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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널뛰기 주가 시대에 살아남는 법

주가 등락폭 ±30%로 확대…‘빚 투자’ ‘테마주’ 경계령, 펀드 등 간접투자 늘리는 것도 방법

  • 정임수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imsoo@donga.com

널뛰기 주가 시대에 살아남는 법

널뛰기 주가 시대에 살아남는 법

증시의 하루 가격 제한폭이 상하 30%로 확대된 첫날인 6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이날 30%가량 상승한 종목을 확인하며 웃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6월 15일부터 ‘상·하한가 30% 시대’를 열었다. 17년 만에 갑절로 확대된 가격제한폭을 두고 증시의 효율성과 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의 피해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가격제한폭 시행 이후 일단 국내 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몸집이 작은 중소형주(株) 중에서 종전 가격제한폭(±15%)을 넘어 주가가 급등락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반에는 가격제한폭 확대의 영향을 지켜보는 투자자가 늘면서 주식 거래가 다소 주춤하다 관망세가 진정된 뒤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유통 물량 적은 우선주 급등세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것은 쉽게 말해, 100만 원짜리 주식이 하루에 130만 원까지 오르거나 70만 원까지 떨어져 하루에만 최대 60%까지 변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극단적으로 운이 좋아 장중 하한가(70만 원)에 샀다 상한가(130만 원)에 팔면 하루에도 85.7%의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반대로 상한가에 사서 하한가에 판다면 하루 만에 원금이 반 토막(-46.2%) 날 수도 있다. 그만큼 수익 기대도, 손실 위험도 높아지면서 증시의 판이 커진 셈이다. 코스피, 코스닥시장의 주식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예탁증서(DR)도 똑같은 적용을 받는다.

제도 시행 후 사흘간 당초 예상대로 대형주보다 몸집이 작은 중소형주에서 급등 또는 급락 종목이 속출했다. 중소형주는 유통 주식 수가 적고 거래 단가가 낮아 적은 거래 물량으로도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전 가격제한폭(지난해)에서도 코스닥시장의 하한가 발생 빈도는 코스피보다 2배가량 높았다. 코스피 내에서도 상·하한가 발생 비중은 소형주가 90.5%로 압도적으로 컸다.

가격제한폭 확대 첫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가운데 5% 이상 출렁인 종목은 최근 삼성물산과의 합병 이슈로 몸살을 겪고 있는 제일모직(-7.14%)이 유일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로체시스템즈, 네오피델리티 등 3개 종목이 종전 가격제한폭을 뛰어넘어 20~23%대로 급등했고 이오테크닉스, 넥스턴 등 8개 종목은 15~17%대로 폭락했다.



유통 물량이 적은 우선주의 급등세도 이어졌다.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이튿날 코스피, 코스닥시장을 합쳐 가격제한폭 30%에 도달한 종목은 모두 8개였는데 이 가운데 5개 종목이 유통주식 수나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였다. 사흘째 되는 6월 17일에는 처음으로 주가가 30% 급락해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나왔다. STS반도체, 휘닉스소재, 코아로직 등 모두 코스닥 종목이었다.

앞으로도 중소형주의 출렁임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코스닥 종목과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개미투자자는 더욱더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실적이나 성장동력과 무관하게 급등한 중소형주는 작은 악재에 크게 출렁일 개연성이 높은 만큼 우량 중소형주와 불량 중소형주의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주식담보대출 등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경우 위험이 더 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는 작은 악재에도 물량을 쏟아낼 수 있기 때문에 신용거래융자 비중이 많은 종목은 주가 급락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무분별한 테마에 편승한 ‘묻지 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효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개별 종목의 변동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개인투자자의 행동요령을 제시했다. 첫째, 소문을 믿지 말고 뉴스와 공시, 기업 재무제표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꼭 확인한다. 둘째, 증권사 주식 상담사나 회사 IR(기업설명회) 담당자,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을 참고하라. 셋째,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 지킨다. 넷째, 실수를 인정하고 손절매를 적기에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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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효율성, 건전성은 더 높아질 것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보다 정보에 어둡고 리스크 관리에 서툰 개인투자자는 이참에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도 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로 기대수익률과 위험 또한 커지면서 다양한 투자 성향을 지닌 투자자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직접투자가 부담되는 투자자는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 ETF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활력이 높아지고 효율적인 가격 결정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2005년 코스닥시장의 가격제한폭을 ±12%에서 ±15%로 확대했을 때도 시행 첫 달은 거래량이 5% 줄었지만 6개월간은 오히려 58% 늘었다. 유가증권시장도 1998년 ±15%로 가격제한폭을 확대했을 때 6개월 후 거래가 58% 증가했다.

이번에도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다 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가격제한폭 확대로 큰 수익을 기대하고 들어오는 투자자가 늘면서 전반적으로 시장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투기 세력의 불공정거래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가격제한폭이 넓어져 ‘상한가 굳히기’ ‘하한가 풀기’처럼 상·하한가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주가가 상한가나 하한가 근처에서 등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과잉 반응해 가격제한폭으로 붙어버리는 이른바 ‘자석 효과’ 등이 줄면서 효율적인 가격 형성 구조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제한폭 확대와 함께 증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보완장치도 마련됐다. 주가가 급등락할 때 시장 전체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3단계로 강화됐다. 주가지수가 8% 이상 하락할 경우 기존처럼 전체 시장이 20분간 정지된 뒤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고, 이후에도 15% 이상 떨어지면 또다시 20분간 매매가 정지되며, 20% 이상 하락하면 당일 장을 종료하는 방식이다. 개별 종목별로는 기존 ‘동적 변동성 완화장치’에 이어 전날 가격보다 10% 이상 주가가 움직이면 2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가 추가됐다.



주간동아 2015.06.22 993호 (p50~51)

정임수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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