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보다 국민에게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과거 우리의 경제기획원처럼 정부 위의 정부조직을 만들어 많은 월급을 주고 우수한 두뇌를 끌어들여 이 조직이 경제개발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의 진지한 표정을 보면서 본토에서 홀대받는 박정희식 개발모델이 이국땅에서 평가받는 것 같아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박박사가 캄보디아에 가게 된 것은 작년 7월 개발도상국에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가 파견 프로그램에 지원해 선발됐기 때문. 주변에서는 그런 그에 대해 다들 놀라는 표정이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경험이었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9월에는 캄보디아 쪽 요청으로 2개월 일정으로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캄보디아를 우리의 중고품 수출시장으로만 여기는 우리의 태도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전후 선진국의 원조를 받았듯 이제는 캄보디아 같은 나라를 좀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월드컵 공동개최국 일본이 캄보디아에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무상 원조를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의 지원액은 그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주간동아 342호 (p9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