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메타)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각 사 제공]
구글·MS, 클라우드 성장에 실적 개선
빅테크는 올해 상반기까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주가 상승 가도를 달리다가 최근 “막대한 AI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3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성장 정체가 나타날 것이라는 월가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호실적의 포문을 연 것은 구글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0월 30일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한 882억7000만 달러(약 121조8600억 원), 주당순이익(EPS)이 2.12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표 참조). 모두 시장 전망치(매출 863억 달러·약 119조1000억 원, EPS 1.85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일등 공신은 클라우드였다. 같은 기간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35% 증가하며 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AI 모델 실행 및 데이터 처리를 위한 가상 서버 제공을 핵심으로 하기 때문에, 이 사업의 성장은 곧 AI 사업 성과로 평가받는다. 알파벳은 AI 인프라 확충에 들어가는 자본 지출도 62% 늘림으로써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AI 돈 안 된다는 과도한 우려 사라져”
메타도 실적 호조를 보였으나 세부 내용에서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3분기 매출은 405억9000만 달러(약 56조 원), EPS는 6.03달러로 시장 전망치(매출 402억9000만 달러·약 55조 5700억 원, EPS 5.25달러)를 상회했다. 매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매출 증가 배경으로 “AI 투자”를 꼽기도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일일 활성 사용자수(DAP)가 32억9000만 명으로 예상치인 33억 1000만 명에 미달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도 44억 달러(약 6조 원)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연간 자본 지출은 기존 370억~400억 달러에서 380억~400억 달러(약 52조4000억~55조 원)로 하단을 올려 잡았다.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세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렸다. 가장 좋은 실적으로 자본 지출을 정당화한 알파벳은 장외로 5%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월가도 목표주가를 20% 이상 일제히 상향했다. 반대로 MS와 메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MS의 경우 3분기 실적이 양호했으나 4분기 가이던스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며 장외에서 3% 이상 하락했다. 메타는 여러 실적 수치가 부진했음에도 연간 자본 지출을 높인 점 등이 반영돼 장외에서 3%가량 내려앉았다. 기술주로 함께 묶이는 AMD의 3분기 실적 부진,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회계 감사 중단 등도 이들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3분기 빅테크 실적이 “AI 투자에 대한 회의감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렸다”고 분석한다. 장우석 유에스스탁 부사장은 “세 기업 모두 실적이 전망치를 웃돌았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나무랄 데 없는 퍼포먼스다. 주가가 떨어질 이유가 없다”면서 “다만 여전히 빅테크 AI 수익성에 대한 날카로운 검증이 이뤄지고 있어 MS, 메타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메타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1년 가까이 주가가 상승 흐름을 나타내 매물 압박이 끼어 있다”며 “일단 이번 실적에서 AI 사업 성과가 매출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이전처럼 ‘AI가 돈이 안 될 수 있다’는 과도한 우려는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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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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