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극단 연우무대]
602호 환자는 6·25전쟁으로 얼룩진 아픈 사랑을 숨겨둔 치매환자 길례 할머니(이소희 분), 쓰라린 사랑의 배반을 맛본 ‘콜걸’ 출신 알코올중독자 숙자(안지현 분), 자신을 버린 남자에게 자책감을 느끼게 하려고 병원 자원봉사자로 나선 정연(김다경 분) 등 모두 사랑 때문에 고통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사랑의 상처에 슬퍼해도 절망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워 응어리로 뭉친 한(恨)을 웃음과 눈물로 극복한다. 정신줄을 놓은 줄 알았던 천방지축 길례 할머니, 사납고 난폭한 숙자, 신뢰가 안 가는 어설픈 의사 닥터 리(우지원 분)도 알고 보니 따뜻한 심성으로 주변을 보듬는 평범한 이웃이었다.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는 우리네 세상사에서 그들은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며 희망의 불씨로 꿈을 지핀다. 공연은 모두가 만족해하는 행복한 반전으로 막을 내린다.
[사진 제공·극단 연우무대]
메마르고 척박한 세상에서 내 가족, 내 이웃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좋은 공연은 스토리가 같아도 배우에 따라 감동과 울림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고 또 보게 된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가 중독성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이 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