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진단과 처방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송인창 외 5인 지음/ 원더박스/ 352쪽/ 1만7000원
한국 경제의 진단과 처방을 다룬 책이 수없이 쏟아지는데 이 책이 유독 흥미를 끈 이유 세 가지.
먼저 제목.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순서를 바꾼 것이다. 과거엔 맞았는데 현재는 틀린 진단과 처방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둘째는 저자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간부들이라는 점. 3명은 기획재정부 총괄서기관이고, 2명은 아시아개발은행, 1명은 국제통화기금에 각각 파견 나가 있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현실과 정책 흐름을 피부로 느껴온 사람들이란 뜻이다.
셋째는 진단해야 할 항목마다 유명 경제학자의 이론을 빌려와 현실과 접목한 점. 기업이론의 대가인 로널드 코스를 통해 한국 재벌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다루는 식이다. 조지프 슘페터(고도성장),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과소비와 저소비), 윌리엄 필립스(인플레와 디플레), 로버트 배로(조세와 부채), 리처드 칸(재정), 대니얼 카너먼(경제정책) 등이 초빙됐다.
이 책의 출발점은 ‘과거의 성공방정식이 세계경제와 사회의 변화로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벌은 고도성장기 한국 경제를 이끈 주역이고 지금도 성장엔진으로 여겨지지만, 그들이 가져온 폐해는 개혁 대상으로 간주된다. 그렇다면 재벌정책을 어떻게 펼쳐가야 하는가. 결론은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주주들과 기업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제도를 확립, 집행함으로써 ‘기업 가치 증대=오너 이익 증대’가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똑 부러지는 해답은 없다. 하지만 경제정책 최일선에 있는 사람들의 진지한 고민과 그 나름의 방향 제시가 인상적인 책이다.
청년창업
이세형 등 지음/ 푸른들녘/ 232쪽/ 1만4000원
‘동아일보’ 기자 10명이 해외 15개 대학과 국내 7개 대학 공대의 창업교육을 직접 취재하고 분석한 책이다. 세계 대학의 특성화된 창업전략을 좇다 보면 척박한 국내 창업환경에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책은 창업을 공학교육의 핵심으로 보는 대학 문화, 창의력 있고 똑똑하면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교수와 학생, 국가와 기업이 마음껏 창업에 도전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등이 어우러져야 창업강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銘(명), 사물에 새긴 선비의 마음
임자헌 지음/ 정민주 그림/ 한국고전번역원/ 252쪽/ 1만2000원
옛 선비들이 마음을 경계하고자 주변 사물에 새긴 글을 명(銘)이라 한다. 이 책은 이규보를 비롯해 정도전, 이황, 송시열, 이익, 정약용, 이덕무, 황현 등 고려와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지은 명 60편을 담았다. 짧지만 강한 여운을 주는 명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평설과 그림을 더했다. 한없이 바쁘고 쉽게 새것을 찾는 요즘 세태에 주변 사물과 공간을 붙들고 성찰하던 옛사람들의 여유와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리더의 언어병법
김성회 지음/ 북스톤/ 304쪽/ 1만6000원
‘부하에게 딱딱하지 않으면서 똑 부러지게 지시하고 싶다.’ 조직 내 고위 간부는 물론, 중간 간부들도 바라는 희망일 것이다. 책은 리더들이 쉽게 처하는 36가지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36계(計)로 소개한다. 이 같은 언어 구사를 통해 구성원의 젖 먹던 힘까지 불러오는 업무 소통, 남의 편도 내 편으로 끌어오는 정서 소통, 인생의 운을 일으키는 창조적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