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사유에 대한 무거운 질문’
‘존재’란 단어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말이다. 그런데 철학은 서양이든 동양이든 이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답을 해온 학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헤겔 이후 존재에 대한 질문이 무망해진 측면이 있지만, 인류…
200908252009년 08월 19일유대인 성공비결을 염탐하다
“전 세계 민족 중에서 가장 박해를 많이 받은 민족은 유대인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민족 가운데 앞으로도 적당한 견제를 받아야 마땅한 민족이 있다면 그것 역시 유대인이다.” 아마 적지 않은 사람이 이 명제에 동의하거나 최소한 그럴 …
200908182009년 08월 13일생명을 빼앗아도 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호모 사케르’란 사람들이 범죄자로 판정한 자를 말한다. 그를 희생물로 바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그를 죽이더라도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는다. 사실 최초의 호민관법은 만약 누군가 평민 의결을 통해 ‘신성한 자’로 공표된 사람을 …
200908112009년 08월 05일시장심리에 대한 거시경제학자의 고백
‘호모 이코노미쿠스’인 우리는 늘 경제적 활동을 한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합리적인 동기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경제학이 특정 분야의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기는 어렵다. 경제학은 사회학이나 철학, 혹은 심리학, 때로는 수학에 포섭…
200908042009년 07월 29일니체에 대한 오해 벗긴 ‘포스트 니체’
‘니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신은 죽었다’라는 말이다. 하지만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가기란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청춘의 열병을 치료하기 위해 니체에 탐닉하지만 그 열기는 금세 식어버린다. 물론 이유는 ‘난해하다’는 …
200907282009년 07월 20일당혹스런 현대미술, 그 친절한 입문서
‘미(美)’ 혹은 미적 대상을 ‘아름답게’ 재현하는 고전미술과 달리, 현대미술(Contemporary Art)은 여러 면에서 감상자를 당혹스럽게 한다. 그중 으뜸은 ‘난해성’이고, 특히 말썽인 것은 ‘재현 대상에 대한 비지시성’이다…
200907212009년 07월 15일비극적일 만큼 실존적이고 싶은 공간
주말에 딸아이와 ‘빨간 머리 앤’이라는 만화영화를 보던 중 예전에 흘려들었던 대사 하나가 새롭게 가슴을 두드렸다. 앤이 이렇게 말한다. “아줌마, 아줌마는 다른 사람이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냥 여자라고 하면 좋겠어요? 꽃도 마찬가지…
200907142009년 07월 08일끝까지 사람을 믿었던 위대한 사상가
인식의 ‘평범’과 ‘비범’을 가르는 경계는 ‘응시’와 ‘실천’의 차이에 있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분량이나 권수에 집착해 많은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은 ‘자폐적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한 권을 읽더라도 사색과 명상을 하고 …
200907072009년 07월 01일“죽이지 마소, 파리가 저렇게 빌잖소”
탤런트 김수미 씨는 참 매력적인 사람이다. 연기력 출중한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로 기억되던 이가 어느 날 간장게장 꽃게장의 달인으로 홈쇼핑에 등장하더니 모 방송사의 컬트 드라마에선 ‘이사벨’이라는 흡혈귀로, 또 영화에서는 등에…
200906302009년 06월 25일‘도덕경’을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 노자의 ‘도덕경(道德經)’ 제1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은유의 거장 ‘노자’의 글답게 후대의 해석은 구구하다. ‘도를 도라 부르면 늘 그러한 도가 아니고, 이름 지을 수 있는 …
200906232009년 06월 17일어려워도 끌리는 詩
고향에 내려와 빨래를 널어보고서야 알았네. 어머니가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는 사실을 눈 내리는 시장 리어카에서 어린 나를 옆에 세워두고 열심히 고르시던 가족의 팬티들 펑퍼짐한 엉덩이처럼 풀린 하늘로 확성기 소리 …
200906162009년 06월 11일창의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창의성’이 화두다.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특성’으로, ‘평범성’의 대립 개념이다. 그래서 ‘창의적이지 않다’는 말은 ‘평범하다’와 같고, 이때의 ‘평범함’은 종종 무언가를 축내기만 하는 ‘악덕’으로 이…
200906092009년 06월 03일죽거나 미치지 않고 어떻게 전쟁을 설명할까
쉽게 읽히지만 놓치기가 쉽다. 미국 현대문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예사롭지도 않다. 시간관은 보르헤스를 떠올리게 하고, 전개 방식은 ‘플랑드르의 길’을 연상케 한다. 시점은 난마처럼 얽히고 이야기도 타르 덩어리처럼 엉켜 있다…
200906022009년 05월 29일지식인의 ‘외면과 회피’ 에 던지는 유언장
‘“그때도 나는 아직 살아 있었지. 아직은 죽고 싶지 않았네. 나는 지금 내 심장을 가르고, 그 피를 자네의 얼굴에 끼얹으려고 하는 것이네. 내 심장의 고동이 멈췄을 때 자네의 가슴에 새로운 생명이 깃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네…
200905262009년 05월 20일평단을 뒤흔든 경이적인 SF
다윈 탄생 200주년인 올해를 전후해 과연 다윈주의를 신봉하는 과학자(혹은 과학적 사고를 하는 자)가 크리스천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도발적 담론이 쏟아졌다. 그 이전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윈 200주년과 맞물…
200905192009년 05월 15일‘악마의 전령’ 된 평범한 대중
한 권의 책에 대해 말하려면 생각의 가닥이 정돈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 다음에는 주제가 ‘내 생각에 공명’하면서 나의 견해를 묻고, 거기서 생긴 파동이 되돌림이 되어 내 생각의 덩어리를 …
200905122009년 05월 08일‘지적 기아’ 채워줄 뜨거운 탐구욕
진리는 인간을 구속하는가, 자유롭게 하는가. 예술작품은 모두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경험은 인식의 유일한 원천인가.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돼 있는가. 이상의 질…
200905052009년 04월 29일중국철학 관통한 ‘경의의 대작’
정치인들이 소개하는 자신의 애독서, 혹은 애장서를 보면 ‘이 사람은 진짜 어떤 사람일까?’ 하고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경우가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두고 ‘가장 감명 깊었던 책’이라고 말한 모 의원이나 늘 ‘삼국지’에서 배운…
200904282009년 04월 22일초원에서 키운 ‘정신적 유목’의 서사시
해적판을 포함해 1800만부가 팔린 ‘괴물’ 같은 소설이 있다. 열악한 중국 출판시장에서 정본 판매부수만 240만부, 소설 사상 최고액 해외 판권 등의 표면적 성과도 놀랍지만, 그보다는 책을 펼쳐들었을 때 독자를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200904212009년 04월 16일미술 고정관념 뒤집는 안내서 & 자극제
미술에 문외한인 당신에게 누군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같은 그림은 미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분명 그가 당신을 조롱한다고 여길 것이다. 아무리 문외한이라 해도 ‘모나…
200904142009년 04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