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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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경의 on the stage

사형제도에 던지는 물음

연극 | ‘4 four’

  • | 공연예술학 박사  ·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간사 lunapiena7@naver.com

    입력2018-05-14 17: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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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디렉터그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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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하겠습니다.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합니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존재하지만 마지막 집행일이던 19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다.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제도 폐지국’이다. 그래서 온 국민을 경악과 충격, 분노에 빠뜨린 흉악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형제도 찬반’ 논란이 되살아난다. 천인공노할 흉악범죄자를 살려둬 혈세를 쓸 것이냐는 의견과 법원의 오판 가능성 및 정치적 악용, 사법권이 인간 생명보다 우위에 있을 수 없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여기 사형제도 찬반에 관한 물음표를 던지는 연극 ‘4 four’가 있다. 범죄 피해자 유가족 F, O, U, R, 그리고 남자(백운철, 윤상화, 김하라, 김세환, 백익남 분)는 심리치료를 위해 배심원, 법무부 장관, 교도관, 사형수, 진행자로 역할을 바꿔가며 연기한다. 이른바 극중극이다. 소싯적 범죄자의 광기 어린 범죄와 공상과학을 주로 다루던 일본 작가 가와무라 다케시(59)는 2012년 초연된 ‘4 four’를 통해 작품세계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끔찍한 흉악범죄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은 각자 뼈에 사무치는 한을 묻어둔 채 자신이 맡은 배역을 연기한다. 그들은 역할극의 배우가 돼 법과 정의, 죄와 심판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각 역할에 따라 이들은 이성적으로 사형제도 찬반에 대해 유창한 논리를 펼친다. 찬반으로 나뉘어 심리치료 역할극을 수행하지만, 이내 본래 자신이 가졌던 유가족의 감정과 충돌한다. 솟구치는 격분과 울화를 참을 수 없어 울부짖으며 무대를 뛰쳐나가기도 하고, 배우에서 유가족으로 돌아와 절망을 포효하기도 한다. 입장은 다르지만 사형수 유가족인 남자(백익남 분) 또한 사형 집행일 이후 상상을 초월하는 슬픔, 혼란, 고통을 숨죽여가며 겪고 있다. 이처럼 유가족일 때와 제삼자일 때 사형에 대한 입장이 달라진다. 

    연출자 마두영은 ‘아무리 철저하고 완벽한 법도 결국 인간의 감정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차가운 무대언어로 섬세하게 보여준다. 일본은 해마다 사형이 집행된다. 일본 사형제도가 우리나라 상황과 다르지만 범죄로 인한 가해자와 피해자는 언제나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출가는 냉철한 질문을 던진다. 



    “법이 과연 정의일까” “인간이 만든 법의 테두리 안에 인간의 목숨을 맡길 수 있는 것일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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