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인 제146회 ‘디오픈챔피언십’은 미국 조던 스피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메이저대회답게 전 세계 골프 팬의 이목을 끌어모은 가운데 스피스는 많은 화제를 남기며 우승컵인 클라레 저그를 차지했다.
나흘 동안 치르는 대회에서 우여곡절 없이 우승하는 선수는 없다. 스피스의 디오픈 첫 우승에서 가장 기막힌 사연은 바로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파70 · 7156야드 · 약 6543m) 13번 홀에서 펼쳐졌다.
파4임에도 503야드(약 459m)인 이곳에선 드라이버로 티샷을 해야 했다. 스피스는 티샷을 하자마자 실수했다는 걸 직감했다. 잠깐 오른팔을 들어 공이 오른쪽으로 갔다는 걸 알려주더니 멍하니 공이 날아간 쪽을 바라봤다. 공은 오른편 갤러리를 넘어가 깊은 러프에 처박혔다. 방송 카메라도 공을 놓쳤을 정도다.
억세고 긴 러프에서 칠 수 없다고 판단한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이럴 경우 스피스는 세 가지 방법을 택할 수 있다.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가 치든지, 아니면 홀과 가깝지 않은 2클럽 이내에서 드롭을 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컵과 공을 연결한 일직선상 후방에 드롭하는 것이었다. 스피스는 러프 때문에 세 번째 방법을 택했다.
러프가 없고 평평한 곳을 찾아 둔덕을 넘은 다음 투어 밴들이 주차된 곳까지 한참 뒤로 가 거기서 3번 아이언으로 3타째를 쳤다. 그린 주변까지 공을 보낸 스피스는 4온에 성공했고, 2m 넘는 보기 퍼트를 성공했다. 이후 스피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14~17번 홀에서 이글 1개에 버디 3개를 몰아치며 5타를 줄여 3타 차로 우승했다. 미국 언론들은 13번 홀 보기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기’ ‘있을 수 없는 보기’라고 평가하며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스피스와 챔피언조에서 함께 라운딩한 맷 쿠처(미국)다. 만약 쿠처가 심통이라도 부렸다면 스피스의 우승은 없었을 수도 있다. 스피스는 드롭할 곳을 찾고자 경기 시간을 20여 분이나 허비했다. 규칙에 어긋난 것은 아니다. 일부러 지연한 것이 아니고 정당한 규칙 집행을 위해 시간을 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쿠처는 불만을 나타낼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스피스가 경기위원을 대동한 채 드롭할 곳을 찾는 동안 이미 그린 위에 공을 올려놓은 쿠처는 시간이 오래 걸리자 아예 수건을 깔고 한쪽 무릎을 굽힌 채 야디지북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린에 먼저 올라가 라인을 살피지도 않았다. 퍼터를 꺼내 골프백에 기대 놓은 채 짜증을 내지 않고 기다렸다. 털썩 주저앉을 수도 있었지만 품위를 지키고자 한쪽 무릎만 땅에 댔을 뿐이다.
이때 둘의 스코어는 8언더파로 공동 1위였다. 드롭할 곳을 정하지 못해 시간을 끄는 스피스에게 쿠처가 “빨리하자”고 한마디만 했어도 스피스가 흔들렸을 수 있다. 하지만 쿠처는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경기 후 그는 “그냥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화가 날 수도 있었지만, 그래 봤자 나만 손해다. 매우 힘든 상황이었지만 반대로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투어에서 사람 좋기로 평판이 자자한 쿠처는 스피스의 플레이가 끝날 때까지 참았고, 스피스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격려도 했다.
스피스도 시상식 연설에서 쿠처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스피스는 “나의 플레이를 위해 20여 분이나 시간을 끄는 동안 쿠처는 참고 기다려줬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안다. 당신은 우리의 위대한 모범이자 진정한 챔피언”이라며 진정으로 고마워했다.
