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육군 장교 A씨는 아내와 함께 비뇨기과를 찾아와 씩씩거렸다. 40대 초반 주부인 아내가 “성관계를 거부해 정상이 아닌 것 같다”며 병원으로 데려온 것이다. A씨는 “단 한 번도 외도한 적이 없고, 음경도 크고 발기도 훌륭한데 아내가 고마워할 줄 모른다”며 당당했다. 반면 아내는 “하기 싫은데도 밤낮으로 요구하고 전희도 없이 곧장 삽입하려 드는 남편 때문에 힘들다”며 하소연했다. 그동안 주말부부였던 이 부부는 A씨가 근무지를 강원도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뒤 함께 살게 되면서 문제가 터진 것이다. 아내는 이혼까지 결심했다.
A씨 사례는 특별하지 않다. 대한민국 보통 남자들은 여자에 대해 모른다. 아니, 여자의 말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여자라면 내가 잘 알지”라며 박사처럼 허세를 부린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은 “남자들이 먼저 남녀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특히 성생활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1966년 ‘인간의 성반응’을 쓴 마스터스와 존슨 박사, 2001년 로즈마리 바손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남자의 성적 만족은 흥분(발기)→안정→절정(오르가슴)→해소로 단선구조인 데 비해 여자의 성적 만족은 감정적 친밀감, 다양한 성적 자극, 행복감 등이 충족될 때 일어나는 복합구조다.
남성 크기보다는 달콤한 분위기
남자들은 ‘크기’에 대해 맹신한다. 여자가 섹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 다른 복잡한 원인을 찾는 대신 “작아서 그런가”라며 문제를 단순화한다. 반면 크기에 자신 있는 남성은 자신의 문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비뇨기과 의사들은 “음경 크기와 여자의 성만족도는 큰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여자는 질 입구에 성감대가 모여 있어 음경이 5cm 이상만 되면 충분하다. 40대 초반 B씨의 음경은 6cm. B씨는 “목욕탕에서 부끄럽다”는 이유로 음경확대 수술을 결심했지만 아내는 “남편이 다정다감해 잠자리에서 늘 만족스럽다”며 수술을 만류했다.
‘작은’ B씨가 아내를 만족시켰던 힘은 바로 ‘전희’다. B씨 부부는 평소 대화를 자주 나누며 서로의 성감대를 찾아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신의 크기만 맹신한 채 삽입 위주로 성관계를 맺은 A씨가 아내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도 전희를 생략했기 때문이다. 리즈산부인과 명동점 강미지 원장은 “여자는 충분한 전희 없이 바로 삽입해 사정으로 끝나는 성관계를 단순한 배설행위로 여긴다. 만족스러운 성관계에 전희는 필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남자가 전희를 ‘귀찮은 일’로 여긴다. 한국성과학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부부 5쌍 중 2쌍이 전희 없이 바로 삽입하거나 전희 시간이 5분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장은 “남자는 발기만 되면 성관계 준비가 끝났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남자는 여자의 성감대를 찾아 충분히 사랑해줄 의무가 있다. 남자의 성감대는 사타구니에 몰려 있지만, 여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퍼져 있어 서로 교감하며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교감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평소 스킨십을 자주 나누며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 또 여성이 콤플렉스라고 생각하는 부위를 정성껏 애무해주는 것도 여성의 자신감을 높이는 한 방법이다.
성관계가 끝난 뒤 남자의 행동도 중요하다.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사정 즉시 피로감이 몰려오고, 욕구가 해결됐다는 만족감에 졸음을 느낀다. 하지만 여자는 오르가슴 이후 교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성클리닉을 찾은 한 주부도 “샤워를 하고 와서 잠들어버린 남편을 보고 배신감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불평했다.
여기에 기본적인 예의도 중요하다. 이 소장은 “예상외로 씻지도 않고 양치질도 하지 않은 채 성관계를 하려는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는 아내가 많다”고 말했다. 늦은 시간 술에 취해 아내를 깨워 성관계를 시도하는 남편도 골칫거리다. 성관계를 원치 않는 아내의 신호를 정확히 알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
또 성관계를 할 때 여자의 몸을 비하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30대 초반 여성 C씨는 남편 손에 이끌려 산부인과에서 상담을 받았다. C씨의 남편은 출산 이후 성관계를 할 때마다 “질이 헐겁다. 애 좀 써봐라”며 아내를 노골적으로 타박했다. 질압 체크를 받은 결과는 정상이었지만, 결국 C씨는 남편의 타박에 상처를 받아 심인성 성장애를 겪었다.
전희 길고 다양하면 좋아
남자가 원만한 성관계를 위해 갈고닦아야 할 부분은 충분한 시간과 다양한 체위다. 성클리닉을 찾은 많은 여자가 ‘짧은 삽입시간과 그로 인한 단조로운 체위’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여자들의 불만은 날로 높아지는 데 반해, 남자들은 이런 사정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대한남성과학회와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가 시행한 ‘조루증에 대한 남녀 인식조사’에서 조루증과 발기부전을 구분하지 못하는 남자가 전체 40%에 달했다. 여자도 절반가량이 모르고 있다.
