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7

2007.08.07

40년 만에 다시 찾아온 한여름밤의 사이키델릭

  • 뉴욕=황진영 전시기획자

    입력2007-08-01 1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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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 만에 다시 찾아온 한여름밤의 사이키델릭

    ‘사랑의 여름 : 사이키델릭 시대의 예술’전 포스터.

    196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헤이트 애시버리에서 지금은 전설이 된 히피들의 축제가 열렸다. 축제 이름은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 당시 미 전역에서 수만명의 히피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즉 예술을 남겼다.

    히피들은 LSD 같은 약물을 이용해 스스로의 의식을 ‘해방’시키려 했다. 이때 생겨난 신조어 ‘사이키델릭[psyche(mind)+delos(manifest)]’은 의식의 확장을 뜻하는 하나의 정신이라는 의미로, 이는 다시 화려하고 몽환적인 색채예술로 피어났다.

    지금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에서는 ‘사랑의 여름 : 사이키델릭 시대의 예술(Summer of Love : Art of the Psychedelic Era)’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사이키델릭 미학이 예술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는 취지다. 사이키델릭은 음악용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미술, 건축, 디자인, 패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관통한다.

    이번 전시 역시 시각예술부터 대중음악,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짚어내고 있다. 회화, 조각, 사진, 설치작품뿐 아니라 축제가 열렸던 당시 잡지와 앨범 커버들이 전시돼 있다. 또 당시 영화를 보거나 음악도 들을 수 있다.



    350여 점에 이르는 작품 가운데 앤디 워홀, 로버트 인디애나, 야요이 구사마, 지미 헨드릭스 등 유명 예술가의 작품들이 특히 눈에 띈다.

    다만 당시 사회적 배경에 대해 충분히 언급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히피운동과 사이키델릭의 미학은 1960년대 미국의 암울한 시대 상황에서 생겨난 것이다.

    물론 사이키델릭에 대한 느슨한 해석 덕분에 앤디 워홀의 작품과 히피음악을 같은 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당시 히피문화를 목격한 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전설로만 듣던 세대에게는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소해줄 만한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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