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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치기 전엔 “어휴” 치고 나면 “야호”

최고의 골프 코스란?

  •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nhy@golfdigest.co.kr

치기 전엔 “어휴” 치고 나면 “야호”

치기 전엔 “어휴” 치고 나면 “야호”

톰 파지오가 설계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웨이드햄프턴 골프클럽.

미국은 전 세계적인 골프 대국이다. 골프장만 3만2000여 곳, 골프 인구는 3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1950년 창간된 월간지 ‘골프다이제스트’는 66년부터 ‘미국 100대 코스’를 선정하기 시작했다. 처음 125명에서 시작한 코스 평가 패널은 지금은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2년마다 나오는 결과를 보면 항상 미국 북부 뉴저지의 파인밸리와 남부 조지아의 오거스타내셔널이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벌인다. 올해는 2년 만에 마스터스의 전장 오거스타내셔널이 1위를 되찾았다. 그 뒤로 사이프러스포인트(3위), 시네콕힐스(4위), 메리언(5위), 오크몬트(6위), 페블비치(7위) 등 순위가 큰 변동 없이 이어진다.

다들 워낙 오래된 전통 명문 골프장이라 근대에 만들어진 코스가 이들을 제치고 올라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그 뒤로 순위 변동은 꽤나 있는 편이다. 그렇다면 100대 코스에서 가장 많은 코스를 설계한 이는 누구일까. 올해의 경우 톰 파지오(Tom Fazio)가 디자인한 코스가 15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피트 다이가 10곳, A. W. 틸링하스트는 8곳, 도널드 로스가 7곳이다.

파지오디자인 대표인 톰 파지오는 1945년 2월 10일생으로 50년 넘는 기간에 200여 곳의 코스를 설계했다. 한창 때 골프장 오너들은 자신의 코스만 경쟁적으로 돋보이게 하고자 그에게 백지수표를 건네곤 했다. 80년대 후반 50만 달러이던 설계비가 2000년대 후반엔 200만 달러 이상으로 4배나 뛴 것은 그가 평균 가격을 올려놨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가 설계한 코스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은 곳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웨이드햄프턴으로 올해 21위에 올랐다.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평평한 황야에 2만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고 계곡, 호수를 아기자기하게 조성한 섀도크리크(32위)는 파지오의 명성을 드높인 대표 코스다. 공사비는 당시로선 상상을 초월하는 4000만 달러였고, 설계비 역시 시세의 2배인 100만 달러였다. 초특급으로 고급스럽게 지은 만큼 오늘날 그린피가 500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비싸고(페블비치는 490달러), 그것도 MGM 호텔이나 미라지 호텔에 묵는 고객만 부킹 가능하다.

치기 전엔 “어휴” 치고 나면 “야호”

미국 최고 골프 코스 설계자 톰 파지오.

파지오는 1962년 고교를 졸업한 뒤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한 프로 출신 설계가인 삼촌 조지 파지오 밑에서 골프 코스 설계를 배웠다. 코스 설계를 위해 대학을 다니지 않았고, 오직 현장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10년 뒤인 72년 플로리다에 자신의 회사(파지오디자인)를 차렸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더내셔널은 삼촌으로부터 독립하던 무렵 설계한 초기 작품이다. 자동차 부품업으로 돈을 번 더내셔널 설립자 길 블레크먼은 파지오에게 “세계 최상의 코스를 원하며, 돈은 얼마가 들던 상관하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73년 완공된 이 코스는 오늘날 캐나다에서 최고로 평가받는다. 이후 파지오는 최고를 지향하는 오너를 연이어 만났고, 그 자신도 매번 색다르고 고급스러운 코스를 만들려 했다.



파지오가 추구하는 설계 철학은 두 가지다. 첫째, 주어진 코스 환경을 극대화해 눈이 즐겁고 전략적인 코스를 만든다. 둘째,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로 쳐보면 쉬운 코스를 만든다. 예컨대 골퍼 대부분이 자신의 예상과 달리 공을 오른쪽으로 보내는 슬라이스를 자주 내는 데서 착안해 홀 오른쪽 공간을 넉넉하게 만드는 식이다. 그러니 파지오의 코스는 처음에 마주했을 때 “와” 하고 찬사를 쏟고, 샷을 앞둘 때면 “어휴” 하고 한숨을 내쉬며, 실제 공을 치면서 나아가면 넉넉히 받아줘 “야호” 하고 신나는 감정의 흐름을 갖게 된다.

파지오의 코스를 한국에서도 볼 수 있을까. 그의 형 짐 파지오(경기 이천 휘닉스스프링스)와 조카 톰 파지오 2세(경기 여주 트리니티)가 각각 작품 하나씩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강원 원주 한솔 오크밸리로부터 수주받아 설계 작업을 마친 상태다.



주간동아 2015.01.26 973호 (p56~56)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nhy@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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