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서빙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있다. [LG전자 제공]
요식업 중심으로 키오스크 도입 증가세
이런 상황에서 키오스크와 서빙로봇 등 디지털 기술이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키오스크는 3~4년 전만 해도 대당 가격이 400만 원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100만 원 정도로 낮아졌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국내 민간시설의 키오스크 도입 대수는 2019년 8587대에서 2021년 2만6574대로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요식업 분야에서 키오스크 도입(5479→2만1335대)이 급증했다. 서빙로봇도 매년 가격이 낮아지는 추세로, 한 달에 60만 원을 지불하면 렌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다. 도입 초기 서빙로봇은 적재량이 많지 않은 데다, 사람과 장애물을 피하는 자율주행 성능에 한계가 뚜렷했다. 그렇지만 기술 발전으로 최근 사용처가 점점 늘고 있다. ‘태블릿 메뉴판’ 역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테이블마다 태블릿PC 형태의 메뉴판을 설치해두면 직원이 일일이 주문을 받으려고 테이블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의 인력 운영 부담을 덜어주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스마트 스토어’가 현실이 되고 있다.사실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스마트화는 가정에 비해 늦은 감이 있다. 세탁기,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과 이를 통합 운용할 수 있는 ‘스마트홈’ 기술은 이미 보편화된 상태다. 반면 일선 매장에서는 그간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시스템이나 신형 결제 단말기 도입 말고는 이렇다 할 정보기술(IT) 발전이 없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한 것이다.
현재 무인 매장 운영 기술은 고객 응대는 물론, 음식 조리와 서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손님의 주문 접수는 키오스크와 테이블 태블릿이 담당하고, 간단한 조리나 인간 요리사를 보조하는 기능의 로봇도 나왔다. 매장 내 서빙로봇이나 집 앞까지 음식 또는 상품을 배송하는 배달로봇도 제한적이나마 쓰이고 있다. 기술 발전 수준을 살펴보면 서빙로봇은 탑재된 카메라로 매장 기물의 파손 여부는 물론, 고객 표정을 파악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태블릿 메뉴판에 축적된 고객 주문 및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
고객에 대한 즉각적·정성적 피드백 한계도
아마존은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무인 매장 ‘아마존고’를 폐점한다고 밝혔다. [GETTYIMAGES]
무인 매장이 보편화되더라도 현 단계에선 로봇과 디지털 기술이 종업원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객 반응에 대한 즉각적·정성적 피드백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데, 현 디지털 기술은 바로 그 점에서 취약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첨단 IT에 감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익숙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기 마련이다. 낯선 무인 기술에 따른 불편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서비스 수요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키오스크 주문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프라인 매장의 무인화, 디지털화에는 아직 극복해야 할 난제가 적잖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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