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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ETF(상장지수펀드)가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100종목 시대 수익률 상위 1~4위 휩쓸어…다양한 상품 부재와 쏠림 극복은 숙제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TF(상장지수펀드)가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ETF(상장지수펀드)가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한국거래소는 7월 27일 에프앤가이드 태양광 지수를 기초로 하는 ‘KODEX 태양광’ 상장지수펀드(이하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고 메리츠종금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KODEX 태양광’ ETF는 OCI, 한화케미컬 등 태양광 사업과 관련 있는 11종목으로 구성한 지수를 추종한다. 이 종목 상장으로 올해 들어 신규 상장한 ETF만 37개, 전체 ETF 상장 종목 수는 101개가 됐다. 2002년 처음 한국에 ETF 시장을 개설한 이후 규모 면에서 2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내년 상반기 무렵이면 전체 ETF 시장 규모가 10조 원을 넘어서리란 분석도 있다. 바야흐로 ETF 전성시대인 셈이다.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펀드를 만든 후 이를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지수연동형 펀드를 말한다.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뮤추얼펀드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인 것이다. 지난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1~4위를 휩쓴 펀드도 ETF다.

최근 ETF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부쩍 증가한 것은 소액으로 분산투자할 수 있는 펀드의 장점에 장중 실시간 매매할 수 있는 환금성, 그리고 비용 대비 높은 수익률이라는 장점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코스피시장의 대표 우량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8월 1일 현재 87만 원.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가 좋은 주식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그리고 이 주식에 투자하면 시장수익률보다 월등이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는 점도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긴 쉽지 않다. 삼성전자 주식 10주만 살려 해도 1000만 원에 육박하는 투자비가 들기 때문이다.

소액으로 분산투자 가능

하지만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KINDEX삼성그룹SW ETF’ ‘KINDEX삼성그룹EW ETF’ ‘KODEX삼성그룹 ETF’에 투자하면, 상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소 6390원에서 최고 1만2735원으로 한 주를 살 수 있다. 이처럼 ETF는 소액으로도 충분히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삼성자산운용 사봉화 팀장은 “개인투자자가 거대한 시장의 흐름을 이기려면 최소 수억 원의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ETF는 소액으로 다수 종목에 투자할 수 있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ETF(상장지수펀드)가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7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KRX)에서 100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ETF는 특정 종목이 아닌 지수에 대한 투자이므로, 인덱스펀드처럼 장기투자와 적립식투자를 이용해 시장 변동성에 대한 위협도 줄일 수 있다. 주가가 높을 때는 주식을 적게 사고, 낮을 때는 많이 사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코스트 애버리징(Cost Averaging)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주가가 내려갈수록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를 이용하면 주가 하락에 대한 위험 헤지도 가능하다.

ETF는 인덱스펀드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아무 때나 환매할 수 없는 단점은 보완했다. 인덱스펀드는 투자자가 만기 이전에 환매할 경우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실제 자금을 돌려받을 때 지수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ETF는 주식시장에 펀드 자체를 상장함으로써 주식처럼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

게다가 거래비용까지 저렴하니 투자자에게 ETF는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상품이다. ETF의 거래비용은 판매수수료와 운용보수를 합쳐 0.5% 정도로, 인덱스펀드(1~2%)나 액티브펀드(2~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런 ETF를 두고 금융권에선 ‘최고의 금융상품’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한국거래소는 올 초 ETF 시장 3개년 목표를 ‘아시아 최고의 인프라 구축’과 ‘세계 10대 ETF 시장 진입’으로 정하고,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ETF(상장지수펀드)가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7월 1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운용사인 호라이즌베타프로 지분 85%와 자회사들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ETF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외형적으로 성장했다고 하지만, 국내 ETF 거래대금은 총 주식거래대금의 1%에 그친다. 반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그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그나마 한국에서 거래하는 ETF 종목은 다양성이 부족하고 일부 상품으로 쏠리는 현상도 도드라진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한 ETF 종목은 코스피200이나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주식 관련 상품이 대부분이다. 원유, 은, 구리 같은 원자재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10개 남짓. 국내 증시에 상장한 원자재 ETF 9개 중 6개가 올해 상장했을 정도로 상품 선택폭이 좁았던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 상품이 다양해지긴 했지만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아 투자자의 선택폭은 여전히 좁다.

내년부터 ‘증권거래세’ 도입 논란

업계에선 지수 추종 주식 관련 상품이 많은 것은 글로벌 추세라는 반응이다. 신한금융투자 김종철 연구원은 “주식 관련 상품은 그냥 숫자상 갖고 있으면 되지만, 원자재 관련 상품은 실물을 보유해야 한다. 원자재의 경우 선물거래를 하다 보니 환율 위험에 노출되는 부분도 있어 아무래도 상품 수가 적다”고 말했다.

특정 ETF로 거래가 편중하는 쏠림현상도 심각하다. 하루 평균 100만 주 넘게 거래되는 ETF가 있는가 하면, 비인기 종목은 하루에 10주도 거래되지 않거나 심지어 거래가 전혀 없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맵스타이거 라틴 ETF’는 7월 28일 거래량이 17주에 불과했으며 다음 날도 30주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킨덱스 F15 ETF’는 거래량이 전무했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위원은 “ETF도 펀드다 보니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국내 주식시장의 특성이 나타난다. 단기적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일부 ETF와 달리, 중소형주나 섹터 ETF에 대한 관심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ETF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환금성이다. 하지만 충분한 유동성이 없으면 투자자는 원하는 가격에 ETF를 팔 수 없고, 매매 시기를 놓친 손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또한 거래가 뜸한 ETF는 설정원본이 50억 원 미만(설정 후 1년 이상)인 ‘소규모 펀드’로 전락하고, 향후 3개월간 설정원본을 늘리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또한 금융권 일각에선 ETF로 파생상품이 기준물을 좌우하는 ‘왜그더도그(Wag the Dog)’ 현상을 우려한다. 특정 상품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ETF 자산규모가 커지면 자금 유출입에 따라 추종 자산의 가격이 급격히 요동칠 수 있다는 것.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수 연계 ETF를 프로그램 비차익거래 수단으로 즐겨 사용하면서 ETF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현재 금융권에선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세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ETF는 일 단위로 비교과세를 해 수익이 날 때는 세금을 내지만, 손해를 볼 때는 손실액만 떠안는 구조다. 이를 두고 수익과 손실을 연 단위로 통산해 과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또한 정부가 내년부터 ETF 매매시점에 증권거래세를 과세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배당소득세와의 중복 과세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배재규 ETF본부장은 “ETF 상품이 가지는 특수성을 무시하는 처사며, 정책당국이 무차별하게 일반 펀드와의 형식적 형평성을 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주간동아 799호 (p34~35)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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