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종양 환자를 진단하는 이기문 원장.
갑상선 결절 매우 흔한 질환
갑상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최근 급증 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갑상선 종양 전문 강북서울외과 이기문 원장은 “예전엔 갑상선 질환이 있어도 모르고 지나쳤으나 최근 이 질환에 대한 검진이 보편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모든 의학이 첨단기기의 보급으로 병의 진단이나 치료가 쉬워졌듯, 갑상선 질환도 첨단기기의 보급과 진단이 보편화되면서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갑상선 결절은 1cm 미만의 혹을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67% 이상에서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예를 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총상 등 다른 이유로 사망한 병사들을 부검해본 결과, 악성을 포함한 갑상선 결절을 지닌 병사가 많았다는 보고서도 있었던 것을 보면 최근 갑자기 늘어난 질환은 아닌 셈이다.
대표적인 갑상선 질환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신진대사를 관장하는 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호르몬 분비가 적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이 두 질환은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기능항진증에는 갑상선 호르몬의 합성을 억제하는 약을 사용하고, 기능저하증에는 갑상선 호르몬을 투여한다.
흔하면서도 가장 주의해야 할 갑상선 질환이 바로 결절이다. 갑상선 결절에는 악성과 양성이 있다. 악성은 말 그대로 암이며, 전체 결절 환자의 3~5%에 지나지 않는다. 갑상선암의 치료법은 수술뿐이지만 다른 부위의 암보다 예후가 좋아 수술 후 20년 생존율이 95%다.
문제는 나머지 95~97%에 이르는 양성 종양 환자들이다. 양성은 낭종성 결절(물혹)과 딱딱한 고형혹으로 나뉜다. 발견 당시 아무리 미세한 크기의 종양일지라도 개인에 따라 커지는 속도가 다를 뿐 95% 이상에서 종양이 자란다는 보고가 있다. 이 원장은 “예전엔 양성 종양의 치료도 수술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앞서 예로 든 이씨와 같이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세월을 보내 종양이 커져 고통받는 환자가 많다”고 전한다.
물론 수술요법 외에 약물요법이 시행되기도 하지만 치료 효과가 낮고 치료 도중 혹이 커지는 경우가 있어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더욱이 수술요법은 전신마취를 하고 목을 절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부담을 준다. 이러한 수술요법의 단점을 보완한 치료법이 도입 중인데, 최근엔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 이상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가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원장은 “레이저보다는 고주파를 이용한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의사가 많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선고주파열응고술(RFA)이 환자나 의사들에게 선호되는 치료법”이라고 설명한다.
의사 숙련도와 노하우 필요
강북서울외과의 고주파열응고술 시술 모습.
사용되는 갑상선 전용 유도바늘의 굵기는 1mm 정도로 가늘어 시술 후 흉터에 대한 부담이 없다. 또한 냉각수가 순환하며 바늘 끝에서 생기는 열이 다른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게 하는 쿨 팁(cool tip)이라는 냉각 시스템이 있어 위험하지 않다.
게다가 국소마취한 뒤 시술하므로 전신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성대마비 등 수술 후 나타나는 합병증의 부담도 적다. 시술 시간은 30분 정도이며 입원하지 않고 곧바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또한 갑상선에 생긴 혹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치료 후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오지 않는다.
이 원장은 “갑상선 혹이 양성일 때와 악성(암)이지만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환자가 수술을 거부할 때, 외관상 혹이 드러나 보일 때, 혹으로 목에 압박 증상이 있을 때, 환자가 혹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원할 때는 갑상선고주파열응고술을 권할 만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