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이 한류는 케이팝(K-pop)의 유의어가 됐다. 그리고 케이팝의 유의어는 아이돌이 됐다. 이 개념을 확장한 장본인은 말할 것도 없이 싸이다. 아이돌과 댄스뮤직은 한국 대중음악을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확산시켰다. 그게 전부일까. 아니다. 밴드와 싱어송라이터의 해외 진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선 기획이 바로 서울소닉이다.
2011년 아이튠즈에 한국 음악을 공급하는 DFSB Kollective(대표 버니 조)가 여러 기획자와 손잡고 한국 밴드의 북미 투어를 조직한 것이 서울소닉의 시작이다. 첫해에는 갤럭시 익스프레스, 이디오테잎, 비둘기 우유가 미국과 캐나다를 한 달간 돌았다. 지난해에는 3호선 버터플라이, 크라잉넛, 옐로우 몬스터즈가 바통을 이어받았고 올해에는 노브레인,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로다운30이 서울소닉 주인공이 됐다.
3회째를 맞는 만큼 올해 프로그램은 대폭 확장됐다. 3월 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해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공연장 인터미션SF에서 첫 공연을 갖는다. 3월 12일에는 텍사스 주도 오스틴으로 이동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음악 페스티벌이자 컨퍼런스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에 참가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 유력 음악저널 ‘스핀매거진’이 한국 밴드만을 위한 쇼케이스를 프로듀싱한다는 사실이다. 스핀매거진은 몇 년 전부터 한국 대중음악에 주목해 한국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을 취재하거나 음악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져왔다. 스핀매거진이 SXSW에서 한국 밴드를 위한 쇼케이스를 마련한다는 사실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 록의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서울소닉은 SXSW에 이어 캐나다 토론토로 이동한다. 캐나다의 가장 큰 음악 컨퍼런스인 캐나디안 뮤직위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 후에도 로드아일랜드 주에 있는 브라운대학, 뉴욕 인디음악 중심지인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소재한 285 켄트애비뉴, 샌디에이고의 클럽 틴 켄 에일하우스, 배우 조니 뎁이 소유한 로스앤젤레스의 바이퍼룸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서울소닉이 가진 의미는 단순히 한국 밴드에게 북미 투어 기회를 준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에게 명백한 동기를 부여한다는 함의가 더 크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첫 번째 서울소닉에 고무받아 스스로 경비를 마련한 뒤 지난해 SXSW에 참가했을 뿐 아니라, 텍사스 일대를 돌며 한 달간 자체 투어를 벌였다. 올해 이들은 아예 판을 키웠다. SXSW가 열리는 텍사스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일리노이, 덴버 등 미국 전역을 누비며 27회라는 초강행군 일정을 소화한다. 3호선 버터플라이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탄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나 3호선 버터플라이 모두 서울소닉 경험이 없었다면 북미 투어는 여전히 현실이 아닌 꿈에 머물렀을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제시해왔기 때문일까. 올해 SXSW는 주목할 만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여는 ‘코리아 나이트’라는 프로그램이다. 무대에 오르는 가수는 서울소닉 참가팀 외에도 국카스텐, F(x), 윈디시티, 이승열, 정차식, 더 긱스 등 총 13팀에 이른다.
‘코리아 나이트’가 갖는 의미는 이렇다. 미국 내에 독자적인 팬 기반을 갖추지 않는 한, 아무리 유명한 한국 가수가 미국에 가더라도 교포 상대의 공연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팀이 독자적인 이벤트를 벌여 한꺼번에 공연을 벌이면 이는 한국 출신 특정 뮤지션의 공연이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의 현 지형도를 보여주는 이슈가 될 수 있다. 케이팝이라는 기호 안에 아이돌, 밴드, 싱어송라이터 등 폭넓은 지층이 함께 자리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이런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비록 빌보드를 비롯한 주류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미국 내에 일본 인디음악 팬층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번 한 달, 따로 또 같이 북미 대륙을 횡단할 우리 뮤지션이 한국 대중음악 외연을 넓힐 수 있을까. 그들과 동행하며 현지에서 관찰기를 전하겠다.
