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을 선언한 미사일방어(MD) 체제에 대한 반대 여론은 미국 밖에서만 있는 것도 아니고, 최근에 갑자기 나온 것도 아니다. MD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목소리는 부시 행정부 출범 훨씬 전부터 미국에서 여론의 한 줄기를 차지해 왔다.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 50명(주로 과학분야)이 공동 작성해 지난해 7월6일 당시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한 서한이 대표적인 예다.
“우리는 귀하가 남은 임기 중 탄도탄요격 시스템을 배치하는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그러한 시스템은 우리를 충분히 보호하지도 못할 것이며, 오히려 이 나라의 핵심 안보이익에 심대한 해를 끼칠 것입니다. (…) 특히 우주공간에서 재진입하는 운반체를 요격한다는 구상은 공격용 미사일의 성능개선 경쟁에서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5월 초 클린턴 대통령이 유보한 MD계획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다시 한번 미국 내에서 다양한 반대 여론이 터져나온 것은 당연한 일.
먼저 정권교체로 야당이 된 민주당에서 일찌감치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정치와 경제, 전략적으로 미국을 약화시킬 수 있는 MD체제는 아무것도 방어할 수 없다”(톰 대슐 상원 원내총무) “제2의 냉전을 초래할 수 있다”(칼 레빈 상원 군사위 소속 의원) 등이었다. 기존의 군축 기조를 파괴하면서까지 구축하는 MD체제는 외교 갈등과 기술적 한계 등의 문제를 안고 있고, 무엇보다 세계적인 군비경쟁을 촉발함으로써 국가안보를 더 취약하게 할 것이라는 게 논지였다.
곧이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등 유수 언론에 정기 기고하는 저명 칼럼니스트들이 이 대열에 동참했다. 가장 최근 것으로는 ‘뉴욕타임스’ 5월15일자에 실린 토머스 프리드먼의 칼럼 ‘정신나간 사람은 누구인가’(Who’s Crazy Here?)다. 프리드먼은 이 글에서 부시 행정부의 MD 구축논리를 부시 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말을 빌려 공박했다.
“부시 독트린에 따르면 불량국가들은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복당해 파괴될 것을 알면서도 미국에 미사일을 발사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완벽하게 작동하지도 않는 ‘허수아비 미사일 방어막’을 구축하면, 불량국가들은 그제야 제정신이 들어 미국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냉전시절 평화를 유지해 온 억제력(deterrence)으로는 이라크 북한 이란 등 ‘정신나간’ 국가들의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미사일 방어막이 설령 완벽하지 않더라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상반된 논리를 해석해 보면, 명중률 100%의 완벽한 미사일은 불량국가들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고, ‘스위스 치즈’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불완전한 미사일 방어막은 그들을 억제할 수 있다는 모순된 논리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하버드대 짐 월시는 지난 5월1일 ‘LA타임스’ 논단(op-ed)에서 “미국을 방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뛰어난 ‘방패’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방지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MD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MD 비판 대열에는 요즘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칼럼니스트로 손꼽히는 윌리엄 파프도 있다. 그는 LA타임스 신디케이트를 통해 미 전역에 배포된 최근 칼럼에서 미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군사전략과 그 일환인 MD계획에 대해 ‘고립주의자의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전 세계적인 감시체제와 무인 무기를 동원한 안전 개입을 목표로 하는 미사일 방어-공격 체제는 할리우드에서 차용해 온 구상에 입각한 전략계획처럼 보인다. 이 전략체계가 대상으로 삼는 위협은 따지고 보면 미국이 다른 나라에 가하는 위협의 자화상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튼 부시 행정부는 MD계획 추진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 계획이 구체화하려면 주요 국들과의 외교 절충, 천문학적인 예산 조달, 기술적 난제 극복 등 수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MD에 대한 미국 내 다양한 비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도 부시 행정부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우리는 귀하가 남은 임기 중 탄도탄요격 시스템을 배치하는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그러한 시스템은 우리를 충분히 보호하지도 못할 것이며, 오히려 이 나라의 핵심 안보이익에 심대한 해를 끼칠 것입니다. (…) 특히 우주공간에서 재진입하는 운반체를 요격한다는 구상은 공격용 미사일의 성능개선 경쟁에서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5월 초 클린턴 대통령이 유보한 MD계획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다시 한번 미국 내에서 다양한 반대 여론이 터져나온 것은 당연한 일.
먼저 정권교체로 야당이 된 민주당에서 일찌감치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정치와 경제, 전략적으로 미국을 약화시킬 수 있는 MD체제는 아무것도 방어할 수 없다”(톰 대슐 상원 원내총무) “제2의 냉전을 초래할 수 있다”(칼 레빈 상원 군사위 소속 의원) 등이었다. 기존의 군축 기조를 파괴하면서까지 구축하는 MD체제는 외교 갈등과 기술적 한계 등의 문제를 안고 있고, 무엇보다 세계적인 군비경쟁을 촉발함으로써 국가안보를 더 취약하게 할 것이라는 게 논지였다.
곧이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등 유수 언론에 정기 기고하는 저명 칼럼니스트들이 이 대열에 동참했다. 가장 최근 것으로는 ‘뉴욕타임스’ 5월15일자에 실린 토머스 프리드먼의 칼럼 ‘정신나간 사람은 누구인가’(Who’s Crazy Here?)다. 프리드먼은 이 글에서 부시 행정부의 MD 구축논리를 부시 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말을 빌려 공박했다.
“부시 독트린에 따르면 불량국가들은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복당해 파괴될 것을 알면서도 미국에 미사일을 발사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완벽하게 작동하지도 않는 ‘허수아비 미사일 방어막’을 구축하면, 불량국가들은 그제야 제정신이 들어 미국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냉전시절 평화를 유지해 온 억제력(deterrence)으로는 이라크 북한 이란 등 ‘정신나간’ 국가들의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미사일 방어막이 설령 완벽하지 않더라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상반된 논리를 해석해 보면, 명중률 100%의 완벽한 미사일은 불량국가들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고, ‘스위스 치즈’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불완전한 미사일 방어막은 그들을 억제할 수 있다는 모순된 논리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하버드대 짐 월시는 지난 5월1일 ‘LA타임스’ 논단(op-ed)에서 “미국을 방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뛰어난 ‘방패’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방지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MD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MD 비판 대열에는 요즘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칼럼니스트로 손꼽히는 윌리엄 파프도 있다. 그는 LA타임스 신디케이트를 통해 미 전역에 배포된 최근 칼럼에서 미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군사전략과 그 일환인 MD계획에 대해 ‘고립주의자의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전 세계적인 감시체제와 무인 무기를 동원한 안전 개입을 목표로 하는 미사일 방어-공격 체제는 할리우드에서 차용해 온 구상에 입각한 전략계획처럼 보인다. 이 전략체계가 대상으로 삼는 위협은 따지고 보면 미국이 다른 나라에 가하는 위협의 자화상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튼 부시 행정부는 MD계획 추진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 계획이 구체화하려면 주요 국들과의 외교 절충, 천문학적인 예산 조달, 기술적 난제 극복 등 수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MD에 대한 미국 내 다양한 비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도 부시 행정부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