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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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테마 휴가지 계곡 vs 워터파크

중원폭포

우렁찬 소리, 울창한 삼림, 기암절벽에 둘러싸인 ‘얼음 폭포’ 서울 강북에서 1시간 반 거리, 자연과 역사 체험길

  •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입력2017-07-24 10: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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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층빌딩을 품었던 한강이 비로소 초록 산을 품는다. 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경기 남양주 6번 국도로 들어서자 한강은 검단산(해발 650m)과 예봉산(해발 683m)을 양측에 끼고 물길을 좁힌다. 초록(草綠)은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이라 했던가. 강은 두 산의 초록머리를 반사하며 파랑, 빨강, 노랑 물결을 일렁인다. 팔당역 자전거도로에서 자연을 만끽하는 라이더들의 페달은 경쾌하게 원을 그린다.

    신양수대교에 오르자 물안개 속 두물머리(兩水里)가 은은한 자태를 뽐낸다. 금강산 옥발봉에서 내달려온 북한강과 강원 태백시 검룡소에서 쉼 없이 내려온 남한강이 조용히 몸을 섞는 곳. 과거 강원 정선과 충북 단양 등에서 출발한 나룻배는 이곳 두물머리에서 잠시 휴식한 뒤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로 향했다. 1973년 팔당댐이 완공되고 그린벨트로 지정되면서 두물머리는 나루터 대신 관광명소로 옷을 갈아입었다. 다산 정약용도 두물머리를 보며 부조리한 사회를 개혁하고 백성을 위한 삶을 꿈꿨으리라.

    차는 어느새 용문사를 코앞에 두고 이름 모를 작은 다리를 건너 오른쪽 산길을 지난다. 차량 30~40대는 댈 수 있는 널찍한 중원계곡 주차장이 반긴다.  



    계곡 따라 늘어선 ‘천연 풀장’

    중원산(해발 815m) 중원폭포로 가는 길. 크고 작은 박석이 깔린 길을 따라 올라가니 울창한 삼림이 터널을 이룬다. 폭포까지 가지 않더라도, 피서객은 길 옆 계곡마다 듬성듬성 자리 잡고 있다. 식당에서 내놓은 평상에 앉아 아삭한 수박을 먹는 피서객 모습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일정한 수량과 울창한 삼림이 주는 나무그늘은 중원계곡의 강점인 듯했다. 이틀 전 비가 와서인지 수량은 늘었지만, 어른 얼굴만 한 돌을 동그랗게 둘러쌓아 만든 물웅덩이는 작은 아이들이 놀기에 제격이다. 대여섯 살은 돼 보이는 아이 둘은 물장구를 치고, 엄마는 추억을 담느라 연신 휴대전화를 가져다 댄다. 한산모시를 점잖게 빼입은 할아버지는 자리 깔고 누워 망중한에 잠긴다. 숲길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중원산 능선은 용문산·백운봉·도일봉과 어우러지며 절경을 이룬다. ‘경기도의 금강산’으로 불릴 만하다.



    1km는 걸었을까. ‘중원폭포 0.25km’ ‘중원산 3.095km’ ‘도일봉 4.06km’ 팻말이 반갑다. ‘중원폭포’ 문구가 쓰인 표지석이 보일 즈음, 우렁찬 물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푸른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높이는 10m가 채 안 되지만 폭포는 병풍을 두른 듯 기암절벽에 에워싸여 절묘한 풍경을 보여준다. 

    곱상한 처녀 ‘댕기’를 늘여놓은 듯한 물줄기 아래 맑은 용소(龍沼)는 하늘색 물감을 풀었다. 친구들과 피서 온 청소년 무리와 가족 단위 피서객, 등산객들은 폭포 바위에 자리 잡았고, 튜브를끼고 수영하는 아이들과 바위에서 다이빙하는 청소년들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물에 발을 담그니 폭포 소리만큼 차다. 한쪽 바위에 걸터앉아 눈을 감으니 나이아가라폭포가 따로 없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이런 명소가 있었다니’ 하는 생각에 코웃음이 난다. 서울 도심에서 양평 중원계곡으로 향하는 1시간 20분, 주차장에서 중원폭포까지 가는 20분도 자연과 역사를 체험하는 길이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쾌하다.



    Water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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