조루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여자가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성관계 시간이 짧아졌다면 남성들이 먼저 조루증을 의심해야 한다. 질 내 삽입 이후 사정까지 시간, 사정 조절 여부가 기준이 된다. 의학계에서는 그 시간을 1~2분으로 본다. 조루증은 성관계에 자신감이 떨어졌거나, 대뇌의 성감이 강한 탓에 약한 자극에도 흥분해 발생하는 심인성 조루와 성기의 신경이 민감해 발생하는 과민성 조루로 나뉜다. 조루증 남성은 병원을 찾아와 상담받은 뒤 음경배부신경 차단술, 국소마취제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세대별 여성의 고민을 먼저 읽어주는 것도 남자의 의무다. 미혼 여성, 젊은 기혼 여성 중에는 임신에 대한 공포, 육아 스트레스로 성관계를 기피하는 이가 많다. 남자가 피임을 소홀히 하니 젊은 여자 중에는 위생상 위험이 따르더라도 임신 확률이 낮은 생리기간 끝 무렵에 관계를 맺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성클리닉 관계자들은 “임신과 관련해 여자가 받는 스트레스는 남자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여자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성관계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 기피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자는 성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훨씬 심하다.
중년 남성은 중년 여성의 신체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남자는 성호르몬 변화가 천천히 찾아오는 데 비해, 여자는 완경(完經·월경을 완성했다는 뜻으로 폐경을 순화한 말)을 계기로 극심한 변화를 겪는다. 완경기 여성들은 질 점막의 수분이 줄어 질 위축증이 생기고, 질 분비액이 감소해 성교통도 겪는다. 위축성 질염으로 인한 질 내 작열감, 가려움증도 성관계를 기피하는 요인이다. 질이 이완돼 성관계 시 음경이 자주 빠지거나 질에서 방귀 소리가 나기도 한다. 우울증, 불안감, 신경과민도 여성의 힘을 뺀다.
남자는 여자의 신체 변화를 정확히 알고 성관계 때 전희 시간을 늘리거나 성윤활제 등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성관계 때 여성의 질에서 냄새가 나거나 붓는 등 위축성 질염 증상이 보이면, 이를 핑계로 성관계를 피하기보다 병원 치료를 조심스럽게 권해야 한다. 완경기 여성은 호르몬 요법을 받아 질 건조증, 성교통, 외음부 가려움증을 해결할 수 있다.
남녀 이해 건강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
남자가 여자를 이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래된 부부, 커플일수록 더 소홀해지기 쉽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배려하며 규칙적인 성관계를 하는 것은 남녀 모두에게 이롭다. 성의학 전문가 조성완 비뇨기과 박사는 “서로의 성욕구를 만족시켜주면서 꾸준히 성관계를 하는 것은 건강에도 좋다. 이는 성기능의 퇴화를 막고,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노화도 방지한다”고 권한다. 반복된 관계가 지루하다면 여행을 떠나거나 침실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일부 남자는 파트너를 바꿔 성 불만을 해결하려 한다. 이 소장은 이렇게 충고한다.
“파트너를 바꾸면 일시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뿐이다. 남성 중심적인 사람은 다른 파트너와 성관계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여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먼저다.”
A씨 사례는 특별하지 않다. 대한민국 보통 남자들은 여자에 대해 모른다. 아니, 여자의 말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여자라면 내가 잘 알지”라며 박사처럼 허세를 부린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은 “남자들이 먼저 남녀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특히 성생활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1966년 ‘인간의 성반응’을 쓴 마스터스와 존슨 박사, 2001년 로즈마리 바손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남자의 성적 만족은 흥분(발기)→안정→절정(오르가슴)→해소로 단선구조인 데 비해 여자의 성적 만족은 감정적 친밀감, 다양한 성적 자극, 행복감 등이 충족될 때 일어나는 복합구조다.
남성 크기보다는 달콤한 분위기
리즈산부인과 강미지 원장은 완경기 변화로 성관계가 어려운 여성에게 호르몬요법을 권한다.
‘작은’ B씨가 아내를 만족시켰던 힘은 바로 ‘전희’다. B씨 부부는 평소 대화를 자주 나누며 서로의 성감대를 찾아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신의 크기만 맹신한 채 삽입 위주로 성관계를 맺은 A씨가 아내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도 전희를 생략했기 때문이다. 리즈산부인과 명동점 강미지 원장은 “여자는 충분한 전희 없이 바로 삽입해 사정으로 끝나는 성관계를 단순한 배설행위로 여긴다. 만족스러운 성관계에 전희는 필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남자가 전희를 ‘귀찮은 일’로 여긴다. 한국성과학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부부 5쌍 중 2쌍이 전희 없이 바로 삽입하거나 전희 시간이 5분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장은 “남자는 발기만 되면 성관계 준비가 끝났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남자는 여자의 성감대를 찾아 충분히 사랑해줄 의무가 있다. 남자의 성감대는 사타구니에 몰려 있지만, 여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퍼져 있어 서로 교감하며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교감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평소 스킨십을 자주 나누며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 또 여성이 콤플렉스라고 생각하는 부위를 정성껏 애무해주는 것도 여성의 자신감을 높이는 한 방법이다.
