토렌트는 3년 전부터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만 60여 개 사이트가 운영되고 해외까지 합치면 1000개 사이트가 운영될 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토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첨단 파일전송 기술로 무장해 다운로드 시간이 무척 빠르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무료로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웹하드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웹하드 대부분이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료로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찾다 보면, 토렌트 사이트가 거의 유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를 검색하면 토렌트 사이트를 알려주는 블로그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웹하드를 통한 불법공유는 줄었다고 하지만, 토렌트로 옮겨간 것일 뿐이다. 토렌트의 이용 증가는 곧 무료 불법콘텐츠 이용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토렌트 사이트를 통한 저작권 침해 콘텐츠 수는 2011년 526만 건에서 올해 745만 건으로 41.7%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웹하드나 인터넷파일공유(P2P) 사이트를 통한 불법복제물 이용은 각각 9.1%, 24.2% 감소했다.
문제는 토렌트 사이트 역시 웹하드와 마찬가지로 미래창조과학부에 온라인서비스제공사업자(OSP)로 등록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토렌트 사이트 운영자들은 이를 어기고 불법으로 운영해 수익을 챙겼다. 이번에 입건된 이들 가운데 운영자 12명은 각종 저작물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광고를 유치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부당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6개 토렌트 사이트는 불법운영 수익으로 7억3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도 마찬가지다. 정당한 콘텐츠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충분한데도 지불하지 않은 이들이 대다수다. 이용자 연령대 분포를 보면 잘 드러난다. 토렌트 사이트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대가 280만 명(47.7%)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92만 명(24.3%)으로 뒤를 이었다. 40대도 58만 명(15.5%)으로 비교적 많으며, 50대 이상도 9.8%나 된다. 지불 능력이 없는 10대는 3.2%에 불과하다.
단속 의지보다 인식 전환이 중요
국내에서 저작권법 침해 혐의로 토렌트 사이트를 수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체부는 “국내에서 운영 중인 토렌트 사이트의 시드파일 업로드와 불법공유 현황에 대한 수사를 통해 토렌트 사이트로 인한 침해를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권이 외치는 창조경제의 핵심에 콘텐츠가 있는 만큼 박근혜 정부가 불법공유에 대한 단속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라, 문체부는 앞으로 토렌트에 대한 모니터와 수사를 모바일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토렌트는 토렌트 사이트 운영자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다. 모바일에서 유통된다는 형태만 다를 뿐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작동되는 토렌트와 똑같은 구조다. 오히려 모바일은 확산 속도가 빨라 불법행위도 더 빨리 번질 수 있다.
이처럼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만, 제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기술 발전을 법 제도가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토렌트 같은 불법콘텐츠 유통 기술은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 정부가 보다 못해 움직일 때는 보통 피해가 수천억 원에 달한 이후다. 이번 수사대상이 된 것만 8000억 원이 넘는다. 실제로는 수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불법콘텐츠를 유통하는 토렌트 사이트와 이곳에 파일을 올리는 업로더를 처벌하는 기준도 명확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파일을 내려 받기만 한 경우에도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지만, 이들까지 일일이 수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주요 수사대상이 되는 운영자와 업로더의 적발 기준도 아직 명확지 않다.
다시 말해, 단속만으로 불법콘텐츠 유통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무형자산의 가치를 인정하는 교육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토렌트 이용자 대다수가 20~30대라는 점만 봐도 아직 정당한 콘텐츠 대가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며 “정부가 아무리 단속을 강화한다고 해도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교육과 문화 조성에 우선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문체부가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포렌식팀,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 등과 협조해 대표적인 토렌트 사이트 10개의 서버 소재지 11곳과 호스팅 및 도메인 등록업체 15개사를 압수 수색한 결과다. 문체부는 운영 중인 토렌트 사이트 60개 가운데 사이트 활성도와 시드파일 게시 건수 등을 고려해 사이트 10개를 우선 수사대상으로 했다.
이번에 입건된 이들이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이 확정되면 5000만 원 이하 벌금이나 5년 이하 징역을 받는다. 문체부가 적발한 토렌트 사이트 10개에는 모두 회원 378만여 명이 가입돼 있고, 불법공유파일 238만 건이 업로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파일의 다운로드 횟수는 7억1100만 건이다.
