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8

2017.03.08

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과시적 소비 ‘베블런 효과’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국장 khkim@donga.com

    입력2017-03-03 16:00:1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불황에 소비심리는 뒷걸음질 치지만 명품시장은 그 반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초고가 사치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매출이 전년 대비 17% 이상 급증했다. 사치품시장에서 ‘베블런 효과(Veblen Eeffect)’가 나타나고 있는 것.

    베블런 효과는 가격이 상승하면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 어떤 상품이 비쌀수록 잘 팔리는 것을 말한다.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 자신의 지위를 자랑하려는 과시적 소비, 최신 유행을 무작정 따라가는 모방적 소비, 순간적 욕구에 휘말리는 충동 소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허영심이 많은 소비자일수록 베블런 효과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명품시장에서 베블런 효과가 많이 나타난다. 이 점을 이용해 유통업계에서는 명품 마케팅, VVIP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명사만을 위한…’ 같은 표현은 모두 베블런 효과를 노린 마케팅 전략이다.

    미국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1857~1929)이 자신의 저서 ‘유한 계급론 : 제도 진화 속의 경제연구’(1899)에서 언급한 개념이다. 이 책은 진지한 경제 분석서라기보다 유한계급의 사치와 낭비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에 가깝다. 그는 호사품은 값이 비쌀수록 가치가 커진다는 ‘과시적 소비’ 개념을 제시했다.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려고 자각 없이 행해진다고 말했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재산의 많고 적음이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