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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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등에 업고 부활 날갯짓하는 ‘테슬라 대항마’ 리비안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주가 90% 급등, 미국 이어 독일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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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07-1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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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비안의 대표 모델 R1T. [리비안 제공]

    리비안의 대표 모델 R1T. [리비안 제공]

    자료 | 신한투자증권

    자료 | 신한투자증권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는 리비안의 최근 상승세가 매섭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은 6월 27일(현지 시간)을 기점으로 9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주가가 90% 가까이 올랐다(그래프 참조). 코로나19 버블을 기점으로 수많은 전기차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 가운데 화려하게 부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떠오르는 전기차 기대주 리비안이 부활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가 2배 뛴 리비안

    리비안은 2009년 설립된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전기 픽업트럭(R1T)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R1S)이 주요 제품군이다. 리비안은 아마존과 2030년까지 배송용 전기 밴 10만 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테슬라 대항마’라는 별명을 얻은 덕에 2021년 상장 후 한때 시가총액이 150조 원에 달하기도 했다.

    리비안은 올해 상반기까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상장 초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으나 2021년 9월 포드와 전기차 공동개발 계획이 무산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당일에만 시가총액이 11조 원 가까이 감소했다. 당시 전기차 판매 매출이 사실상 없었던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리비안은 R1T와 R1S를 출시할 예정이었는데 연달아 출고가 연기되면서 양산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받고 있었다. 결국 올해 4월 리비안은 2021년 11월 대비 주가가 92.9% 하락하며 투자자들을 울렸다.

    하지만 5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주가가 계속 상승해 2배 이상 뛴 것이다. 리비안 주가가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전기차 인도량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리비안은

    7월 3일(현지 시간) 2분기 차량 1만2640대를 인도했다고 밝혔고, 주가는 하루 만에 17.4% 상승했다. 1분기(7946대) 대비 59% 증가한 규모로 시장 전망치(1만1000대)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리비안 측은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자체적으로 일부 부품 개발에 집중한 점 등이 생산량과 인도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리비안은 올해 5만 대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상반기에 2만3400여 대를 생산한 상태다. 리비안이 하반기에도 유사한 인도량을 보인다면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할 전망이다.



    전문가 평가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투자자문사 AJ 벨의 대니 휴슨 애널리스트는 “많은 자동차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어 얼마나 많은 전기차업체가 실제 이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며 “오늘 발표된 수치는 리비안이 이 경쟁에 필요한 능력을 갖췄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 역시 리비안 목표주가를 25달러에서 30달러로 상향했다. 7월 12일(현지 시간) 기준 리비안 주가는 25.91달러(약 3만3000원)다.

    2020년 1월 9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0’에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의 차량이 전시돼 있다. [뉴스1]

    2020년 1월 9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0’에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의 차량이 전시돼 있다. [뉴스1]

    든든한 우군 아마존

    리비안의 우군은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리비안 전기 밴을 이용해 미국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물류사업 프로젝트 ‘배송제로(Shipment Zero)’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리비안 전체 전기 밴 수요의 3분의 1이 아마존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 500여 개 도시에서 3000대 넘는 밴을 운용하고 있다. 리비안 전기 밴으로 운송한 택배만 75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과 리비안의 관계가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아마존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리비안 전기차 구매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아마존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직원 2만7000여 명을 감원한 바 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아마존이 리비안 전기 밴 구매량을 1만 대로 줄여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리비안 주가가 하루만에 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당초 리비안은 지난해까지 밴 1만 대를 아마존에 납품하기로 했으나 부품 공급 문제 등으로 이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두 기업의 협업은 견고하다. 아마존은 1분기 감차 논란에도 2030년까지 리비안 전기 밴 10만 대를 구매하겠다는 당초 계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아마존은 올해 리비안으로부터 전기 밴 300대를 인도받아 독일에서 운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리비안은 미국 이외 나라에도 영업용 전기차를 공급하게 됐다. 아마존은 리비안의 지분 17.2%를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흑자 전환’은 리비안이 넘어야 할 산이다. 올해 테슬라가 전기차 기업들을 상대로 가격 전쟁을 시작하면서 리비안 역시 자금 부담에 직면했다. 2021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120억 달러(약 15조2600억 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지난해에만 절반 가까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이 말라가면서 올해 3월 13억 달러(약 1조6500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주가가 15%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리비안은 67억5200만 달러(약 8조6000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표 참조). 사상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리비안이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54억300만 달러(약 6조8700만 원), 39억6500만 달러(약 5조400억 원)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 투자자 대다수 손실

    주가 급등에도 투자자 대부분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11일 기준 자사를 이용하는 고객 중 리비안 투자자(1만1344명)의 평균 수익률은 -34.76%였다. 수익 투자자 비율 역시 19.6%로,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가 3배 이상 많았다. 최근 들어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버블 당시 고점 대비 85.6% 하락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4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찍으면서 사실상 바닥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리비안 주가가 상승 추세에 접어든 만큼 향후 손실 투자자 비율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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