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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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 주가 질주,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동력

1년 만에 시가총액 코스닥 5위로 부상… “개발 성공까지 갈 길 멀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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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4-07-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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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당제약 본사. [삼천당제약 제공]

    삼천당제약 본사. [삼천당제약 제공]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이 코스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을 비롯해 4개 기업이 이차전지, 반도체 기업과 함께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그중 올해 들어 주가가 3배 상승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안착한 알테오젠과 함께 주목받는 기업이 삼천당제약이다. 정확히 1년 전 5만2900원이던 주가가 7월 10일 장중 한때 23만 원까지 상승하며 코스닥 시총 5위에 올랐다(그래프 참조).

    ‌삼천당제약이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 행진한 것은 비만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2018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든 삼천당제약은 지난해부터 아일리아(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로 조금씩 성과를 내는 가운데 최근에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잇단 공급계약

    일반인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삼천당제약은 1943년 설립된 중견제약사로 2000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주로 항생제, 순환기질환 치료제, 소화기질환 치료제, 안약류 등 처방 위주의 전문의약품을 생산한다. 2012년 안과용제, 점안제 기업 DHP코리아(현 옵투스제약)를 인수하며 안과용제 내수시장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은 1927억 원, 영업이익은 96억 원을 기록했다.

    기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오던 삼천당제약은 2018년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천당제약이 목표로 삼은 것은 안과질환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였다. 아일리아는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로,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이 약 13조 원에 달한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인 ‘SCD411’을 특허 등록하고 연구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5년 만인 지난해 8월 캐나다 아포텍스와 총 계약금액 1500만 달러(약 207억 원) 규모로 SCD411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유럽 제약사와 계약금액 2000만 유로(약 302억 원) 규모로 SCD411에 대한 유럽 5개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스위스·오스트리아) 독점 판매권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올해 3월에는 유럽 9개국(영국·벨기에 등)에 대한 독점 판매권 및 공급계약이 추가로 이뤄졌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파트너사 총매출의 55%를 받는다. 특정 조건을 충족할 때마다 마일스톤(기술료)을 수령하며, 단계별로 수령하는 모든 마일스톤에 대해 반환 의무가 없다. 현재 SCD411은 글로벌 임상3상을 마치고 국내와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줄곧 5만 원대였던 주가는 이때부터 8만 원대로 상승했다.

    그리고 3월 말 또 한 번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했다. 미국 글로벌 제약사와 SCD0506에 대한 독점 판매 텀시트(가계약)를 체결한 것이다. SCD0506은 노보노디스크의 주사형 GLP-1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동일한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삼천당제약이 주사제를 경구형으로 만드는 자체 기술(S-PASS)을 적용해 2018년부터 개발 중인 경구용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제제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는 단숨에 10만 원대를 돌파했다.

    삼천당제약이 시총 4조 원을 넘어서면서 코스닥 5위에 올라선 것은 6월 말 일본 톱5 제약사와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을 독점 판매하는 가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뤄졌다. 삼천당제약이 체결한 것은 이번에도 텀시트로 정식 계약은 아니지만 구속력을 갖는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일본에서 세마글루타이드의 물질 특허가 끝나는 시점부터 판매하는 것이 조건이며, 판매로 발생하는 이익의 50%는 삼천당제약에 지급된다. 삼천당제약은 2026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일본 제약사와 독점 판매 가계약 사실을 밝히기에 앞서 글로벌 임상비용과 생산설비 투자비용을 마련하고자 600억 원 넘는 자사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목적은 아일리아의 고용량 바이오시밀러·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글로벌 임상비용과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생산설비를 위한 투자다. 또 같은 날 삼천당제약은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로벌 비만·당뇨 치료제 1위 업체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비만)와 오젬픽(당뇨), 리벨서스(당뇨)의 주성분이다. 모두 GLP-1 유사체 약물이다. 이 중 위고비와 오젬픽은 먹는 제형이 아닌 주사제다. 국내에서도 많은 제약사가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가운데 삼천당제약이 주목받는 것은 현 주사제 형태 비만약을 먹는 약으로 바꿀 경우 복용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24년 150억 달러(약 20조7200억 원)에서 2030년 770억 달러(약 106조4000억 원)까지 5배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 “아직 개발 성공까지 갈 길 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천당제약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7월 16일 해외 대형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문에 주가가 급등했다가 회사가 해명 공지문을 띄우면서 하루 동안 시총 8600억 원이 날아가며 하락 마감했다. 이후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7월 19일 종가 기준 18만9000원(시총 4조 4335억 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는 시장의 뜨거운 열기와 별개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삼천당제약의 비만 치료제는 비임상과 약동학적 시험이 종료된 후 임상을 위한 임상시험심사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어 아직 개발 성공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이다. 또 투자하겠다는 공시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없는데도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제까지 발표한 비만 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보면 효과가 굉장히 좋은 것으로 확인됐고 그만큼 시장 기대치가 높아졌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국내 제약업체들이 기존 데이터를 능가할 만큼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를 선보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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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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