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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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선 통신장비 강자 LTE 시대를 이끈다

탄탄한 인터넷 프로토콜 기술력 앞세워 세계 시장에 도전장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2-10-15 0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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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무선 통신장비 강자 LTE 시대를 이끈다

    다산네트웍스 7층 기술연구소에서 제품 테스트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

    유무선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다산네트웍스(대표이사 남민우·이하 다산)는 알고 보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일반인은 다산이 무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과 가정에는 다산이 만든 장비 한두 개씩은 있다. 회사 전산실에 있는 복잡한 컴퓨터 관련 장비, 그리고 가정에서 인터넷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모뎀, 와이파이 연결기기가 바로 그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제품인데….”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다산타워 1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이 기업에서 생산하는 온갖 장비 사이로 하얀색 가정용 와이파이(WiFi)가 눈에 들어왔다. 제품 테스트가 한창인 7층 기술연구소로 안내한 김지현 홍보팀장은 “LG유플러스와 KT에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망 엑세스 장비를 공급한다”고 말했다.

    LG·KT에 4G 엑세스 장비 공급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난 다산의 경쟁력은 만만치 않다. 탄탄한 인터넷 프로토콜(IP) 기술력은 세계 유수 기업과 경쟁하는 최고 무기다. 주요 제품으로는 FTTx(전화국으로부터 광섬유가 도달되는 지점의 장비), 이더넷 스위치, xDSL(전화선을 이용해 초고속데이터 통신이 가능하게 하는 장비) 등 초고속 인터넷 장비가 있다. 또한 모바일백홀 장비 및 IP셋톱박스, 인터넷 전화기, WiFi AP(와이파이 무선접속장치), OTT박스(유무선 통신으로 콘텐츠를 받아 TV와 연결해 일반 TV를 스마트 TV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단말기), TPS 단말기(가정에서 전화, 방송, 인터넷 등 네트워크 중심 구실을 하는 기기)도 제작한다.



    최근에는 라우터(둘 혹은 그 이상의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간 데이터 전송을 위해 최적 경로를 설정해주며 데이터를 해당 경로를 따라 한 통신망에서 다른 통신망으로 통신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인터넷 접속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등 솔루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산은 이 밖에도 국내 및 일본 온라인 미디어 시장을 겨냥해 OTT박스에 콘텐츠 서비스까지 결합한 OTT서비스 사업을 개시하려고 판도라TV와 합작법인 팬디미디어를 설립했다.

    강소기업이라도 우물 안 경영만 한다면 퇴보하게 마련이다. 특히 전자·통신 관련 기업에서 해외시장 진출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다산도 마찬가지다. 2009년 9월 인도 유선 통신망 증설 사업은 해외시장 진출의 신호탄이었다. 그해 11월엔 일본 모바일 사업자에 차세대 광전송장비(G-PON)를 수출했다. 일본에서의 성공은 곧바로 미국 진출로 이어졌다. 올해는 중국에 현지 합작으로 ‘차산네트웍스’를 설립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실적으로 이어져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해외 매출이 30% 이르렀으며, 앞으론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비만 해서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승리를 따내는 것은 골을 넣는 공격이다. 어렵다고 기피할 것이 아니라, 어려울수록 시장에 더 뛰어들어야 한다.”

    남 대표의 경영 마인드는 여전히 진취적이다. 다산이 통합 솔루션 그룹을 목표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기업용 소프트웨어 1위 업체 핸디소프트를 인수한 데 이어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 퓨쳐시스템에도 투자했다. 자동차 고무부품 제조업체 동명통산, 자동차 엔진성능 품질시험 장비를 생산하는 다산알앤디, 반도체 웨이퍼 공정 전문기업 이피웍스 등 6개 계열사와 전략적 동반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산이 유무선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라 연륜이 일천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산은 1993년 다산기연으로 출발해 20년째 내공을 쌓고 있다. 남 대표는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을 창업한 안철수 대통령선거 무소속 후보와 함께 벤처 1세대 대표주자다. 다산이라는 회사 명칭을 고집하는 것은 ‘목민심서’를 쓴 다산 정약용 선생의 뜻을 받들어 사회에 보탬이 되겠다는 남 대표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앞선 기술력이 곧 경쟁력

    다산은 숱한 위기를 기술력으로 넘겨왔다.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리눅스 기반 라우터를 상용화했으며, 2001년에는 리눅스 기반 L2 스위치, 2002년엔 L3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의 국산화와 상용화에 성공했다. 2004년엔 다국적 기업 지멘스가 연구개발(R·D)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지금까지 지멘스 및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의 계열사로 세계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해왔다.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후진국은 유선통신이 성숙하는 단계고, 선진국은 유선에서 무선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따라서 통신 수요도 계속 이어질 테고 제품도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남보다 한 발만 더 뛴다면 얼마든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남 대표의 말처럼 다산은 LTE 시대를 맞아 모바일 제품군을 확대하고 기존 주력사업인 유무선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 굳히기에 도전한다. 또한 향후 10년 내 세계 톱 5위에 진입하는 꿈도 꾸고 있다.

    인터뷰 ㅣ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대표

    “넘어져도 기회 주는 벤처 생태계 구축 시급”


    유무선 통신장비 강자 LTE 시대를 이끈다
    ‘창업 전도사’로 불리는 남민우 대표(52·사진)는 여전히 바쁘다. 젊은이에게 도전과 혁신이라는 창업마인드를 심어주려고 기부와 강의에 동분서주한다.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도 맡은 남 대표는 “창업 이후 험난한 일을 많이 겪었지만 처절하게 깨졌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며 벤처정신을 강조한다.

    벤처업계 상황은 어떤가.

    “여전히 어렵다. 먼저 한 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기술력만 있다면 몇 번이고 도전할 기회를 주는 ‘벤처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처음부터 성공하는 벤처가 어디 있겠나.”

    동반성장의 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분명히 다르다. 대기업은 덩치가 큰 만큼 우산 구실을 해야 한다. 우산이 있어야 중소기업이 성장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기업 우산은 반칙을 일삼았다. 클 만한 싹을 죽이고도 유야무야 넘어갔다. 잘못된 거래 관행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그것이 동반성장이고 글로벌 룰이다.”

    유무선 통신시장 전망은.

    “모든 것이 인터넷에 통합되고 있다. 심지어 케이블 TV까지 인터넷에 실어 보낸다. 말 그대로 보이스, 비디오, 데이터를 통합한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 시대다. 누가 먼저 앞선 기술력으로 이 시장을 선도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요즘 젊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월급 많은 곳보다 작은 곳에서 실력을 키우는 것이 결국 이익이다. 그렇게 키운 경쟁력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큰 자산이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창업 기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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