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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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4륜 구동에 4족 보행 로봇 기술 올려 미래 가치 이끈다

자동차의 미래 선도하는 기술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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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1-01-03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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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12월 16일부터 이틀간 현대모토스튜디오 고양에서 글로벌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시연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12월 16일부터 이틀간 현대모토스튜디오 고양에서 글로벌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시연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노란 몸체의 로봇개가 스튜디오에 전시된 차량 주변을 돌아다닌다. 홀은 물론 계단까지 네 다리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오르내린다. 실내를 활보하는 로봇개의 이름은 ‘스팟’.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에서 개발한 4족 보행 로봇이다. 현대차그룹은 12월 16일부터 이틀간 현대모토스튜디오 고양에서 자사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대표 로봇인 스팟을 시연했다.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첫 공개 만남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배 지분을 인수하며 미래사업 전략에 ‘로보틱스’를 더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및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인수에 참여해 지배 지분의 80%를 인수했다.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정의선 회장 20% △현대글로비스 10%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뤄졌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글로벌 선두업체를 계열회사로 편입”

    시장은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시너지를 주목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글로벌 로봇업체로 시장 가치는 현재 11억 달러(한화 1조2100억원)로 평가받는다. 자율주행과 로봇 팔, 보행 기술 분야에서 최정상 기술력을 갖췄다. 이 때문에 물류 및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염두에 둔 현대차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 신사업을 위해 여러 기업을 인수하기보다 관련 기술을 모두 갖고 있으며 각각의 기술력 또한 모두 글로벌 톱 수준인 기업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며 “단기간에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선두업체를 계열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로봇 신사업이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시장은 잠재성장률이 높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산업용 로봇 시장이 매년 14%씩 성장해 내년에만 63만 여대가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역시 2017년 245억 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로봇시장 규모가 올해 444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가 급변하면서 올해부터 2025년까지 관련 분야 성장세가 연 평균 32%로 가팔라지고 시장 규모도 1772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로보틱스가 현대차 미래사업의 20% 맡을 것”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월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2020 로보월드’ 로봇산업 규제혁신 현장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월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2020 로보월드’ 로봇산업 규제혁신 현장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로봇 전선에 뛰어든 상황. 부품 운송부터 라스트마일 물류까지 활용 분야도 다양하다. 도요타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휠 기반의 라스트마일 로봇 마이크로 팔레트를 선보였다. 폭스바겐도 올해 1월 자율주행 충전 로봇을 선보였다. 우리 정부 역시 시장 확대 추세에 맞춰 지난 10월 열린 2020 로보월드 개막 행사에서 2023년까지 로봇산업 글로벌 4대 강국을 위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일찌감치 로봇시장의 잠재력을 주목해왔다. 2018년 로봇·인공지능(AI) 분야를 핵심 미래혁신 성장 분야로 선정했고,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 팀을 신설했다. 이후 해당 팀을 현대·기아차연구개발본부로 이동해 연구개발에 전념하도록 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행보에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물류 로봇은 로봇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로 상·하차와 이송, 피킹(Picking) 등 물류 현장 곳곳에 투입되는 로봇을 말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피킹 로봇 ‘핸들(Handle)’과 딥러닝과 고해상도 감지 기술이 적용된 박스 탐색 및 흡착 로봇 ‘픽(Pick)’ 등을 보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협업해 3D 비전, 로봇팔 등의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고 모바일 로봇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한 이동형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로봇 기술의 종착지로 불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환자 간호 등의 집안일은 물론 우주 비행사를 돕는 역할까지 각종 영역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2023년 39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겨냥,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물구나무서기와 공중제비 등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개발한 바 있다.


    양사의 시너지에 업계 주목

    현대차그룹(위)과 보스턴 다이나믹스 브랜드 로고.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위)과 보스턴 다이나믹스 브랜드 로고.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로봇 분야 글로벌 선두업체인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협업을 통해 만들어 낼 시너지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동행하게 된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로보틱스 기술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할 최적의 테스트 베드(Test Bed)를 얻었다는 점에서다. 또한 현대차그룹도 이번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를 계기로 정의선 회장이 강조해온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은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스마트 로봇 핵심 기업으로, 세계 유수의 모빌리티 기업인 현대차그룹과 함께 로봇 상용화 가속화에 나서게 돼 감격스럽다”며 “현대차그룹과 함께 할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미래는 매우 밝으며 소프트뱅크그룹도 이들의 성공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고령화 및 언택트 트렌드 확산으로 이제는 로봇의 도입이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되고 있다”며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를 계기로 우리가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서의 면모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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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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