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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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주식투자, 연말까지 어떻게?

“당분간 관망… 장기적으론 항암제 유망”

② 제약 · 바이오

  • |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입력2018-09-18 11: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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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바이오 주식 종목의 대세 상승기는 그간 두 번 있었다. 2015년 초 한미약품발(發) 상승, 그리고 2017년 하반기 셀트리온발 상승이다. 1차 대세 상승기인 2015년 1월부터 12월까지 코스닥 제약 지수는 3746.6에서 6557.4로 77.4%, 2차 대세 상승기인 2017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는 6345.4에서 1만1440.9로 80.3% 올랐다(그래프 참조). 

    통상 설립 초기의 신약 개발 기업은 ①임상 초기(전임상부터 1~2상까지) 단계의 물질을 큰 제약사에 판매하는 비즈니스 형태를 띤다. 이후 자본이 쌓이면 ②직접 신약을 개발해 전 세계에 수출한다. 한국 바이오 산업은 현재 ①에서 ②로 진화하는 단계에 있다. 

    2015년 이전까지 한국 바이오 기업은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었다. 투자자들 또한 한국 바이오 기업을 믿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2015년 한미약품이 임상 초기 물질을 라이선싱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①단계). 이어 2017년 셀트리온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의약품을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②단계). 국내 주식시장은 이러한 단계별 검증이 완료되면 바이오 기업 주가가 동시에 오르는 패턴을 보여왔다. 

    다시 말해 선도 기업이 특정 비즈니스 단계의 진입에 성공하면 업종 전체 주가가 동시에 움직인다. 제약·바이오주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보다 다른 기업의 성과에 따라 주가가 변화하는 것이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실적과 관계없이 투자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시밀러 말고 신약이 대세 상승 부른다

    [shutterstock]

    [shutterstock]

    그렇다면 세 번째 대세 상승기는 언제 올까. 한국 기업들이 아직까지 검증하지 못한 분야가 바로 ‘글로벌 임상 성공’이다. 셀트리온이 의약품을 수출했다고는 하지만, 신약이 아닌 시밀러(의약복제품)였다. 시밀러를 뛰어넘어 신약 개발에 성공하고, 그것으로 글로벌 매출이 일어날 때 3차 대세 상승기가 올 수 있다. 



    결국 신라젠, 바이로메드, 에이치엘비 등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바이오 제약사들이 임상에 성공하면 이들 기업은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상에 성공하더라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기까지 또 1년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대세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몇 주간 제약·바이오 업종 지수가 급락해 “지금이 바닥”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주가는 코스닥 제약 지수 기준으로 1만 선에서 횡보 중이다. 2015년 대세 상승기 이후 7000선에서 머물던 사실을 고려할 때, 2차 대세 상승기 이후 현재 머물고 있는 1만 선은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 바닥을 찍고 반등하리라는 주장은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올해 하반기 국내 바이오 투자심리를 한 단계 더 변화시킬, 예를 들자면 신약 임상 성공 같은 드라마틱한 이슈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코스닥 제약 지수는 1만~1만2000선을 오르락내리락할 전망이다. 

    연구개발(R&D) 비용의 회계 처리 이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미·중 무역전쟁 등 시장에서 주시하는 제약·바이오 종목의 하락 이유는 많다. 하지만 최근 하락세의 근본적 이유는 그간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데 있다. 2차 대세 상승기가 다소 길었다. 현재 주가는 기업들의 투자금 대비 어느 정도 적정 수준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제약·바이오 종목에 정보기술(IT) 버블 같은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1999년 당시 IT 기업의 PBR(주가순자산비율)는 12~15배 내외로, 최근 5배 안팎인 바이오 종목의 PBR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게다가 현재 코스피에서 제약 지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6.6%, 코스닥에서는 12.5%에 그친다. 아직 바이오 버블을 논할 때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성장세가 빠른 분야는 단연코 항암제다. 글로벌 제약 산업 분석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2016년 937억 달러에서 2022년 1922억 달러(약 217조 원)로 2배 이상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암제는 완치제가 없기 때문에 제품이 나오기만 하면 시장이 창출된다.

    오스코텍, 에이치엘비에 ‘주목’

    최근에는 우월한 효과를 가진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출시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유망한 표적항암제로 손꼽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2015년 말 상피세포성장인자(EGFR) 비소세포폐암 3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는데, 출시 2년 만인 2017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면역항암제의 대표주자 격인 ‘옵디보’(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와 ‘키트루다’(머크)는 2014년 출시 이후 다양한 암에 대한 허가를 받으며 2017년 각각 5조 원과 4조 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앞으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일 항암제 산업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고무적인 점은 국내에서도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스코텍, 에이치엘비 등이 대표적이다. 

    오스코텍과 유한양행이 공동개발 중인 폐암 표적치료제 ‘레이저티닙’은 임상 1상에서 타그리소와 비교해 압도적인 결과를 냈다. 향후 EGFR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시장의 세컨드 무버(Second Mover)로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레이저티닙은 현재 국내 임상 2상 중이며, 대규모 기술이전(License Out)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 또한 높다고 판단된다. 

    에이치엘비가 개발 중인 표적치료제 ‘아파티닙’(리보세라닙)은 치료제가 부족한 위암 시장에서 글로벌 표준 치료제가 될 수도 있다. 위암의 경우 현재까지 3개 표적치료제만 허가받은 상태인데 1차 치료제 ‘허셉틴’, 2차 치료제 ‘시람자’, 그리고 3차 치료제로 중국에서 허가된 아파티닙이다. 아파티닙의 중국 내 매출은 2017년 약 2800억 원에 달했다.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임상 통과 시 향후 상당한 매출이 기대된다. 에이치엘비는 아파티닙의 글로벌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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