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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 골라 읽는 즐거움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인문고전 골라 읽는 즐거움

인문고전 골라 읽는 즐거움

올재 클래식스 / 사단법인 올재
낭송Q 시리즈 / 북드라망
인문고전에서 새롭게 배운다 / 미다스북스
인문플러스+동양고전 100선 / 동아일보사

교보문고가 발표한 상반기 베스트셀러 자료에 따르면 종합 1위는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였고,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2권이 각각 2위와 7위에 올랐다. 100위권 안에 든 인문서도 14종이나 됐고 올해 처음으로 판매 점유율에서 인문서가 소설을 앞지르는 이변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놓고 ‘인문학 열풍’이라 떠들기엔 낯간지러운 면이 없지 않다. 상위권에 오른 책이 대부분 인문을 기반으로 한 자기계발서이거나 제목 그대로 ‘넓고 얕은 지식’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승자독식 출판계(1위 판매비중은 상승하고, 100위권 도서의 평균 판매부수는 감소)에서 용감하게 새로운 인문고전 시리즈를 펴내고 있는 출판사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비영리법인 ‘올재’의 동서양고전 시리즈 ‘올재 클래식스’가 4월 출간한 ‘산해경’ ‘박물지’ ‘춘추좌전’(1, 2권)을 포함해 57권까지 나왔다. 올재는 분기별로 신간 3~4종을 선보이는데 권당 5000부를 찍어 4000부는 교보문고 온 · 오프라인 매장에서 권당 2900원에 6개월 동안 한정 판매하고, 나머지는 군부대와 도서관 등에 기증한다.

고전연구가 고미숙 씨가 기획한 ‘낭송Q 시리즈’(북드라망)는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을 널리 알리며 28권을 완간했다. 이 시리즈가 총 28권인 것은 동양의 별자리 28수에 따른 것으로, 4계절을 상징하는 동청룡(봄), 남주작(여름), 서백호(가을), 북현무(겨울) 편으로 나눠 각 7종씩 배치한 것이 특징. 고씨가 여름에 낭송하기 좋은 책으로 고른 것은 ‘변강쇠가 · 적벽가’ ‘금강경’ ‘삼국지’ ‘장자’ ‘주자어류’ ‘홍루몽’ ‘동의보감’ 등이다.

미다스북스는 신동준 21세기경영연구원 원장과 손잡고 ‘인문고전에서 새롭게 배운다’ 시리즈를 시작했다. 1권 ‘상대가 이익을 얻게 하라, 관자처럼 : 나와 조직을 부강하게 만드는 주인경영법’, 2권 ‘남다르게 결단하라, 한비자처럼 : 자신보다 뛰어난 인재를 품은 사람관리법’, 3권 ‘탁월한 사람을 모방하라, 마키아벨리처럼 : 위기를 창조적 도약으로 바꾸는 자기혁신법’이라는 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인문고전 안에서 ‘경영’과 ‘리더십’의 진수만 뽑아 설명한 책이다.

동아일보사의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은 소장학자들이 현대인 눈높이에 맞게 해석하고 감수를 거쳐 출간하는 시리즈다. 1권 ‘소서(素書)’는 진나라 말과 한나라 초에 활동한 병법가이자 은거 기인으로 알려진 황석공이 쓴 책이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진시황 암살에 실패한 장양(한고조 유방의 책사)이 사방을 떠돌다 우연히 다리 위에서 만난 노인으로부터 비법서 한 권을 받았는데 그 책이 ‘소서’였다. 2권은 ‘주간동아’ 991호에서 소개한 조유의 ‘반경(反經)’이고 곧 제갈량의 ‘장원(將苑)’, 풍몽룡의 ‘지낭(智囊)’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번역을 맡은 ‘문이원(文而遠)’은 문학과 어학 전공자들의 인문연구모임으로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표방하며 ‘동양고전 100선’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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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의란 무엇인가

이종은 지음/ 책세상/ 850쪽/ 3만5000원


“정치철학의 근본 과제는 권력으로 하여금 정의를 달성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정치철학 4부작 가운데 완결본. ‘정치와 윤리’(2010)에서는 정의의 윤리적 바탕을 탐색하고 ‘평등, 자유, 권리’(2011)에서는 정의의 원칙으로서 권리, 정의의 구성 요소로서 평등과 자유를 다뤘으며 ‘정의에 대하여’(2014)에서는 정의 이론을 펼친 데 이어, 이 책에서는 존 롤스의 정의론을 중심으로 사회 정의의 본질을 탐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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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도전자 정주영

