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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판 된장녀’ 민낯 이럴 수가

23세 궈메이메이, 도박장 운영·매춘·사기 드러나 ‘초라한 몰락’

  • 고기정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판 된장녀’ 민낯 이럴 수가

‘중국판 된장녀’ 민낯 이럴 수가

궈메이메이가 3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직접 올린 수영복 사진.

‘중국판 된장녀’로 불리던 궈메이메이(郭美美·23)의 몰락이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탈리아산 고급 스포츠카 마세라티와 에르메스 핸드백, 호화 별장을 갖고 있던 그가 불법 사이버 도박장을 운영하며 매춘까지 일삼은 사기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대중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 것.

사건 발단은 201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자신을 자선기구 홍십자회의 상업총경리라고 소개하며 명품 옷, 핸드백 등과 함께 항공기 비즈니스석에 앉은 사진들을 올렸다. 스무 살 처녀의 과시욕 정도로 치부될 만도 하지만 극심한 빈부 격차에 시달리던 중국인은 그를 향해 열패감에서 나온 분노를 쏟아냈다. 이 사건은 이후 홍십자회 자금 유용 조사로 확대돼 각종 비리가 폭로됐다.

하지만 정작 궈메이메이 본인은 해당 기관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20대 여성이 부를 과시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고, 이 와중에 그는 자신의 수영복 사진을 공개하는 등 ‘비호감 스타’로서 입지를 굳혔다.

궈메이메이의 실체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탄로가 났다. 7월 9일 불법 사이버 도박장을 운영하다 베이징(北京) 공안에 체포된 일당 8명 안에 그가 포함됐던 것. 당국은 이참에 궈메이메이의 정체를 모두 밝히려고 그가 활동했던 광둥성, 후난성 공안과 공조하는 등 전 방위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명품에 가려졌던 그의 민낯이 가감 없이 공개됐다.

“내 허영 채우려다 보니…”



후난성 이양(益陽) 출신인 그는 사기 전과가 있는 아버지와 사우나를 경영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큰이모도 매춘 때문에 처벌받은 적이 있고, 외삼촌은 마약을 팔았다. 그의 인생이 바뀐 건 2010년 선전의 부동산 업자 왕모(46) 씨를 사귀면서부터다. 유부남인 왕씨의 재력을 이용해 자신을 고위층 인사의 딸로 포장하기 시작한 것. 그는 실제로 왕씨를 양아버지라고 주변에 소개했다. 왕씨는 “그가 나에게 240만 위안(약 4억 원)짜리 스포츠카를 생일선물로 사달라고 했다. 나를 만난 건 돈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궈메이메이는 이후 한 사설 자선단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웡모 씨를 만나면서 본인을 선전할 수 있는 그럴듯한 직책에 관심을 갖게 된다. 홍십자회의 상업총경리라는 가짜 타이틀을 내건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왕씨는 “그처럼 허영심이 많은 여자를 본 적이 없다”고 술회했다.

궈메이메이는 마카오의 제모 씨, 닝보의 재력가 등 수많은 남자와 관계를 맺으면서 호화생활을 즐기는 동시에 도박장도 열어 돈을 긁어모았다. 지난해 2월 외국인 남자친구와 베이징 한 아파트에 도박판을 차려놓고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꾀어 돈을 뜯어낸 것. 그는 판돈의 3~5%를 챙겼는데, 경찰은 한 번에 수십만 위안(10만 위안은 1600만여 원)이 궈메이메이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본다.

궈메이메이는 매춘도 서슴지 않았다. 한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노래 등 ‘야간 공연’을 50회 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매번 수십만 위안을 받고 몸을 판 것. 베이징의 한 단골손님은 하룻밤에 30만 홍콩달러(약 4000만 원)를 줬다.

궈메이메이는 현재 베이징의 한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그는 “내 친구나 친척, 애인 중 홍십자회와 관계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 허영을 채우려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후회했다. 중국인의 질시와 관심을 끌던 궈메이메이 사건은 이렇게 해서 3년 만에 막을 내렸다.



주간동아 2014.08.11 950호 (p56~56)

고기정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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