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왼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XAI 홈페이지 캡처, 동아DB]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7월 14일(현지 시간) 트위터 스페이스(실시간 음성 채팅)에서 한 말의 일부다. 그간 챗GPT 운영사 오픈AI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머스크는 7월 12일(현지 시간) 자신이 설립한 AI 기업 xAI의 출범을 선언했다. 그러곤 오픈AI 등 기존 AI 기업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초거대 생성형 AI 개발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xAI의 출현으로 AI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딥마인드·구글·MS 출신 전문가 영입
머스크는 당초 ‘인류 위협’을 이유로 AI 개발에 반대했다. 3월 “AI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하자”는 내용의 미국 비영리단체 서한에 이름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머스크가 미국 네바다주에 ‘xAI’라는 법인을 세우고 엔비디아로부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 개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이후 머스크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오픈AI와 달리 인류를 파멸시키지 않는 AI를 만들겠다”며 새로운 AI 기업 설립을 공식화했다.xAI에 함류한 AI 전문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빙행으로 이고르 바부슈킨, 토니 우, 크리스천 세게디, 그레그 양. [트위터 캡처]
머스크는 xAI와 ‘X 법인(X Corp)’이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머스크는 AI를 연구개발하는 기관과 기업이 트위터 데이터를 마음대로 수집해 AI 학습에 사용하는 것을 비판해왔다. 트위터에 일일 열람 게시물 수 제한을 골자로 한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머스크는 xAI의 AI 학습에는 트위터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xAI가 테슬라와 협력해 자율주행 기술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xAI가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AI 기업 충분히 추격 가능”
AI업계 및 학계는 “머스크가 AI 개발 경쟁에 참전함으로써 진짜 싸움이 시작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가 2018년 이해충돌 문제로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한 바 있다. 그런 머스크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AI 개발에 속도를 내면 오픈AI, 구글 등 기존 AI 기업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서민준 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는 “AI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라 머스크처럼 거대 자본을 가진 사람이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하면서 사업을 확장하면 금방 시장 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오픈AI 출신들이 설립한 앤트로픽도 기업 규모는 작지만 풍부한 AI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구글 ‘바드’ 수준의 AI 챗봇 ‘클로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결국 인적자원을 통해 어느 정도는 영업 기밀이 새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xAI가 AI 개발 경쟁에 한발 늦게 뛰어들었다 해도 충분히 기존 AI 기업을 추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xAI의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모호하다는 평가가 적잖다. “우주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 외에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난 청사진이 없는 탓이다. 7월 14일 트위터 스페이스에서도 머스크는 사업 방향성에 관해 과학적·원론적 설명만 덧붙였다. 그는 “중력의 작동 방식이나 외계인의 존재 증거에 대한 의문점을 xAI가 해결할 것”이라며 “‘최대한의 호기심’과 ‘진실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AI를 만들어 여러분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진실 사이의 오류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일론 머스크가 새로운 AI 기업을 공개했으나 모호한 임무를 수행한다”고 평가했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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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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