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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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어른들의 별별 놀이터

볼풀에 푹 빠져 ‘셀카’ 찰칵

여성이 좋아하는 볼풀 펍 ‘어반스페이스’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7-11-28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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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반스페이스’ 입구 모습.[지호영 기자]

    ‘어반스페이스’ 입구 모습.[지호영 기자]

    어린이 실내 놀이시설에 가면 빠지지 않고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볼풀이다. 형형색색 작은 플라스틱 공이 가득 찬 풀에서 아이들은 공을 던지거나 공 사이를 헤치며 즐겁게 논다. 9월 17일 방영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는 가수 김건모가 후배 김종민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그의 침실에 플라스틱 공을 잔뜩 넣어 볼풀을 만드는 에피소드가 나왔다. 이처럼 어른들도 볼풀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성인을 위한 볼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어른들을 위해 최근 카페 거리로 각광받는 서울 성수동 인근에 성인 전용 볼풀장 ‘어반스페이스’가 생겼다. 엄밀히 말하면 이곳은 술을 파는 펍이다. 술집 내부에 있는 볼풀이니 성인만 이용할 수 있는 것.


    흰색 풀+화려한 조명=로맨틱한 분위기

    어반스페이스의 안내문과 볼풀, 그리고 볼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지호영 기자]

    어반스페이스의 안내문과 볼풀, 그리고 볼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지호영 기자]

    어반스페이스의 안내문과 볼풀, 그리고 볼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지호영 기자]

    어반스페이스의 안내문과 볼풀, 그리고 볼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지호영 기자]

    6개월 전 문을 연 어반스페이스는 최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주 노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11월 21일 이곳을 직접 찾았다. 가정집과 비슷하게 생긴 카페 ‘어반소스’와 마당이 보였다. 어반소스와 마당을 함께 쓰는 옆 가게가 어반스페이스다. 밖에서 본 어반스페이스는 컨테이너식 창고형 건물로, 가운데가 빈 사각 벽돌 조형물에 네온사인으로 쓰인 상호가 아니었다면 펍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조형물 뒤로 가게 문이 보였다. 문 앞에는 볼풀에서 놀고 있는 손님들의 사진 몇 장이 걸려 있었다. 

    가게 내부는 겉모습과 완전히 달랐다. 가게 한가운데 순백색의 플라스틱 타일로 된 풀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안에는 반투명 플라스틱 공이 가득 차 있었다. 가게 전체가 대부분 하얀색으로, 의자와 탁자 역시 하얀색이었다. 색이 있는 것은 풀 안의 하트, 홍학, 유니콘 모양의 튜브뿐이었다. 따로 볼풀 이용요금은 없지만 펍인 만큼 인당 1음료를 주문해야 볼풀 이용이 가능하다. 단, 주류를 가지고 볼풀에 입장하는 것은 위생상 금지돼 있다. 

    이곳에 색을 입히는 것은 조명이다. 푸른빛과 붉은빛 조명이 천장 여기저기 설치된 미러볼을 통해 하얀 풀을 채웠다. 조명과 귀여운 튜브들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로맨틱하다 못해 소녀풍이었다. 마치 20대 초반 여성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선뜻 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다. 안정호 어반스페이스 대표에게 남자 손님도 이곳을 많이 찾느냐고 물었다. 그는 웃으며 “남자 손님은 볼풀이 있다는 이야기에 찾아왔다 문을 열고 분위기를 본 뒤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여자친구와 함께 오는 손님도 있는데 안절부절못하는 분이 태반”이라고 밝혔다.




    손님 많은 저녁땐 500명 몰려

    어반스페이스의 안내문과 볼풀, 그리고 볼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어반스페이스 인스타그램 캡처]

    어반스페이스의 안내문과 볼풀, 그리고 볼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어반스페이스 인스타그램 캡처]

    물론 남자 손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어반스페이스 공식 인스타그램을 보면 간혹 화려하게 차려입은 남성이 볼풀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11월 초 이곳을 방문한 민모(28) 씨는 “여자 손님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이 분위기에 적응만 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다. 조만간 여자친구와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게를 찾아간 시간은 오후 4시. 술집 영업시간으로는 한참 이른 시간이다. 이 때문인지 풀은커녕 가게에도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이곳이 문을 여는 시간은 오후 3시. 안 대표는 “두 달 전 대학 방학 때만 해도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홀이 가득 찰 정도로 손님이 몰렸다. 지금은 학기 중인 데다 기말고사를 앞둬서인지 손님이 별로 없다. 그래도 저녁이면 홀이 꽉 찬다. 한창 손님이 많을 때는 저녁시간에만 500여 명이 몰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나 포털사이트에서 ‘어반스페이스’를 검색하면 홀은 물론 볼풀까지 손님으로 가득 찬 사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반스페이스를 두 번 방문했다는 이모(22·여) 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해 친구들과 함께 방문했다. 사진만큼이나 가게가 예뻤고 십수 년 만에 볼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색적이라 즐거웠다. 이후 다른 친구들과 한 번 더 이 가게에 왔다. 다음 달에도 대학 친구들과 함께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이 볼풀에 몸을 던지는 이유는 비단 이 소녀풍의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달 이곳을 찾았다는 대학생 김모(25·여) 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