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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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날것, 스트레이키즈

[미묘의 케이팝 내비] K팝 관습에 물음표 던지는 신곡 ‘특’ 발매

  •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입력2023-06-1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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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에 웬만큼 익숙한 청자라면 스트레이키즈가 최근 발표한 정규 3집 타이틀곡 ‘특’에서 수많은 다른 곡을 상상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강렬하게 짚어가는 랩 뒤에 보컬이 등장하는 프리코러스는 훨씬 더 감성적이거나 비장한 분위기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이 곡은 다소 애매하게 비극적이다가 오묘하게 낙천적으로 흐른다. 2절에서 분위기를 전환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 곡은 갑자기 올드스쿨 힙합을 끌어오며 템포를 낮춘다. 2절의 시작이나 프리코러스로 넘어가는 대목의 템포 변화 역시 자극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차라리 폭을 더 크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특’에서 청자가 기대한 그대로의 맛을 보는 경우는 사실 날카롭고 난폭하게 꽂혀대는 말장난의 후렴이 스트레이키즈 특유의 ‘매운맛’이라는 것 정도다.

    지금 K팝에서 스트레이키즈만큼 ‘독보적’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아티스트는 많지 않다. 물론 많은 아티스트가 흉내 내기 어려운 독자적 스타일과 감성을 내세우고 각기 대체 불가능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무엇보다 작법과 감상이 이질적이다. 이 프리코러스의 보컬 멜로디가 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듦과 동시에 더 큰 기대를 하게 하는 것은 이것이 스트레이키즈의 곡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선명하게 다른 스타일과 무드의 후렴으로 아무런 위화감을 남기지 않고 매끄럽게 연결되는 점도 다른 아티스트에게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 같은 배반의 쾌감과 당혹스러운 설득력의 공존 역시 스트레이키즈이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날것’의 매력 가득

    스트레이키즈가 최근 발표한 
정규 3집 타이틀곡 ‘특’.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트레이키즈가 최근 발표한 정규 3집 타이틀곡 ‘특’.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특별의’ ‘별난 놈’ ‘별의별 일’이나, 비속어 ‘삐까번쩍’을 의도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빛깔 번쩍’ 같은 말장난은 상당한 청각적 쾌감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때론 유치하거나 일차원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후렴에서 팔을 십자로 교차해 빠르게 움직이는 강박적인 안무도 K팝에서 ‘멋진 동작’으로 봐온 것과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 스트레이키즈에게서 K팝적으로 흔한 멋짐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이겠지만, 멤버들의 준수한 외모만큼 두드러지며 큰 비율을 차지하는 요소는 그리 없다. 외모 외에는 K팝의 멋짐을 배반하는 데 시간 대부분을 쓰는 셈이다. 어느 때보다도 ‘멋짐’을 말하는 ‘특’에서 그것은 더없이 두드러진다. 그렇게 이들은 악쓰고 장난치고 뒤집으면서 이미 정립된 K팝 양식과 관습에 물음표를 던진다.

    데뷔 당시 팀 이름에 ‘길을 배회하다’라는 뜻의 ‘스트레이(stray)’가 들어간 것이 조금 의아하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길고양이에 쓰이는 이런 표현을 굴지의 K팝 기획사에서 리얼리티 방송을 통해 데뷔하는 아티스트에게 붙이기에는, 지향점의 선언으로 보기에도 다소 과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5년의 커리어를 지켜봐온 이들에게 그런 의문의 자리는 별로 없다. ‘스스로 길을 찾는다’는 정돈되고 공식화된 표현으로서만은 아니다. 산업이 기성품으로 제공하는 것들이 아닌, 자생적으로 태어난 음악이 갖는 이른바 ‘날것(raw)’의 매력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사 주도로 형성된 산업인 K팝에서 ‘날것’이란 반드시 지향해야 하는 가치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이가 아쉬움을 느끼기에 충분한 어떤 결핍인 것도 사실이다. 스트레이키즈는 K팝 산업에서 그러한 갈증을 걷어낼 흐름을 만들어내는 혁신자로서 기능하고 있을까. 사실 그 대답은 ‘아니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이들이 그만큼 독보적이고 유니크하기 때문이라 해야 옳다. 스트레이키즈의 마법은 손쉽게 복제하거나 이식할 수 없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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