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지고 거래 급증하는데 한투증권 MTS 오류 반복

10대 증권사 중 이익 대비 전산운용비 비율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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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6-03-19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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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5일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일부 퇴직연금 계좌의 잔고 금액 및 보유 수량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한국투자증권 제공

    3월 5일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일부 퇴직연금 계좌의 잔고 금액 및 보유 수량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한국투자증권 제공

    증시 활황으로 개인투자자 거래가 급증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연간 순이익 2조 원을 돌파했지만 전산 인프라 투자 비용은 조사 대상 증권사 가운데 최저 비율로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 커질 때마다 발생한 오류

    3월 5일 한국투자증권 MTS에서 일부 퇴직연금 계좌의 잔고 금액 및 보유 수량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일부 계좌에서는 실제보다 많은 주식이 있는 것처럼 나타나거나 수익률 계산이 왜곡되는 등 자산 조회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 

    당시 코스피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었다. 매매 타이밍이 중요한 시점에 계좌 정보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불만이 속출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거래량 급증으로 결제 처리 과정이 지연되면서 일부 계좌에 조회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3월 3일 한국투자증권이 MTS를 전면 개편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이틀 뒤에 터졌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산 장애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반복해서 발생했다. 1월 5일 코스피가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도 MTS 접속 지연 사고가 발생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2년 8월에는 본사 전원 공급 문제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 서비스가 약 15시간 동안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져 피해 고객이 6260명이나 나오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나 영업이익 면에서 업계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순이익 2조 원을 넘긴 2조135억 원을 기록해 2024년(1조1189억 원)보다 79.9% 증가했다. 하지만 MTS·HTS 등 거래 시스템 운영 유지 비용인 전산운용비에 투자되는 금액은 줄었다. 반대로 지난해 전산운용비에는 351억8077만 원을 들여 2024년(480억3217억 원)보다 26.8% 감소했다.



    이는 여타 금융사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운용비는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가운데 7위에 해당한다. 키움증권(1194억 원), 삼성증권(1174억 원), 미래에셋증권(983억 원), KB증권(755억 원), 신한투자증권(700억 원)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 규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전산운용비 비율은 평균 6.3%인 데 반해,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 대비 전산운용비가 1.7%로 가장 낮은 편이었다.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각각 13.2%와 11.2%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지난해 4월 한국소비자원이 7개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앱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6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앱 평가 및 리뷰에도 3월 사이 “너네 때문에 매도 타이밍 놓쳤다” “살 때, 팔 때 랙 걸려서 몇 번을 누르고 확인해야 한다”는 불만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투 “실제 투자 비용 타사 대비 적지 않아”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잘못된 표기로 혼란을 겪었을 수 있어 피해를 입은 분들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산운용비는 인건비 같은 경비 성격으로, 시스템 구축 등 투자 비용은 반영돼 있지 않다”며 “실제 투자 비용은 타사 대비 적지 않고, 2024년에 비해서도 2025년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한 뒤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증권업계에서 전산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3월 4일 미래에셋증권은 장 마감 후 상장지수펀드(ETF) 가격 급락 알림이 지연 발송됐고, 같은 날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지 시스템 장애로 미국 주식 주문이 일부 미체결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입자 500만 명 이상 증권사 9곳에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전산 장애는 총 194건으로, 이 가운데 MTS 장애만 84건에 이른다. 거래 규모와 이용자 수는 늘고 있지만 전산 투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사 MTS 오류가 잇달아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은 3월 9일 자본시장 유관기관 IT(정보기술) 담당 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뉴스1

    증권사 MTS 오류가 잇달아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은 3월 9일 자본시장 유관기관 IT(정보기술) 담당 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뉴스1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증권 거래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시스템은 계속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 발생하는 현상으로, 서버 관련 투자와 시스템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3월 9일 자본시장 유관기관 IT(정보기술) 담당 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이종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매수·매도 주문 집중으로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 막대한 소비자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며 “거래량 급증에 대비해 전자금융 인프라의 가용성, 충분한 처리 용량 확보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긴급 전산자원 증설 등을 통해 가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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