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시대 사람들은 납의 폐해를 잘 알지 못했다. 상수도도 처음에는 구리로 만들었다가 나중에 물맛을 좋게 한다며 납으로 교체했다. 특히 귀족들은 그릇, 냄비, 욕조까지 납으로 만들어 사용하였으니 납중독을 피하기 힘든 상황. 와인의 시큼한 맛을 없애고 달콤한 낭만의 맛을 내기 위해서도 납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포도즙을 납 항아리에 담아 발효시켰는데 이렇게 만든 와인 한 숟가락만으로도 납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납으로 만든 술잔에 와인을 넣고 잔을 달궈 술잔의 납을 와인 속에 녹여 먹었다. 그러면 와인의 맛이 약간 더 달콤해졌던 것이다.
납 와인을 즐겨 마신 로마 황제 네로는 젊었을 때 꽤나 선정을 펼쳤지만, 나중에 난폭하게 변한다. 어머니, 동생, 아내를 살해하고 기독교도들을 잔인하게 탄압했던 네로의 폭정은 납중독으로 인한 신경과민, 정서불안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소크라테스가 마신 독은 무엇일까

주간동아 346호 (p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