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자의 상징은 풍성한 갈기다. 힘과 권위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싸울 때 목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발달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사냥을 하기가 어렵고 천생 암사자에게 식량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사자가 몸집을 키우는 이유도 그 때문. 젊은 경쟁자를 누르고 외부의 적으로부터 무리를 지키려면 덩치, 즉 힘이 필요하다.
‘우아한 세계’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이 조폭을 이끌고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정글 속 수사자다. 그의 일상은 칼 맞아 죽는 것보다 과로사할 확률이 더 높다. 우아함을 가장하는 삶은 수사자의 갈기만큼이나 덧없다. 암사자 무리는 식량과 성을 미끼로 수사자를 무한 경쟁시킨다. 굶주림과 성욕, 세상에서 이 두 가지만큼 절박하고 무섭고 리얼한 게 또 있을까? 힘에서 밀리는 순간, 암사자들은 새로운 챔피언에게로 이동한다.
한국의 40대 남성은 괴롭다. 자료에 따르면 40대 2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이며, 4명 중 1명은 당뇨 환자다(잠재 환자 포함). 40대 남성의 사망률은 여성보다 2.7배 높은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아내들도 남편의 몸집을 키워줘야 한다. 정글 속에서 갈기를 세우고 앞다리로 우뚝 설 수 있는 것은 아내의 응원의 힘이다. 아내가 옆에서 도와주고 보살핀다는 믿음이 있어야 남편의 기가 산다. 그것이 행복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