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제39대 회장으로 추대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 [풍산그룹 제공]
류 회장은 국내외 ‘마당발’로 통한다. 특히 미국통으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일가와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류 회장은 이런 인맥을 바탕으로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에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국내 초청을 주도했으며,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는 미국 하원 의원단과 한국 재계의 만남을 주선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지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외특사단에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류 회장만 포함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국내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한미경제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2001년 전경련 부회장을 맡은 이후 2005년 한국경제협회 부회장, 2007년 한국펄벅재단 이사장, 2020년 미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회 이사로 활동했다.
재계는 류 회장의 정재계 인맥을 활용해 전경련 쇄신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현재 전경련에서 탈회 상태인 삼성을 비롯한 LG, SK, 현대자동차그룹 등 4대 그룹의 재가입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2016년 4대 그룹은 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자 탈퇴했다. 다만, 4대 그룹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회원 자격은 유지해왔다. 5월 전경련에서 내놓은 혁신안에 따라 한국경제연구원과 전경련이 합병하면 4대 그룹은 전경련 회원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류 회장은 1958년 3월 경북 안동에서 고(故) 류찬우 풍산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일본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국제학교를 다닌 그는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다트머스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류 회장은 1982년 풍산금속공업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은 뒤 부친인 류 창업주가 별세하자 이듬해인 2000년 풍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류 창업주는 원래 첫째아들 류청 씨에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했으나 류청 씨가 미국에서 사업에 실패한 이후 후계 구도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녀인 노혜경 씨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류성곤 씨와 딸 류성왜 씨를 두고 있다. 2013년 노 씨는 병역을 앞둔 아들 류성곤 씨와 함께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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