이번 디오픈에서 스피스의 환상적인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지만 이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경쟁자인 쿠처의 진정한 스포츠맨십이었다.
나흘 동안 치르는 대회에서 우여곡절 없이 우승하는 선수는 없다. 스피스의 디오픈 첫 우승에서 가장 기막힌 사연은 바로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파70 · 7156야드 · 약 6543m) 13번 홀에서 펼쳐졌다.
파4임에도 503야드(약 459m)인 이곳에선 드라이버로 티샷을 해야 했다. 스피스는 티샷을 하자마자 실수했다는 걸 직감했다. 잠깐 오른팔을 들어 공이 오른쪽으로 갔다는 걸 알려주더니 멍하니 공이 날아간 쪽을 바라봤다. 공은 오른편 갤러리를 넘어가 깊은 러프에 처박혔다. 방송 카메라도 공을 놓쳤을 정도다.
억세고 긴 러프에서 칠 수 없다고 판단한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이럴 경우 스피스는 세 가지 방법을 택할 수 있다.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가 치든지, 아니면 홀과 가깝지 않은 2클럽 이내에서 드롭을 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컵과 공을 연결한 일직선상 후방에 드롭하는 것이었다. 스피스는 러프 때문에 세 번째 방법을 택했다.
러프가 없고 평평한 곳을 찾아 둔덕을 넘은 다음 투어 밴들이 주차된 곳까지 한참 뒤로 가 거기서 3번 아이언으로 3타째를 쳤다. 그린 주변까지 공을 보낸 스피스는 4온에 성공했고, 2m 넘는 보기 퍼트를 성공했다. 이후 스피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14~17번 홀에서 이글 1개에 버디 3개를 몰아치며 5타를 줄여 3타 차로 우승했다. 미국 언론들은 13번 홀 보기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기’ ‘있을 수 없는 보기’라고 평가하며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스피스와 챔피언조에서 함께 라운딩한 맷 쿠처(미국)다. 만약 쿠처가 심통이라도 부렸다면 스피스의 우승은 없었을 수도 있다. 스피스는 드롭할 곳을 찾고자 경기 시간을 20여 분이나 허비했다. 규칙에 어긋난 것은 아니다. 일부러 지연한 것이 아니고 정당한 규칙 집행을 위해 시간을 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쿠처는 불만을 나타낼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스피스가 경기위원을 대동한 채 드롭할 곳을 찾는 동안 이미 그린 위에 공을 올려놓은 쿠처는 시간이 오래 걸리자 아예 수건을 깔고 한쪽 무릎을 굽힌 채 야디지북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린에 먼저 올라가 라인을 살피지도 않았다. 퍼터를 꺼내 골프백에 기대 놓은 채 짜증을 내지 않고 기다렸다. 털썩 주저앉을 수도 있었지만 품위를 지키고자 한쪽 무릎만 땅에 댔을 뿐이다.
이때 둘의 스코어는 8언더파로 공동 1위였다. 드롭할 곳을 정하지 못해 시간을 끄는 스피스에게 쿠처가 “빨리하자”고 한마디만 했어도 스피스가 흔들렸을 수 있다. 하지만 쿠처는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경기 후 그는 “그냥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화가 날 수도 있었지만, 그래 봤자 나만 손해다. 매우 힘든 상황이었지만 반대로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투어에서 사람 좋기로 평판이 자자한 쿠처는 스피스의 플레이가 끝날 때까지 참았고, 스피스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격려도 했다.
스피스도 시상식 연설에서 쿠처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스피스는 “나의 플레이를 위해 20여 분이나 시간을 끄는 동안 쿠처는 참고 기다려줬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안다. 당신은 우리의 위대한 모범이자 진정한 챔피언”이라며 진정으로 고마워했다.
이번 디오픈에서 스피스의 환상적인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지만 이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경쟁자인 쿠처의 진정한 스포츠맨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