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불사는 ‘큰 말(馬)은 죽지 않는다’는 바둑 격언에서 유래한 것이다. 바둑에서 말은 살아서 집을 늘려가는 중요한 키맨이다. 이 말을 어떻게 키우고 운용하는지에 따라 싸움의 승패가 판가름 난다. 대마가 잡히면 질 확률이 높다. 쫓기는 쪽에서는 대마를 살리고자 사생결단으로 수습 타개에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대마는 포위당해 위태롭게 보여도 여간해서는 잡히지 않는다.
대마불사의 심리에는 파급 효과가 막대한 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강한 믿음이 깔려 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쓰나미를 만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대마불사도 깨진다. 대마불생(大馬不生)이 된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몸집이 커지면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둔감해지게 마련이다. 대마가 침몰할 때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대마의 침몰에는 반드시 징후가 있지만 위기관리를 소홀히 하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만사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자신이 먼저 산 다음 상대를 공격한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