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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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애드리브 10초마다 웃음 터져

뮤지컬 ‘드립걸즈’

  • 구희언 여성동아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2-10-15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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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무가내 애드리브 10초마다 웃음 터져
    3년 전 KBS 2TV ‘개그콘서트’ 인기의 중심에는 ‘분장실의 강선생님’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이 코너를 이끈 안영미, 강유미, 정경미, 김경아 등 사인방은 개그우먼 전성시대의 재림을 알린 주역이다. 이들이 물오른 개그 ‘감’으로 무장하고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브라운관이 아닌 대학로 무대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드림걸스’를 살짝 비튼 ‘드립걸즈’라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드립’은 공연을 활어처럼 펄떡이게 하는 ‘애드리브(ad lib)’에서 따왔다는데, 첫 무대부터 섹시한 차림으로 등장한 사인방이 화려한 모델 워킹으로 분위기를 달군다. 런웨이에 선 그들이 말한다. 우스꽝스럽게 분장하고 나와서 웃기는 개그우먼을 상상했다면 잊으라고.

    지금도 대학로에서는 개그 공연이 인기다. 지상파 데뷔를 꿈꾸는 개그 새싹들이 선배들과 함께 공연하는 게 대부분이고, 개그우먼이 주축이 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 사람은 각각 ‘성형드립’ ‘섹드립’ ‘연애드립’ ‘육아드립’ 등 숱한 애드리브를 연발해 관객의 광대뼈가 내려갈 틈을 도통 주지 않는다.

    막무가내 애드리브 10초마다 웃음 터져
    ‘분장실의 강선생님’ 때와 비교하면, 정경미와 김경아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나름의 캐릭터를 확립한 점이 다르다. 15세 이상 관람가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시의적절한 ‘섹드립’으로 공연을 맛깔나게 이어가는 건 ‘김꽃두레’ 안영미 몫이다. 7년째 윤형빈과 연애 중인 ‘국민요정’ 정경미는 ‘늙는다는 것’과 장기 연애의 고충을 토로해 공감을 산다. 한층 예뻐진 얼굴로 돌아온 강유미의 전공은 ‘성형드립’이다. 유일한 ‘애 엄마’ 김경아는 남편이자 동료 개그맨인 권재관, 그리고 기사에 자기 이름을 잘못 표기한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개그 요소로 활용한다.

    작품 장르는 뮤지컬이지만 노래 비중은 크지 않다. 강유미, 안영미의 ‘미미밴드’와 김경아, 정경미의 ‘경경밴드’가 각각 비욘세 안무와 절묘한 발라드 메들리를 선보이기는 하지만, 음악보다 ‘코믹’ 장르에 주목하는 편이 낫다. ‘개그콘서트’의 여러 코너를 연이어 보는 옴니버스 형태의 연극에 더 가깝다.



    남자 관객이라면 무작위로 불려 나와 네 사람의 남자친구 역으로 공연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으니, 기대 반 긴장감 반으로 공연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미션이 끝나면 선물도 준다.

    공연 대부분이 월요일에 쉬는 데 반해, ‘드립걸즈’는 멤버들의 녹화 일정 때문에 화·수요일 공연이 없는 대신 월요일에도 공연한다. 직장인의 일주일 체감시간이 ‘우워어어얼화아아아수우우모옥금’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업무에 지친 월요일 저녁을 달래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10월 28일까지, 서울 컬처스페이스 엔유, 문의 1588-0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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