1000개 사이트 폭발적 증가
이번 수사에서 방송(65.9%)과 영화(15.4%) 토렌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물 하나를 700원으로 가정하면 피해액은 3300억 원에 달한다. 영화 한 편을 1050원으로 추정하면 피해액은 1159억 원이다. 소프트웨어(SW)는 그 피해액이 2473억 원으로 추산된다.
토렌트는 파일을 여러 곳에서 찾아 다운로드할 수 있게 만든 첨단 파일전송 기술이다. 파일을 불법공유하는 데 주로 사용돼온 웹하드와 달리 특정 서버에 공유파일을 올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파일을 시드파일로 만들고 토렌트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끝이다. 누군가 영화나 드라마를 시드파일로 만들어놓으면 토렌트 이용자가 이를 찾아 공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운로드 방식이 일대일 방식이 아니라 시드파일을 보유한 여러 사람으로부터 동시에 받는 구조라서 시드파일이 많으면 내려 받는 시간도 그만큼 단축된다. 웹하드에서 음악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데 30분 걸렸던 이용자가 토렌트로는 3분밖에 안 걸리는 것은 이러한 방식 때문에 가능하다. 물론 이 기술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 발전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토렌트 사이트에서 공유하는 파일 대부분이 불법유통 콘텐츠란 점이다.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토렌트는 3년 전부터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만 60여 개 사이트가 운영되고 해외까지 합치면 1000개 사이트가 운영될 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토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첨단 파일전송 기술로 무장해 다운로드 시간이 무척 빠르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무료로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웹하드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웹하드 대부분이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료로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찾다 보면, 토렌트 사이트가 거의 유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를 검색하면 토렌트 사이트를 알려주는 블로그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웹하드를 통한 불법공유는 줄었다고 하지만, 토렌트로 옮겨간 것일 뿐이다. 토렌트의 이용 증가는 곧 무료 불법콘텐츠 이용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토렌트 사이트를 통한 저작권 침해 콘텐츠 수는 2011년 526만 건에서 올해 745만 건으로 41.7%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웹하드나 인터넷파일공유(P2P) 사이트를 통한 불법복제물 이용은 각각 9.1%, 24.2% 감소했다.
올바른 다운로드 활성화를 위해 ‘굿 다운로더’ 캠페인에 동참한 스타들.
이용자도 마찬가지다. 정당한 콘텐츠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충분한데도 지불하지 않은 이들이 대다수다. 이용자 연령대 분포를 보면 잘 드러난다. 토렌트 사이트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대가 280만 명(47.7%)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92만 명(24.3%)으로 뒤를 이었다. 40대도 58만 명(15.5%)으로 비교적 많으며, 50대 이상도 9.8%나 된다. 지불 능력이 없는 10대는 3.2%에 불과하다.
단속 의지보다 인식 전환이 중요
국내에서 저작권법 침해 혐의로 토렌트 사이트를 수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체부는 “국내에서 운영 중인 토렌트 사이트의 시드파일 업로드와 불법공유 현황에 대한 수사를 통해 토렌트 사이트로 인한 침해를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권이 외치는 창조경제의 핵심에 콘텐츠가 있는 만큼 박근혜 정부가 불법공유에 대한 단속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라, 문체부는 앞으로 토렌트에 대한 모니터와 수사를 모바일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토렌트는 토렌트 사이트 운영자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다. 모바일에서 유통된다는 형태만 다를 뿐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작동되는 토렌트와 똑같은 구조다. 오히려 모바일은 확산 속도가 빨라 불법행위도 더 빨리 번질 수 있다.
이처럼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만, 제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기술 발전을 법 제도가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토렌트 같은 불법콘텐츠 유통 기술은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 정부가 보다 못해 움직일 때는 보통 피해가 수천억 원에 달한 이후다. 이번 수사대상이 된 것만 8000억 원이 넘는다. 실제로는 수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불법콘텐츠를 유통하는 토렌트 사이트와 이곳에 파일을 올리는 업로더를 처벌하는 기준도 명확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파일을 내려 받기만 한 경우에도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지만, 이들까지 일일이 수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주요 수사대상이 되는 운영자와 업로더의 적발 기준도 아직 명확지 않다.
다시 말해, 단속만으로 불법콘텐츠 유통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무형자산의 가치를 인정하는 교육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토렌트 이용자 대다수가 20~30대라는 점만 봐도 아직 정당한 콘텐츠 대가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며 “정부가 아무리 단속을 강화한다고 해도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교육과 문화 조성에 우선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