2011년 아이튠즈에 한국 음악을 공급하는 DFSB Kollective(대표 버니 조)가 여러 기획자와 손잡고 한국 밴드의 북미 투어를 조직한 것이 서울소닉의 시작이다. 첫해에는 갤럭시 익스프레스, 이디오테잎, 비둘기 우유가 미국과 캐나다를 한 달간 돌았다. 지난해에는 3호선 버터플라이, 크라잉넛, 옐로우 몬스터즈가 바통을 이어받았고 올해에는 노브레인,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로다운30이 서울소닉 주인공이 됐다.
3회째를 맞는 만큼 올해 프로그램은 대폭 확장됐다. 3월 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해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공연장 인터미션SF에서 첫 공연을 갖는다. 3월 12일에는 텍사스 주도 오스틴으로 이동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음악 페스티벌이자 컨퍼런스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에 참가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 유력 음악저널 ‘스핀매거진’이 한국 밴드만을 위한 쇼케이스를 프로듀싱한다는 사실이다. 스핀매거진은 몇 년 전부터 한국 대중음악에 주목해 한국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을 취재하거나 음악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져왔다. 스핀매거진이 SXSW에서 한국 밴드를 위한 쇼케이스를 마련한다는 사실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 록의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서울소닉은 SXSW에 이어 캐나다 토론토로 이동한다. 캐나다의 가장 큰 음악 컨퍼런스인 캐나디안 뮤직위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 후에도 로드아일랜드 주에 있는 브라운대학, 뉴욕 인디음악 중심지인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소재한 285 켄트애비뉴, 샌디에이고의 클럽 틴 켄 에일하우스, 배우 조니 뎁이 소유한 로스앤젤레스의 바이퍼룸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서울소닉이 가진 의미는 단순히 한국 밴드에게 북미 투어 기회를 준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에게 명백한 동기를 부여한다는 함의가 더 크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첫 번째 서울소닉에 고무받아 스스로 경비를 마련한 뒤 지난해 SXSW에 참가했을 뿐 아니라, 텍사스 일대를 돌며 한 달간 자체 투어를 벌였다. 올해 이들은 아예 판을 키웠다. SXSW가 열리는 텍사스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일리노이, 덴버 등 미국 전역을 누비며 27회라는 초강행군 일정을 소화한다. 3호선 버터플라이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탄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나 3호선 버터플라이 모두 서울소닉 경험이 없었다면 북미 투어는 여전히 현실이 아닌 꿈에 머물렀을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제시해왔기 때문일까. 올해 SXSW는 주목할 만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여는 ‘코리아 나이트’라는 프로그램이다. 무대에 오르는 가수는 서울소닉 참가팀 외에도 국카스텐, F(x), 윈디시티, 이승열, 정차식, 더 긱스 등 총 13팀에 이른다.
‘코리아 나이트’가 갖는 의미는 이렇다. 미국 내에 독자적인 팬 기반을 갖추지 않는 한, 아무리 유명한 한국 가수가 미국에 가더라도 교포 상대의 공연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팀이 독자적인 이벤트를 벌여 한꺼번에 공연을 벌이면 이는 한국 출신 특정 뮤지션의 공연이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의 현 지형도를 보여주는 이슈가 될 수 있다. 케이팝이라는 기호 안에 아이돌, 밴드, 싱어송라이터 등 폭넓은 지층이 함께 자리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이런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비록 빌보드를 비롯한 주류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미국 내에 일본 인디음악 팬층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번 한 달, 따로 또 같이 북미 대륙을 횡단할 우리 뮤지션이 한국 대중음악 외연을 넓힐 수 있을까. 그들과 동행하며 현지에서 관찰기를 전하겠다.
2013 서울소닉에 참가하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노브레인, 로다운30(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