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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늘은 파랄까?” 창의력이 한국 살린다

상상력이 경쟁력

  •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의학박사 psysohn@chollian.net

“왜 하늘은 파랄까?” 창의력이 한국 살린다

“왜 하늘은 파랄까?” 창의력이 한국 살린다
최근 상상력이 국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기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창의성이 미래 세대의 성장 동력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기업을 키웠고, 막대한 부와 명성도 얻었다.

언어는 측두엽 미적 감각은 후두엽이 담당

그렇다면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상상력은 사고(생각) 능력의 한 부분이다. 상상력과 창의성을 담당하는 뇌의 특정 부위는 현재까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뇌의 겉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대뇌피질에 주름이 많고 대뇌피질의 부피가 크면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성이 높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두정엽 부위가 보통사람보다 15% 컸다고 한다.

창의성은 언어 능력에서도 발휘된다. 아인슈타인이 언어 능력에서 조금 뒤떨어졌듯이, 뛰어난 작가의 수학 실력은 형편없을 수 있다. 언어 능력은 주로 측두엽이 관장한다. 반면 미적 감각이나 색채 감각은 후두엽이 담당한다. 이처럼 두뇌는 부위별로 기능이 다르다. 창의성과 상상력은 여러 분야에서 발휘되므로 뇌의 특정 부위를 거론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다만 뇌의 기능이라는 점에선 반박의 여지가 없다.

끊임없이 사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두뇌 회로가 형성되고 특정 부위의 기능이 활성화하면, 그것은 곧 상상력의 결과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암기해 특정 회로가 튼튼해지는 메커니즘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법전을 반복적으로 읽고 외우면, 책을 보지 않아도 암송할 수 있다. 이는 기억회로가 두꺼워지고 튼튼해진 결과다.



일반적으로 창의성은 상상력에서 기인한다. 즉, 상상 과정을 통해 새롭게 생각하는 능력이 나타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문제해결에 적용하면 그것이 곧 창의성이 된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는 문제의 결과보다 해결 과정을 즐긴다. 또한 사물이나 현상에 호기심이 많다. 말 그대로 요모조모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사물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에게 듣거나 배운 대로 인식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라며 그 이유를 늘 생각한다.

호기심이 많은 것은 특징적인 소견이다. 그러므로 이유를 알기 위해 엉뚱한 행동을 하곤 한다. 에디슨은 달걀이 병아리가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알을 품었다. 이렇듯 창의성이 발달한 아이는 보통의 아이라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소한 측면에 관심을 기울이고, 당연하게 여기고 지나치는 사항에 의문을 제기한다.

물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가 반드시 학습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서는 비범한 능력을 보일 수 있다. 상상력과 창의성을 통해 능력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상상력과 창의성은 일반적으로 지적인 호기심과 즐거움을 동반하기 때문에 아이는 자발적으로 그 분야의 학습에 매진한다. 따라서 특정 분야에서 천재성이 엿보이긴 해도, 전체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고는 할 수 없다.

요즘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화제로 떠올랐는데, ADHD 아동의 경우 상상력이 또래보다 풍부하다는 얘기가 있다.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일까. ADHD 아동의 특성 가운데 하나가 충동성이다. 여기에는 행동적 충동성과 인지적 충동성이 있는데, 그중 인지적 충동성이 상상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엉뚱한 생각이 떠오르면 곧바로 알고 싶고, 실행에 옮기고 싶으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충동성이 상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상상력은 훈련으로 키울 수 있어

그러나 모든 ADHD 아동이 상상력이 풍부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에디슨,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등 역사적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이 풍부했던 인물이 모두 어릴 적 ADHD를 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하튼 상상력과 창의성이 미래 교육의 핵심으로 손꼽히면서 많은 교육학자가 창의성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한편으론 창의성에 대한 여러 오해가 상존한다. 예를 들어, 지능이 높으면 창의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사실 창의성과 지능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지만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지능 가운데 사고를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드는 능력이 창의성과 관련 있다. 일반적인 수리 계산 능력, 독해 능력, 암기 능력, 공간 지각 능력은 창의성과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창의성과 성적은 오히려 반비례하는가. 창의성이 높은 아이가 다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부를 잘하는 아이 가운데 창의성이 높은 경우도 많다. 물론 일반적인 공부에는 별 관심이 없으면서 특정 분야의 학습과 탐구에만 몰두하는 아이가 창의성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창의성이 높으면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말도 있다. 관심과 열정이 온통 특정 분야에 대한 의문과 문제해결에만 집중돼,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에 소홀해질 수 있다. 여기에는 개인별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왜 하늘은 파랄까?” 창의력이 한국 살린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보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환경이 더 중요하다.

사람의 모든 능력은 훈련으로 한 단계 발달할 수 있다. 상상력 역시 마찬가지다. 상상력 훈련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존 방식과 다르게 생각하게끔 요구하는 것이다. 공감각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단어를 외울 때 연습장에 쓰거나 소리 내어 읽는 대신, 머릿속으로 상황을 떠올리거나 그림을 그려서 연상하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 다음 장을 넘기지 않고 아이 스스로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지 생각하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가 다음 내용을 제대로 맞추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틀리게 말할 때 “네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고 격려해준다. 부모는 아이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지?”라는 질문을 자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부모는 아이에게 “하늘이 왜 파랄까?”라는 질문을 해 아이가 자연 현상에 대해 상상하게끔 유도한다. “숫자는 왜 있지?”라는 질문은 아이에게 기호나 약속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사람은 왜 밥을 먹지?”라는 질문은 인체 또는 생리현상에 대해, “왜 파란색 불에 건널까?”라는 질문은 규칙에 대해 상상하게 만든다.

상상 코리아, 창의력 코리아! 이것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요, 방향이다. 기성세대부터 젊은 세대에 이르기까지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문화적 환경을 조성하자. 더 중요한 것은 자녀 세대에게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을 제공하는 일이다.

명문대 입학을 위해 학원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공부벌레 양성 교육이나 변호사, 의사가 되기 위해 청춘을 바치는 교육 환경은 개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상상력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잘 살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풍토가 먼저 자리 잡아야 한다.



주간동아 2011.05.16 787호 (p66~67)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의학박사 psysohn@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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