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주택시장이 심상찮다. 온라인 주택거래 정보 사이트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벌써 2.04% 올랐고, 6월 첫 주 매매가 변동률은 전주 대비 0.45% 상승했다. 2006년 11월 24일(0.45%) 이후 주간 상승률로는 10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은 올해 2만6331호가 입주해 경기도(16만2937호 입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적어 신규 분양시장 선호가 높다. 또 재건축과 도시재생뉴딜(문재인 정부 임기 내 50조 원 투자) 등 향후 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하다. 실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422건으로 전년 동기(1만163건)보다 3% 증가했고, 5월 분양권 거래도 1153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899건)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매도인의 매물 회수, 구매 행렬에 동참하려는 ‘무리 짓기’ 현상, 일부 지역의 추격 매수, 저평가지역을 찾는 순환매매 등 부동산시장의 전형적인 상승장 현상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시장의 다양한 정책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일몰과 주택담보대출 등 여신 규제 강화, 분양시장 투기과열지구 지정 검토, 보유세 실효세율 인상, 주택임대차보호법 강화 등은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새로운 시장 환경에 걸맞은 부동산 투자처 개발과 구매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 핫플레이스
유명한 곳, 인기 있는 지역은 이미 많은 사람에게 정보가 공개돼 단기 수익률은 다소 낮을 수 있으나, 몰라서 당하는 투자 위험이나 실패 확률은 줄어든다. 많은 사람이 객관적 주거 가치를 검증했고 그만큼 투자 신빙성이 높아져 인기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새 정부 출범 이후 수요자의 관심이 지속될 부동산 ‘핫플레이스(Hot Place)’를 살펴보자.
6~8월 수도권에 신규 공급될 아파트 분양물량은 6만4000여 가구에 달한다(표 참조).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에 따라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전매 제한 기간 강화와 1순위 청약 제한, 재당첨 금지 같은 청약 규제가 강화된 바 있다. 올해 들어 집단대출 여신 기준까지 깐깐해지면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던 분양시장은 오히려 대기 수요가 기대되는 수도권 유망 지역을 중심으로 양극화되며 인기 청약지의 열기가 뜨겁다.
분양시장에서 블루칩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권과 경기 과천시 재건축 아파트 일반 분양물량은 한여름 잇따라 출격한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강남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를 비롯해 서초구에서는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신반포6차 재건축)’, 강동구에서는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등이 공급된다.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시 중앙동 ‘푸르지오써밋’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 강북에서는 역세권 메머드급 단지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6월 분양을 앞둔 은평구 수색동 ‘DMC롯데캐슬더퍼스트’는 1192가구 규모로 상암동 업무지구와 마주하고 있어 DMC(디지털미디어시티) 종사자의 배후 주거지 기능이 기대된다. 인근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에코자이’ 1047가구도 같은 시기 청약 대기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월엔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효성해링턴스퀘어’ 1140가구가 분양된다. 해당 대지는 용산 국제빌딩 주변 4구역 정비사업지로,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역세권이란 장점과 함께 용산민족공원 이용과 한강 조망이 가능한 점이 매력이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 대규모 사업지에 공급되는 아파트도 눈길을 끈다. 서울 송파구 ‘오금보금자리주택지구2단지’와 성남시 고등지구 ‘호반베르디움’ 외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인근인 백현동 ‘판교더샵퍼스트파크’도 대기 수요가 상당하다.
청약통장으로 내 집 마련을 노리는 수요자라면 6~8월 수도권 신규 분양 사업지의 본보기집을 돌며 세부적인 전략을 세운 뒤 청약에 적극 나서는 것이 유효할 전망이다. 다만, 분양권 전매 제한 및 대출 심사가 강화된 만큼 청약 자격 점검과 꼼꼼한 자금 계획은 필수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강원도는 지난해 11월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올해는 원주~강릉 간(118km) 고속전철(KTX) 개통을 앞두고 있는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의 물꼬가 트였다. 실제 경기 광주와 원주 구간을 연결하는 제2영동고속도로는 이천~여주~원주 IC 구간의 교통체증을 해소했고, 그에 따라 토지 가격도 만만치 않게 상승했다.
교통망 확충 강원권, 행정기능 강화 세종시
2012년부터 공사에 들어간 원주~강릉 간 고속전철은 서원주, 횡성, 만종, 둔내, 진부, 평창, 대관령, 강릉까지 총 8개 역이 연결된다. 연내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릉까지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교통망 확충으로 주목받는 강원도 지역은 서울로 접근성이 좋고 산업단지가 조성된 원주시와 관광지역인 강릉시를 꼽을 수 있다.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군은 토지와 전원주택 대지로 투자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피서지로 유명한 강원권을 찾아 물놀이를 겸해 신규 교통망 주변 지역 위주로 현장을 둘러볼 만하다.
충청권에 위치한 세종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행정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주택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지역공약으로 세종~서울 고속도로 조기 완공, 공주~세종~청주 고속도로 건설, 세종 국가산업단지 조성,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 국립 행정대학원 설립을 내세운 바 있다.
실제 세종시는 4월 주택 매매 거래량(355건)이 전년 동월(306건) 대비 16% 증가했고, 1~4월 누적 거래량은 145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늘었다.
공공기관 입주와 아파트단지 조성이 어느 정도 진행돼 거주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기반시설과 편의시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입주량 증가로 전셋값이 조정되면서 매매가격 상승이 주춤하고 있으나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 등 추가 이전이 현실화되고 교통망 확충이 조기에 실현된다면 부동산 투자 수요의 꾸준한 유입이 기대되는 곳이다. 세종시 생활권별로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미리 그려보는 등 탐방을 권한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부동산 투자 전략의 새판 짜기 고민이 현실화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시장 환경에 맞는 투자처 탐방과 보수적인 자산운용을 함께 고민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