성관계가 끝난 뒤 남자의 행동도 중요하다.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사정 즉시 피로감이 몰려오고, 욕구가 해결됐다는 만족감에 졸음을 느낀다. 하지만 여자는 오르가슴 이후 교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성클리닉을 찾은 한 주부도 “샤워를 하고 와서 잠들어버린 남편을 보고 배신감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불평했다.
여기에 기본적인 예의도 중요하다. 이 소장은 “예상외로 씻지도 않고 양치질도 하지 않은 채 성관계를 하려는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는 아내가 많다”고 말했다. 늦은 시간 술에 취해 아내를 깨워 성관계를 시도하는 남편도 골칫거리다. 성관계를 원치 않는 아내의 신호를 정확히 알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
또 성관계를 할 때 여자의 몸을 비하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30대 초반 여성 C씨는 남편 손에 이끌려 산부인과에서 상담을 받았다. C씨의 남편은 출산 이후 성관계를 할 때마다 “질이 헐겁다. 애 좀 써봐라”며 아내를 노골적으로 타박했다. 질압 체크를 받은 결과는 정상이었지만, 결국 C씨는 남편의 타박에 상처를 받아 심인성 성장애를 겪었다.
전희 길고 다양하면 좋아
남자가 원만한 성관계를 위해 갈고닦아야 할 부분은 충분한 시간과 다양한 체위다. 성클리닉을 찾은 많은 여자가 ‘짧은 삽입시간과 그로 인한 단조로운 체위’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여자들의 불만은 날로 높아지는 데 반해, 남자들은 이런 사정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대한남성과학회와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가 시행한 ‘조루증에 대한 남녀 인식조사’에서 조루증과 발기부전을 구분하지 못하는 남자가 전체 40%에 달했다. 여자도 절반가량이 모르고 있다.
조루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여자가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성관계 시간이 짧아졌다면 남성들이 먼저 조루증을 의심해야 한다. 질 내 삽입 이후 사정까지 시간, 사정 조절 여부가 기준이 된다. 의학계에서는 그 시간을 1~2분으로 본다. 조루증은 성관계에 자신감이 떨어졌거나, 대뇌의 성감이 강한 탓에 약한 자극에도 흥분해 발생하는 심인성 조루와 성기의 신경이 민감해 발생하는 과민성 조루로 나뉜다. 조루증 남성은 병원을 찾아와 상담받은 뒤 음경배부신경 차단술, 국소마취제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세대별 여성의 고민을 먼저 읽어주는 것도 남자의 의무다. 미혼 여성, 젊은 기혼 여성 중에는 임신에 대한 공포, 육아 스트레스로 성관계를 기피하는 이가 많다. 남자가 피임을 소홀히 하니 젊은 여자 중에는 위생상 위험이 따르더라도 임신 확률이 낮은 생리기간 끝 무렵에 관계를 맺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성클리닉 관계자들은 “임신과 관련해 여자가 받는 스트레스는 남자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여자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성관계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 기피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자는 성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훨씬 심하다.
중년 남성은 중년 여성의 신체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남자는 성호르몬 변화가 천천히 찾아오는 데 비해, 여자는 완경(完經·월경을 완성했다는 뜻으로 폐경을 순화한 말)을 계기로 극심한 변화를 겪는다. 완경기 여성들은 질 점막의 수분이 줄어 질 위축증이 생기고, 질 분비액이 감소해 성교통도 겪는다. 위축성 질염으로 인한 질 내 작열감, 가려움증도 성관계를 기피하는 요인이다. 질이 이완돼 성관계 시 음경이 자주 빠지거나 질에서 방귀 소리가 나기도 한다. 우울증, 불안감, 신경과민도 여성의 힘을 뺀다.
남자는 여자의 신체 변화를 정확히 알고 성관계 때 전희 시간을 늘리거나 성윤활제 등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성관계 때 여성의 질에서 냄새가 나거나 붓는 등 위축성 질염 증상이 보이면, 이를 핑계로 성관계를 피하기보다 병원 치료를 조심스럽게 권해야 한다. 완경기 여성은 호르몬 요법을 받아 질 건조증, 성교통, 외음부 가려움증을 해결할 수 있다.
남녀 이해 건강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
남자가 여자를 이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래된 부부, 커플일수록 더 소홀해지기 쉽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배려하며 규칙적인 성관계를 하는 것은 남녀 모두에게 이롭다. 성의학 전문가 조성완 비뇨기과 박사는 “서로의 성욕구를 만족시켜주면서 꾸준히 성관계를 하는 것은 건강에도 좋다. 이는 성기능의 퇴화를 막고,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노화도 방지한다”고 권한다. 반복된 관계가 지루하다면 여행을 떠나거나 침실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일부 남자는 파트너를 바꿔 성 불만을 해결하려 한다. 이 소장은 이렇게 충고한다.
“파트너를 바꾸면 일시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뿐이다. 남성 중심적인 사람은 다른 파트너와 성관계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여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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