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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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지난해 102% 급등했지만 2022년부터 누적 성과는 -29.5% 손실

[김성일의 롤링머니] 롤러코스터 韓美 증시에 우량주도 손실 구간 못 피해

  • 김성일 업라이즈투자자문 연금·투자연구소장

    입력2024-01-1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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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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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증시는 미국과 한국 모두 예상 밖 활황장이었다. 엔비디아는 한 해 동안 239%나 상승했다. 또 메타는 194.1%, 테슬라는 101.7%, 아마존은 80.9%, 알파벳(구글)은 58.3%, 마이크로소프트는 58.2%, 애플은 49% 상승을 기록했다(표 참조). 한국 증시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 역시 연간 44%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이런 성과를 누린 이는 2023년 초 해당 종목을 매수해 연말까지 보유한 경우에 한한다.

    1년 전 필자가 기고한 글의 제목은 ‘해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였다. 2022년은 많은 투자자에게 힘든 시기였다. 한 해 동안 한국 대형주 지수인 코스피는 -23%, 미국 대형주 지수인 S&P500은 -18%, 미국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은 -33%를 나타냈다. 개별주 상황은 더 심각했다. 테슬라 -65%, 메타 -64.2%, 엔비디아 -50.3%, 아마존 -49.6%, 알파벳(구글) -39.1%, TSMC -39%, 마이크로소프트 -28%, 애플 -26.4%를 기록했다. 국내 삼성전자는 -28%, 네이버와 카카오는 나란히 -53%를 보였다.

    2022년에는 주식투자자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주식과 상관성이 낮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한다고 알려졌던 국채도 같이 하락했다. 한국 국채(10년물) 지수는 연간 -8% 손실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미국 국채(10년물) 지수 역시 -12%를 나타냈다. 그로 인해 주식과 국채에 나눠 투자하는 자산배분 투자자 역시 힘들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자산배분형 ETF(상장지수펀드) 중 한국 투자자에게도 잘 알려진 AOR(iShares Core Growth Allocation ETF)은 2022년 -18%를 기록했다. 다른 자산배분형 ETF 역시 성과가 좋지 않았다.

    투자에도 적용되는 ‘해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자산시장이 폭탄 맞은 것처럼 쑥대밭이 되다 보니 개인투자자 상당수는 투자를 중단하기도 했다. 마침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5%에 가까워 고금리 예금으로 갈아타자는 분위기도 많았다. 전문가들 역시 경기침체를 전망하며 고금리 예금 등으로 옮겨간 후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투자를 검토해보라고 조언했다. 2023년 증시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와 이코노미스트들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돼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며, 2023년은 상저하고(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회복하는 모습)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 상황에서 필자가 “해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을 인용한 이유는 과도한 비관론에 휩쓸리지 않기를 바라서였다. 주가가 급락하면 투자자는 주식에서 돈을 빼 원금 보장 상품을 택하곤 한다. 이는 마치 비 온 뒤 하늘이 개기 시작할 때 우산을 사는 것과 같다. 주식시장을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급락 후 반등해 상승한 경우가 더 많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당시 필자는 과거 23년간의 시장 움직임을 간단하게 통계 분석했다. 2000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를 기준 삼아 월 단위로 진입해 12개월간 보유했다고 가정해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미국 S&P500은 수익 발생 확률이 75%, 평균 수익률은 16%였다. 나머지 25%는 손실이 발생하고 평균 손실률은 -16%였다. 한국 코스피는 수익 발생 확률이 65%에 평균 수익률이 24%였고, 나머지 35%는 평균 -14% 손실이 발생했다.

    또 2022년과 같이 직전 12개월간 투자 성과가 마이너스일 때 그다음 달 투자를 시작해 1년간 투자한 경우도 조사해봤다. 이 경우 미국 주식은 수익 발생 확률이 60%, 평균 수익률은 22%였고 손실 발생 확률은 40%, 평균 손실률은 -21%였다. 코스피는 수익 발생 확률이 85%, 평균 수익률은 24%였으며 나머지 15%는 평균 -5% 손실을 보였다. 주식은 손실 발생 후 크게 반등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시장 하락이 이어지면서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잖다.

    전망과 예측에 기반한 투자는 매우 어렵다

    자산배분의 경우 12개월 성과 손실 후 다음 달 투자를 시작해 12개월간 지속하면 100% 확률로 수익이 발생했다. 앞서 언급한 AOR 성과를 상장 시기인 2008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분석하면 역시 100% 수익이 발생했고, 평균 수익률은 13%였다. 자산배분 투자의 장점은 낮은 변동성, 깊지 않은 최대낙폭(MDD), 짧은 최장 손실 기간 등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최소한 자산배분 투자자는 투자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후 시작된 2023년 시장은 많은 이의 예상과 달리 활황장이었다. 서두에 언급한 종목뿐 아니라 시장 전체적으로 많이 상승했다. 다만 전문가들 전망과 달리 ‘상저하고’가 아닌 ‘상고하저’ 모습을 보였다. S&P500은 연초 이후 7월 말까지 19% 넘게 상승하며 연간 상승률 25%를 견인했다. 코스피 역시 7월 말까지 19% 오르면서 연간 상승분을 초과했다. 실제 코스피 밴드는 2219~2668로 연초 증권사들의 전망(2103~2679)과 맞아떨어진 듯하다. 같은 기간 자산배분 ETF인 AOR은 연간 17% 상승했다. 필자가 운용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도 15% 정도 수익률을 보였다.

    이제 다시 2024년을 맞이하며 개인투자자에게 전하고 싶은 투자 팁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전망과 예측에 기반한 투자는 매우 어렵다. 두 번째는 본인만의 확고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누가 좋다고 해서 “사두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투자하는 것은 도박만큼이나 위험하다. 마지막으로 매매 시점과 좋은 종목을 고르는 투자자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01.7%나 올랐지만 2022년부터 누적 성과는 -29.5% 손실이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2년 투자 성과는 연환산 4.7%, 6.7%에 불과하다. 엔비디아만 2년간 연환산 29.9%라는 빛나는 수익을 보였다. 미국 빅테크 기업 중에서도 엔비디아를 선택했을 때만 생길 수 있는 수익이다. 초보 투자자라면 자산배분 투자에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AOR을 사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양한 자산배분 투자 방법을 공부하면 투자가 그리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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