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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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검역, ‘증상 확인’에서 ‘예방 중심’으로 업그레이드해야

[이윤현의 보건과 건강]

  • 이윤현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대한검역학회 회장)

    입력2026-06-01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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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에볼라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려면 더욱 철저한 검역이 필요하다. GETTYIMAGES

    서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에볼라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려면 더욱 철저한 검역이 필요하다. GETTYIMAGES

    필자는 3년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감염병 대응 역량강화 사업 타당성 조사단장으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을 방문했다. 당시 공항을 벗어나 시내에 진입하던 순간 마주한 풍경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통제되지 않은 인파, 비정형적인 시장, 쓰레기와 매연이 뒤섞인 환경…. 이런 것들이 감염병 발생의 토양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최근 그때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5월 17일 민주콩고와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면서다. 

    에볼라는 1976년 민주콩코 에볼라강 인근에서 발견된 같은 이름의 바이러스가 전파한다. 이 강 유역에서 감염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연중 고온다습한 기후와 풍부한 생물다양성, 사람 생활권과 야생동물 서식지의 중첩, 그리고 열악한 위생환경과 제한된 의료 접근성 등이 인수공통감염병 발생의 구조적 조건이다.

    여행자 스스로 검역 파트너 돼야

    한국은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WHO의 비상사태 선언 직후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고 5월 19일부터 민주콩고, 우간다, 남수단 등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항공기 게이트 전수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 시점에 꼭 짚어야 할 것이 있다. 감염병이 잠잠해질 때마다 반복되는 검역 회의론에 대한 것이다. “검역관 수가 너무 많다” “검역 실효성이 있느냐” 등의 목소리가 종종 나온다. 그러나 검역 효과는 잘 작동할수록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다. “관련 비용을 줄여도 아무 문제없겠다”는 착각이 쌓이는 순간, 위기가 찾아온다.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초기 혼란이 바로 그 패턴을 따랐다. 현재 전국에서 검역 공무원 약 500여 명이 연간 입출국자 1억 명을 감당하고 있다. 이것이 충분하다고는 누구도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에볼라 유행을 계기로 우리는 검역을 더욱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증상 확인 중심의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검역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 맞춤형 검역으로 진화해야 할 때다. 또 여행자 스스로 검역 파트너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 후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 방문 전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에 연락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감염병이 잠잠할 때 우리는 검역을 잊는다. 그러나 검역관들은 결코 검역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항과 항만을 지키고 있는 그들에게 우리 사회가 보내야 할 것은 지지와 지속적인 투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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