허영섭 지음/ 나남/ 488쪽/ 2만7000원


아산 정주영 탄생 100주년을 맞아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1995~2001)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기자 출신 저자는 앞서 ‘정주영 무릎 꿇다’ ‘50년의 신화 : 현대그룹 50년을 이끈 주역들의 이야기’를 펴내며 ‘정주영학’ 연구자를 자처했다. 이번 책은 정확한 정보와 신빙성 높은 증언을 바탕으로 기술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주영 평전’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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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양치식물

이창숙·이강협 지음/ 지오북/ 472쪽/ 4만9000원


포자로 번식하며 잎, 뿌리, 줄기를 갖고 있는 유관속식물로 가장 오래되고 원시적인 식물. 양치식물의 신비한 매력과 가치를 담았다. 학계와 인터넷 카페 ‘고사리사랑’을 통해 교류해온 두 저자는 우리 땅에서 자라는 양치식물 287분류군의 이름, 분포, 특징, 쓰임새를 정리하고 사진 1660여 장을 실었다. 우주의 기를 품은 듯 돌돌 말렸던 새순이 펼쳐지는 초여름 숲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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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발명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지음/ 김희정 옮김/ 책세상/ 444쪽/ 2만2000원


14~16세기 이탈리아 도시국가에서 은행과 다국적기업, 보험회사가 처음 만들어지고 이자와 환전, 인플레이, 주가 조작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모습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에서 땅에 돈을 묻으면 돈나무가 자란다는 거짓말에 속아 피노키오가 땅에 묻었던 금화 ‘체키노’가 1284년 만들어진 베네치아의 ‘두카토’란 사실 등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화폐와 은행의 역사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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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턱

에릭 데젠홀 지음/ 이진원 옮김/ 더난출판/ 264쪽/ 1만4000원


갑질 파문, 블랙컨슈머, 스캔들, 안전성 논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차별 공격을 당할 때 기업은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가. 공격은 간단하지만 방어는 복잡한 법. 위기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즉각 대응’이나 ‘자백’ 같은 방법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말 돌리지 마라’ ‘발끈하지 마라’ ‘변명하지 마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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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의 심리학

샘 소머스 지음/ 김효정 옮김/ 책읽는수요일/ 272쪽/ 1만4000원


미국 터프츠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주목한 것은 사람들이 하나의 관점에 갇혀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사회지각, 자동적 사고, 정체성, 군중심리, 미디어, 남과 여, 자기계발이란 7가지 주제로 사람들의 착각과 오류를 보여준다. 여성의 가슴에 대한 이중적 시선,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왜 운전대만 잡으면 사람이 변하는 걸까 등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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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자백

우치다 히로후미 외 엮음/ 김인회·서주연 옮김/ 뿌리와이파리/ 342쪽/ 1만8000원


‘내’가 한 짓이 아닌데 체포된다. 취조과정에서 ‘내’가 한 게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 결국 ‘나’는 ‘거짓자백’을 하고 재판에 회부돼 감옥살이를 한다.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 가능할까 생각하지만 ‘전락자백(轉落自白)’ 사례는 많다. 일본 ‘진술증거 평가의 심리학적 방법에 관한 연구회’가 3년간 연구 결과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 옮긴이 가운데 한 명인 김인회 변호사가 한국 사례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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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캠프, 인성을 기르는 마법의 수업

바비 드포터 지음/ 최문희·이하나 옮김/ 와이드룩/ 248쪽/ 1만5000원


1982년 바비 드포터는 10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인간관계의 어려움, 부진한 학업 성적 등의 고민을 해결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법, 남을 탓하지 않는 태도, 자신이 원하는 것과 꿈에 대한 주인의식을 배울 수 있는 인성·학습 프로그램 ‘슈퍼캠프’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200만 명 이상의 청소년이 변화를 경험했으며 드포터가 이끄는 퀀텀러닝네트워크는 전 세계에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주간동아 2015.06.22 993호 (p74~75)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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